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책, 큰 정보… 2년 만에 탄생한 ‘지식의 샘’](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4/10/01/200410010500082_1.jpg)
1차분 10권의 제목만 봐도 이 시리즈의 무게를 짐작할 수 있다. 출판사측은 “세계를 바라보는 인식의 방향을 바꿔놓았던 사상가들과 과학자들의 핵심적인 메시지를 정리했을 뿐 아니라, 그들의 생각이 오늘날 세계 지식의 지형도를 구성하는 중요한 주제들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보여준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즉 ‘프랑스의 프로이트’라 불리는 라캉의 정신분석학 일반을 요약하는 대신, 과감하게 ‘포스트페미니즘’적 측면에서 라캉 이론에 접근한다. 라캉에 접근하려면 최초로 무의식을 연구한 프로이트를 알아야 하며, 프로이트와 대척점에 서 있는 분석철학의 대명사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이해까지도 요구된다. 이처럼 아이콘 시리즈는 지식이란 섬처럼 고립된 것이 아니라 거미줄처럼 서로 얽혀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이북스가 영국 아이콘 북스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이 시리즈를 출판하기까지에는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매끄러운 글보다 정확한 번역을 우선해서 일일이 주제별 전공자를 찾아 번역을 맡기고, 철저한 원문 대조를 통해 한 문장이라도 탈락한 부분이 없는지 재검토하는 등 까다로운 편집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100쪽 안팎의 얄팍한 책이지만 소사전 형태의 핵심개념 코너와 꼼꼼한 각주, 참고문헌 등 있어야 할 것은 다 있다. 이제이북스는 앞으로 아인슈타인·에코 등 10권의 아이콘 시리즈를 더 출간할 계획이며, 공포증·나르시시즘·에로스 등 심리학적 개념을 다룬 ‘심리학 시리즈’도 준비중이다.
책세상문고의 ‘우리시대’와 ‘고전의 세계’, 김영사의 ‘하룻밤의 지식여행’, 이후 출판사가 올해부터 시작한 ‘비투비21’에 이제이북스의 ‘아이콘 시리즈’가 가세해 한국에도 문고판 교양서 시대가 활짝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