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환경자동차 시대는 과연 올 수 있을까. 또 21세기를 이끌 환경자동차는 어떤 자동차일까.
80년대 초부터 언론에는 ‘무공해 자동차 핵심 기술 개발’ 등이 심심찮게 보도돼 왔다. 그러나 21세기가 시작된 오늘까지도 무공해 자동차가 배기가스를 내뿜는 석유차를 몰아내고 상용화됐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무공해 자동차란 결국 이룰 수 없는 꿈인가 하는 회의가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현재의 자동차는 일산화탄소나 탄화수소, 질소산화물 등 인체에 유해한 배기가스를 배출, 대기오염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자동차 배출가스 중 이산화탄소도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도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언젠가는 화석연료가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화석 연료차의 성능·가격 유지 어려운 과제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은 일찍부터 화석연료 자동차의 배기가스를 엄격히 규제해왔다. 자동차 업체들의 21세기 환경자동차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배기가스 규제를 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올 9월, 자동차 역사에서 큰 획을 긋는 배기가스 규제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21세기 환경자동차는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라 당장 오늘의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이 규제에 따르면 자동차 업체들은 2003년식 모델(보통 2002년 7월경부터 출시되는 모델)부터 캘리포니아주에 판매하는 전체 차량의 10%를 무공해자동차로 팔아야 한다. 이를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부과되는 벌금도 벌금이지만 해당 자동차 업체는 기술력에서 2류 업체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이 규제가 연기될 것으로 예상했던 세계 자동차 업계로서는 비상이 걸린 셈이다. 2002년 하반기 출시를 위해서는 바로 지금부터 개발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
여기에 유럽에서는 작년 유럽위원회와 유럽자동차협회가 협약을 체결, CO2를 2008년까지 주행거리 1km당 140g으로 줄이기로 했다. 현재의 가솔린 엔진 개념을 전면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달성하기 힘든 목표다. 유럽자동차협회는 이 협약을 체결하면서 유럽에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는 일본과 한국의 자동차회사들에 대해서도 똑같은 협약을 체결하도록 요청했다. 이에 따라 올 4월 한국자동차공업협회도 유럽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2008년 CO2 감축 목표를 1년 유예받았다.
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무공해자동차 개발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그러나 21세기 환경자동차는 △주유소와 같은 기존의 자원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가솔린 또는 디젤 승용차와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어야 하며 △가격 역시 현재의 화석연료 자동차에 비해 적절해야 할 것 등의 조건을 만족시켜야만 상용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려운 과제임에 틀림없다.
환경올림픽으로 치러진 2000년 시드니올림픽은 무공해자동차 개발사에 기록될 만한 대회로 꼽히고 있다. 이 대회의 남녀 마라톤경기 선도 차량으로 세계 최대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개발한 무공해자동차(ZEV, Zero Emission Vehicle) ‘하이드로진 1’(HydroGen1)을 이용했기 때문. 마라톤 선도 차량이 선수들 앞에서 배기가스를 내뿜는 장면을 상상해보면 왜 GM의 ‘하이드로진1’이 선도 차량으로 이용됐는지 금방 알 수 있다. ‘하이드로진1’은 GM의 독일 자회사 오펠의 인기 모델인 소형 밴 자피라에 연료전지를 장착한 것.
GM은 10월19일 중국 베이징 교외에 있는 중국 교통부 산하 공로(公路)과학연구소에서 한국 등 동남아 기자들을 상대로 ‘하이드로진1’을 공개했다. GM의 글로벌 대체연료추진센터 공동소장 에어하르트 슈베르트 박사 등 연구진이 GM의 연료전지자동차 개발 현황도 설명했다. ‘하이드로진1’은 시승 결과 급가속이 가솔린 자동차에 비해 뒤질 뿐 일반 가솔린 자동차에 비해 손색없는 성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수소의 안전한 저장방법이나 적정 가격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또 가솔린 엔진에 비해 소음이 더 심했다. 이에 대해 에어하르트 슈베르트 박사는 “소음은 지금 당장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손대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료전지자동차의 가격 문제 등을 해결해 2005∼2010년에 상용화할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연료전지란 물에 직류 전기를 흘려주면 물이 분해돼 수소와 산소로 나뉘어지는 원리를 역이용,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성하는 일종의 에너지 변환 장치. 일반 전지가 전기를 잠시 화학에너지로 저장하는 반면 연료전지는 연료로부터 직접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이 다르다. 연료전지자동차는 바로 이 연료전지에서 생산된 전기로 구동되는 전기자동차. 충전된 전기를 사용하는 기존 전기자동차와 달리 전기를 만들면서 자동차를 달리게 한다. 수소는 열 효율도 높고 물 이외의 배기가스도 전혀 없기 때문에 연료전지자동차의 연료로 최적이다.
그러나 연료전지자동차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수소의 생산, 공급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라는 사회적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그 중간 단계로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가솔린이나 메탄올에서 수소를 추출해 연료전지 연료로 사용하는 방법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현재 수소 추출 원료로 GM과 일본 도요타 계열은 가솔린을, 그리고 미국의 포드와 다임러크라이슬러 계열은 메탄올을 이용하고 있다. 슈베르트 박사는 “가솔린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법이 석유 메이저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고, 현재의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GM은 영국의 석유 메이저 BP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어쨌든 GM의 ‘하이드로진1’은 연료전지자동차 개발이 아직은 초보 단계에 불과하지만 21세기 환경자동차의 꿈이 결코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주었다.
