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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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밥 먹는 韓·日 축구 황태자

  • < 최원창/ 굿데이 종합스포츠부 기자 > gerrard@hot.co.kr

    입력2004-09-30 1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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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솥밥 먹는 韓·日 축구 황태자
    오노 신지를 딛고 오르마.’ ‘히딩크호의 황태자’ 송종국(23)이 마침내 9월5일 네덜란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3년 안에 빅리그로 진출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안고 네덜란드에 도착한 송종국은 곧바로 팀 적응 훈련에 참가, 주전을 향한 당찬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의 명문 인터밀란을 누르고 28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컵을 거머쥔 페예노르트가 송종국을 영입한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실행하고 있는 `‘영스타 육성 프로젝트’가 있었다. 현재 페예노르트에는 폴란드 국가대표 스몰라렉(21), 호주 국가대표 에머튼(23), 일본 국가대표 오노(23) 등 젊은 피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여기에 송종국까지 가세해 더욱 강해졌다.

    오른쪽 미드필더나 풀백으로 출전할 것으로 보이는 송종국은 우선 에머튼과 주전경쟁을 펼쳐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관심을 모으는 것은 한국과 함께 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는 일본의 동갑내기 오노와의 피할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이다. 네덜란드팬들은 송종국에게 ‘제2의 오노 탄생’을 기대하고 있지만 송종국의 야망은 그보다 훨씬 크다.

    이들이 걸어온 길은 많이 달랐다. 99년 세계청소년대회에서 오노는 주장 완장을 차고 일본을 준우승까지 올려놨었지만 송종국은 주목받지 못하는 교체 멤버에 불과했다. 결국 오노는 이때의 활약으로 지난해 320만 달러(세금 제외)로 페예노르트에 입성할 수 있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도 마찬가지. 오노가 활약했던 일본은 8강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송종국은 단지 예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었다.

    그러나 송종국은 지난해 히딩크 감독 부임 이후 `‘황태자’로 등극했다. 강한 체력과 정신력에다 어느 포지션이든 소화해내는 `‘멀티플레이어’로서의 기량까지 갖춘 송종국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유럽에서도 통할 몇 안 되는 한국 선수 중의 하나가 됐다.



    반면 오노는 이번 월드컵에서 많은 시련을 겪었다. ‘투지가 없다’는 비아냥에 삭발까지 해봤지만 월드컵에서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온 이들의 싸움은 이제 유럽에서의 2차전을 앞두고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한·일 양국의 주축이 될 이들이 한 팀에서 뛴다는 사실만으로도 축구팬들은 가슴이 설렌다. ‘왼쪽의 14번’ 오노와 ‘오른쪽의 24번’ 송종국이 좌우 날개 빅대결을 펼치게 될 9월15일 FC트웬테전이 기다려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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