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시장 밀리오레의 의류상인 김모씨(35)는 “지난해 가을과 비교해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며 울상이다. ㈜남대문시장에 따르면 남대문시장의 소매상들도 상품 품목에 관계없이 요즘 급격한 매출 감소를 보인다.
대형 할인점, 백화점의 공세에다 소비위축심리까지 겹쳐 재래시장이 위기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인터넷이 제시되고 있다. 재래시장들은 지금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통한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다. 관련업계에선 올 가을이 재래시장의 인터넷시대를 여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해외 유통망 구축’ 등 세계화 전략
㈜솔트앤스위트(www.snsfashion. com)는 동대문시장 내 1000여 개 의류상가들과 제휴해 인터넷을 통한 의류판매에 뛰어들었다. 소비자가 사이트열람, 주문, 입금, 배송(1∼3일 소요) 과정을 거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초기에 이 회사는 문제에 부딪혔다. 판매한 옷의 반품률이 50%를 넘어선 것이다. 소비자가 옷을 직접 입어봤을 때 사진으로 보던 것과는 소재의 느낌, 디자인, 체형과의 조화에서 많은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두 가지 해법을 찾았다. 시장에서 파는 옷들을 전문가들이 선별해 일정 품질수준 이상의 상품들만 사이트에 올리기로 한 것. 또 개별상품마다 상세한 사진, 글 정보를 올렸다. 이후 이 회사의 반품률은 10%로 줄었다고 한다.
이 회사는 소매판매에서 자신감을 얻자 인터넷을 통해 동대문시장을 세계 의류시장과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9월 이 회사는 일본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김영규 대표는 “동대문시장엔 매일 일본, 중국, 동남아, 러시아의 바이어들이 방문해 대량으로 옷을 사간다. 인터넷은 이러한 의류의 국제거래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동대문시장의 A의류상에서 그날 밤에 바지가 제조되면 사진을 찍어 다음날 오전 인터넷을 통해 일본의 도매상에게 보낸다. 고감도 카메라로 상품의 전, 후, 측면, 소재를 모두 찍기 때문에 실물과의 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일본의 도매상이 구입을 결정하면 A의류상에 제조를 의뢰해 바로 선적한다는 것. 김대표는 “우리의 사업은 ‘동대문 브랜드’의 품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해외 바이어들의 시간과 경비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내년 3월까지 홍콩과 상하이에도 유통망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밖의 동대문시장 인터넷업체로는 인터넷동대문(www.dongdaemun.com), 셔틀트레이드(www.shuttletrade.com), 동대문닷컴(www.tongdaemun.com) 등이 있다.
10월20일 서울 남대문시장의 인터넷업체 에이투엠 커뮤니케이션(www.ecndm.com)의 장찬식 대표이사는 일본 재래시장으로 출장을 떠났다. 지바현 등 일본 내 재래시장의 전시회장에 남대문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 목적. 그러나 궁극적으로 남대문시장과 일본 대형 재래시장과의 연대가 이 사이트의 사업 아이템이라고 한다. 이 회사 윤치훈 기획팀장은 “사이트를 직접적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으면 일본 소-도매상들과 안정적으로 인터넷거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이버마켓아시아(www.cyber marketasia.com), 씨티액서서리(www.accmall.co.kr)도 남대문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에스텔레콤이 운영하는 보따리21(www.botari21.co.kr)은 이태원, 경동시장, 동대문, 남대문, 평화시장의 상가정보를 제공하면서 수출상품 600여 가지를 인터넷으로 판매하고 있다. 영어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사이트는 시장별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선별해 제시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동대문시장의 경우 원단과 침구, 남대문시장은 액세서리와 잡화, 경동시장은 한약재와 건강보조식품, 이태원은 가죽제품으로 특화한 것. 경동시장의 약초동이(www.yarkcho.co.kr)는 세대별, 계절별, 체질별로 상품을 구분해 약초가공식품, 민간약초차, 보양차, 보양요리, 분말차를 인터넷뱅킹이나 신용카드결제로 판매한다. 중부시장(www. chungbumarket.com)은 건어물을 주로 취급하며 광장시장(www.kwang jangmarket.co.kr)은 섬유제품에서 농수산물에 이르기까지 다품종으로 승부한다. 노량진수산시장(www. susansijang.co.kr)의 경우 이메일을 활용해 특별한 상품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재래시장이 인터넷사업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넷동대문 김정현 사장은 “인터넷거래엔 재래시장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해주는 몇 가지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가장 큰 매력은 번잡한 동대문 시장을 돌아다니지 않고도 동대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상품들을 안방에서 접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김사장은 자체 품질검증으로 재래시장의 고질인 불량품 문제가 많이 개선되는 점, 상인들이 AS나 반품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 부분도 해소되는 점을 장점으로 들었다. 상인들로서도 인터넷을 이용하면 단기간에 국내외에 대규모 도매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래시장의 정보화수준은 다른 유통업계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 대체적 평이다. 재래시장에서 인터넷은 결국 뿌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현 사장은 “상인들에게 ‘신상품을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전송해달라’고 부탁하면 대부분은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다”고 말했다. 재래시장의 전근대적 운영방식이 인터넷과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다음은 동대문 시장 한 상인의 말. “물품의 상당수는 탈세를 위해 무자료 거래되고 있다. 팔리는 옷의 절반쯤은 남의 상품을 그대로 베낀 ‘카피제품’이다. 상인들은 재래시장의 투명하지 못한 거래에 익숙해져 있어 인터넷 상거래를 두려워하고 있다.”