80년대 초부터 언론에는 ‘무공해 자동차 핵심 기술 개발’ 등이 심심찮게 보도돼 왔다. 그러나 21세기가 시작된 오늘까지도 무공해 자동차가 배기가스를 내뿜는 석유차를 몰아내고 상용화됐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무공해 자동차란 결국 이룰 수 없는 꿈인가 하는 회의가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현재의 자동차는 일산화탄소나 탄화수소, 질소산화물 등 인체에 유해한 배기가스를 배출, 대기오염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자동차 배출가스 중 이산화탄소도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도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언젠가는 화석연료가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화석 연료차의 성능·가격 유지 어려운 과제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은 일찍부터 화석연료 자동차의 배기가스를 엄격히 규제해왔다. 자동차 업체들의 21세기 환경자동차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배기가스 규제를 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올 9월, 자동차 역사에서 큰 획을 긋는 배기가스 규제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21세기 환경자동차는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라 당장 오늘의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이 규제에 따르면 자동차 업체들은 2003년식 모델(보통 2002년 7월경부터 출시되는 모델)부터 캘리포니아주에 판매하는 전체 차량의 10%를 무공해자동차로 팔아야 한다. 이를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부과되는 벌금도 벌금이지만 해당 자동차 업체는 기술력에서 2류 업체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이 규제가 연기될 것으로 예상했던 세계 자동차 업계로서는 비상이 걸린 셈이다. 2002년 하반기 출시를 위해서는 바로 지금부터 개발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
여기에 유럽에서는 작년 유럽위원회와 유럽자동차협회가 협약을 체결, CO2를 2008년까지 주행거리 1km당 140g으로 줄이기로 했다. 현재의 가솔린 엔진 개념을 전면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달성하기 힘든 목표다. 유럽자동차협회는 이 협약을 체결하면서 유럽에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는 일본과 한국의 자동차회사들에 대해서도 똑같은 협약을 체결하도록 요청했다. 이에 따라 올 4월 한국자동차공업협회도 유럽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2008년 CO2 감축 목표를 1년 유예받았다.
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무공해자동차 개발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그러나 21세기 환경자동차는 △주유소와 같은 기존의 자원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가솔린 또는 디젤 승용차와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어야 하며 △가격 역시 현재의 화석연료 자동차에 비해 적절해야 할 것 등의 조건을 만족시켜야만 상용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려운 과제임에 틀림없다.
환경올림픽으로 치러진 2000년 시드니올림픽은 무공해자동차 개발사에 기록될 만한 대회로 꼽히고 있다. 이 대회의 남녀 마라톤경기 선도 차량으로 세계 최대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개발한 무공해자동차(ZEV, Zero Emission Vehicle) ‘하이드로진 1’(HydroGen1)을 이용했기 때문. 마라톤 선도 차량이 선수들 앞에서 배기가스를 내뿜는 장면을 상상해보면 왜 GM의 ‘하이드로진1’이 선도 차량으로 이용됐는지 금방 알 수 있다. ‘하이드로진1’은 GM의 독일 자회사 오펠의 인기 모델인 소형 밴 자피라에 연료전지를 장착한 것.
GM은 10월19일 중국 베이징 교외에 있는 중국 교통부 산하 공로(公路)과학연구소에서 한국 등 동남아 기자들을 상대로 ‘하이드로진1’을 공개했다. GM의 글로벌 대체연료추진센터 공동소장 에어하르트 슈베르트 박사 등 연구진이 GM의 연료전지자동차 개발 현황도 설명했다. ‘하이드로진1’은 시승 결과 급가속이 가솔린 자동차에 비해 뒤질 뿐 일반 가솔린 자동차에 비해 손색없는 성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수소의 안전한 저장방법이나 적정 가격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또 가솔린 엔진에 비해 소음이 더 심했다. 이에 대해 에어하르트 슈베르트 박사는 “소음은 지금 당장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손대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료전지자동차의 가격 문제 등을 해결해 2005∼2010년에 상용화할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연료전지란 물에 직류 전기를 흘려주면 물이 분해돼 수소와 산소로 나뉘어지는 원리를 역이용,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성하는 일종의 에너지 변환 장치. 일반 전지가 전기를 잠시 화학에너지로 저장하는 반면 연료전지는 연료로부터 직접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이 다르다. 연료전지자동차는 바로 이 연료전지에서 생산된 전기로 구동되는 전기자동차. 충전된 전기를 사용하는 기존 전기자동차와 달리 전기를 만들면서 자동차를 달리게 한다. 수소는 열 효율도 높고 물 이외의 배기가스도 전혀 없기 때문에 연료전지자동차의 연료로 최적이다.
그러나 연료전지자동차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수소의 생산, 공급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라는 사회적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그 중간 단계로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가솔린이나 메탄올에서 수소를 추출해 연료전지 연료로 사용하는 방법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현재 수소 추출 원료로 GM과 일본 도요타 계열은 가솔린을, 그리고 미국의 포드와 다임러크라이슬러 계열은 메탄올을 이용하고 있다. 슈베르트 박사는 “가솔린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법이 석유 메이저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고, 현재의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GM은 영국의 석유 메이저 BP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어쨌든 GM의 ‘하이드로진1’은 연료전지자동차 개발이 아직은 초보 단계에 불과하지만 21세기 환경자동차의 꿈이 결코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