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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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 큰 정보… 2년 만에 탄생한 ‘지식의 샘’

  • 입력2004-10-01 16: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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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책, 큰 정보… 2년 만에 탄생한 ‘지식의 샘’
    신생 출판사 이제이북스가 내놓은 문고판 ‘아이콘 시리즈’는 외관은 가볍지만 만만찮은 지식에 도전한다. 비트겐슈타인과 정신분석, 토마스 쿤과 과학전쟁, 니체와 포스트모더니즘, 호킹과 신의 마음, 촘스키와 세계화, 도킨스와 이기적인 유전자, 데리다와 역사의 종말, 다윈과 근본주의, 라캉과 포스트페미니즘, 마셜 맥루언과 가상성.

    1차분 10권의 제목만 봐도 이 시리즈의 무게를 짐작할 수 있다. 출판사측은 “세계를 바라보는 인식의 방향을 바꿔놓았던 사상가들과 과학자들의 핵심적인 메시지를 정리했을 뿐 아니라, 그들의 생각이 오늘날 세계 지식의 지형도를 구성하는 중요한 주제들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보여준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즉 ‘프랑스의 프로이트’라 불리는 라캉의 정신분석학 일반을 요약하는 대신, 과감하게 ‘포스트페미니즘’적 측면에서 라캉 이론에 접근한다. 라캉에 접근하려면 최초로 무의식을 연구한 프로이트를 알아야 하며, 프로이트와 대척점에 서 있는 분석철학의 대명사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이해까지도 요구된다. 이처럼 아이콘 시리즈는 지식이란 섬처럼 고립된 것이 아니라 거미줄처럼 서로 얽혀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이북스가 영국 아이콘 북스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이 시리즈를 출판하기까지에는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매끄러운 글보다 정확한 번역을 우선해서 일일이 주제별 전공자를 찾아 번역을 맡기고, 철저한 원문 대조를 통해 한 문장이라도 탈락한 부분이 없는지 재검토하는 등 까다로운 편집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100쪽 안팎의 얄팍한 책이지만 소사전 형태의 핵심개념 코너와 꼼꼼한 각주, 참고문헌 등 있어야 할 것은 다 있다. 이제이북스는 앞으로 아인슈타인·에코 등 10권의 아이콘 시리즈를 더 출간할 계획이며, 공포증·나르시시즘·에로스 등 심리학적 개념을 다룬 ‘심리학 시리즈’도 준비중이다.

    책세상문고의 ‘우리시대’와 ‘고전의 세계’, 김영사의 ‘하룻밤의 지식여행’, 이후 출판사가 올해부터 시작한 ‘비투비21’에 이제이북스의 ‘아이콘 시리즈’가 가세해 한국에도 문고판 교양서 시대가 활짝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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