알티산 렌즈 삽입 전 환자의 눈 상태를 검사하고 있는 ALC안과 유용성 원장.
그런 그녀에게 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준 곳은 서울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ALC안과. 이 안과 유용성 원장은 박씨에게 라식수술을 하는 대신 안구 안에 시력교정 렌즈를 넣는 알티산 렌즈 삽입술을 시행했다. 박씨는 “처음엔 남들처럼 라식수술하기로 결심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는 정말 실망스러웠다”며 “그러나 이제는 근시퇴행에 대한 두려움이나 라식수술 후 가장 흔한 부작용인 안구건조증으로 고생하는 친구들을 보면 알티산 렌즈 삽입술을 받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환자의 눈에 알티산 렌즈를 넣고 있는 유원장
박씨가 받은 수술법은 안내렌즈 삽입술의 일종으로 국내에서 시술하는 대표적인 수술법 가운데 하나. 자신의 눈에 맞는 특수렌즈를 눈동자에 삽입하는 안내렌즈 삽입술은 위치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뉜다. 가장 바깥쪽인 각막과 홍채 사이에 넣는 전방지지형 Phakic 6, 중간쯤인 홍채에 고정하는 홍채지지형 알티산, 그리고 가장 안쪽인 수정체와 홍채 사이에 넣는 후방삽입형 ICL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Phakic 6는 렌즈를 삽입하는 부위가 각막에 너무 가까워 각막 내피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녹내장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는 단점이 있고, 후방삽입형 ICL은 수정체와 맞닿을 우려가 있어 드물게 백내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반면 알티산 렌즈는 중간인 홍채에 걸어주기 때문에 안내렌즈 삽입술 중에서 가장 안전하다. ALC안과 유원장은 알티산 제조회사인 네덜란드 옵테크(Ophtec)사에서 수여하는 자격증을 가진 국내 35여명의 전문의 가운데 유일한 개원의. 자격증을 가진 전문의에는 신촌세브란스병원 김응권 교수, 고대안암병원 김효명 교수, 순천향병원 이성진 교수 같은 안과 명의들이 포함되어 있다.
국내에는 알티산 렌즈 삽입술이 1~2년 전에 도입되었지만, 안내렌즈 삽입술은 세계적으로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알티산 렌즈가 들어오기 전에 먼저 도입된 ICL 렌즈는 눈 안에 삽입하는 콘택트렌즈라는 뜻의 영문약자로, 소프트 콘택트렌즈와 모양이 비슷하다. 홍채와 수정체 사이에 렌즈를 넣어야 하기 때문에 렌즈는 생체 친화물질인 콜라머(collamer)로 만들어져 있다. ICL 렌즈는 알티산 렌즈에 비해 수술이 간단한 것이 장점이지만, 난시에 대한 교정이 어렵고 부작용으로 백내장이 올 수 있다.
삽입된 알티산 렌즈
반면 알티산 렌즈 삽입술은 라식, 라섹과 같이 레이저를 이용한 기존의 시력 교정술을 대신해 각광받고 있는 안내렌즈 삽입술의 일종. 각막을 깎아내는 과정에서 대부분 발생하는 레이저 교정술의 부작용이 없으며 고도근시(-23.5디옵터까지 가능)나 난시(-7디옵터), 원시(+12디옵터) 등의 환자에게도 시술이 가능하다. 때문에 각막 두께가 너무 얇거나 야간 동공 크기가 너무 큰 사람, 또 안구건조증이 심해 지금까지 라식수술 같은 레이저 시력교정술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제2의 눈이나 다름없는 구실을 한다.
유원장은 “ICL은 안약 마취만을 해 수술이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난시가 심한 경우에는 교정이 어렵다. 따라서 난시가 심하지 않으면 ICL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난시가 심할 경우에는 알티산 렌즈만을 삽입할 수 있는 것이다.
수술 다음날이면 정상 시력 찾아
알티산은 1986년 개발되어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약 4만명의 환자에게 시술되었으며, FDA는 지난해 이 수술을 받은 환자의 90% 이상이 수술 전 최대 교정시력 또는 그 이상의 시력을 회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바닷가재의 집게 모양에서 착안한 이 렌즈는 네덜란드 옵테크사에서 제조해 국내에 수입되는 것으로,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해 자격증을 획득한 안과 전문의만 시술할 수 있다. 1기 연수생 가운데 한 사람인 유원장은 “안정성에도 불구하고 회복기간이 길고 수술 뒤 통증으로 인해 기피돼왔던 라섹 수술과 비교해, 알티산 렌즈 삽입술은 휴가를 내지 않고도 수술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시술 시간이 짧으며 통증 또한 없다”며 “무엇보다도 시력 회복 속도가 월등히 빨라 다음날이면 일상생활이 가능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콘택트렌즈나 안경을 착용하면 곧바로 눈앞이 선명하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 안약을 오랫동안 넣고 있어도 되고, 자외선에 노출돼도 각막혼탁이나 근시퇴행(수술 뒤 시력이 다시 떨어지는 현상)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신경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영구적인 안구건조증도 없다. 유원장은 “알티산 렌즈는 부작용 발생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우며 ICL과 비교해볼 때 난시 교정이 가능하다는 점, 렌즈 삽입 위치가 적절해 백내장, 녹내장, 각막 내피 손상과 같은 부작용이 훨씬 덜하다는 점이 가장 뛰어난 장점”이라고 밝혔다.
알티산 렌즈 삽입술의 또 다른 장점은 수술 절차가 간단하다는 것이다. 먼저 눈에 국소마취를 한 뒤 각막을 6mm 절개하고 알티산 렌즈를 삽입해 렌즈의 가장자리 부분의 클립(clip)을 홍채의 튀어나온 부위에 고정하면 수술 끝. 마취에서 절개된 각막을 봉합하기까지 수술시간은 평균 20∼30분 정도. 보통 수술 다음날 정상 시력을 회복해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다른 눈은 며칠 뒤에 같은 방법으로 수술받으면 된다. 시력교정 수술 중에서 회복이 가장 빠르지만 수술 뒤 2주 동안은 격렬한 운동, 사우나, 수영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수술 뒤 회복기간에 눈을 비비거나 눈에 압력을 가하지 않는 것은 기본.
유원장은 “알티산 렌즈 삽입술은 라식이나 라섹과 달리 각막을 100% 보존할 수 있고 원하면 언제나 원상복귀가 가능한 수술법”이라며 “라식이나 라섹처럼 각막을 손상하는 레이저 시술법의 경우 원상태로의 회복이 불가능하나, 매우 드물지만 안내렌즈 수술에 부작용이 생겼을 경우 재수술로 쉽게 교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순천향병원 이성진 교수는 “알티산 렌즈 시술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춘 전문의에게 시술받는 것이 중요하며, 백내장 수술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 백내장 수술 경험이 많은 안과 전문의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ALC안과 유용성 원장(오른쪽)과 최철명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