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수술, 과연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포경수술 불가론의 근거는 지금껏 포경수술의 필요성을 뒷받침해 왔던 위생문제가 목욕문화의 발달로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 자주 씻지 않는 사람의 경우 포경 상태에서는 포피에 분비물과 피지가 계속 끼기 때문에 위생적으로 관리하기가 쉽지 않고, 음경 표피에 음모가 자꾸 끼어서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게 사실이다. 이런 현상은 성인이 되면 더욱더 심해진다. 특히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발기 전과 후의 길이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포경수술을 하는 사람이 많다. 포피가 귀두의 넓은 부분을 덮고 있는 까닭.
엄밀히 말해 포경수술은 음경을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별 불편함이 없다면 구태여 할 필요가 없는 수술이다. 포경수술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부모라면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을 해 실질적인 득과 실을 따져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요즘 포경수술을 하는 사람들은 위생문제보다 ‘미용적인’ 부분을 내세우는 경향이 크다. 자기만 다른 남자들과 다르다는 괴리감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포경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그 시기는 언제가 좋을까. 일단 신생아 때 비마취 상태에서 해오던 포경수술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아직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시기인 신생아 때는 포피가 귀두를 덮고 있는 것이 오히려 귀두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데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성기가 충분히 발육되기 전인 이 시기에 포경수술을 하게 되면 포피가 과다 절제될 위험성이 높기 때문. 또한 포경수술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 평생을 갈 수도 있다.
지금껏 임상을 통해 확인된 가장 적절한 시기는 초등학교 4학년에서 중학교 사이. 이때는 수술에 대한 본인의 의사표시가 가능하고, 어느 정도 통증을 참을 수 있어 수술에 대한 공포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기인 까닭. 게다가 요즘은 첨단 의료기기를 사용해 15분 만에 통증 없이(국소마취) 시술하는 방법이 개발돼 있어 이런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소위 무혈, 무통 포경수술이 바로 그것.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 학업에 복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