재래시장에선 새로운 상품이 한나절 단위로 쏟아져 나와 즉각적으로 소비자들의 평가를 받지만 현재의 인터넷 업체들은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업체들은 이런 기술적 어려움보다 상인들의 의식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김정현 사장은 “상인들이 완강하게 과거의 거래방식을 고집하는 한 인터넷상거래는 없다. 시장 역시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할인점, 백화점의 공세에다 소비위축심리까지 겹쳐 재래시장이 위기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인터넷이 제시되고 있다. 재래시장들은 지금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통한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다. 관련업계에선 올 가을이 재래시장의 인터넷시대를 여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해외 유통망 구축’ 등 세계화 전략
㈜솔트앤스위트(www.snsfashion. com)는 동대문시장 내 1000여 개 의류상가들과 제휴해 인터넷을 통한 의류판매에 뛰어들었다. 소비자가 사이트열람, 주문, 입금, 배송(1∼3일 소요) 과정을 거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초기에 이 회사는 문제에 부딪혔다. 판매한 옷의 반품률이 50%를 넘어선 것이다. 소비자가 옷을 직접 입어봤을 때 사진으로 보던 것과는 소재의 느낌, 디자인, 체형과의 조화에서 많은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두 가지 해법을 찾았다. 시장에서 파는 옷들을 전문가들이 선별해 일정 품질수준 이상의 상품들만 사이트에 올리기로 한 것. 또 개별상품마다 상세한 사진, 글 정보를 올렸다. 이후 이 회사의 반품률은 10%로 줄었다고 한다.
이 회사는 소매판매에서 자신감을 얻자 인터넷을 통해 동대문시장을 세계 의류시장과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9월 이 회사는 일본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김영규 대표는 “동대문시장엔 매일 일본, 중국, 동남아, 러시아의 바이어들이 방문해 대량으로 옷을 사간다. 인터넷은 이러한 의류의 국제거래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동대문시장의 A의류상에서 그날 밤에 바지가 제조되면 사진을 찍어 다음날 오전 인터넷을 통해 일본의 도매상에게 보낸다. 고감도 카메라로 상품의 전, 후, 측면, 소재를 모두 찍기 때문에 실물과의 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일본의 도매상이 구입을 결정하면 A의류상에 제조를 의뢰해 바로 선적한다는 것. 김대표는 “우리의 사업은 ‘동대문 브랜드’의 품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해외 바이어들의 시간과 경비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내년 3월까지 홍콩과 상하이에도 유통망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밖의 동대문시장 인터넷업체로는 인터넷동대문(www.dongdaemun.com), 셔틀트레이드(www.shuttletrade.com), 동대문닷컴(www.tongdaemun.com) 등이 있다.
10월20일 서울 남대문시장의 인터넷업체 에이투엠 커뮤니케이션(www.ecndm.com)의 장찬식 대표이사는 일본 재래시장으로 출장을 떠났다. 지바현 등 일본 내 재래시장의 전시회장에 남대문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 목적. 그러나 궁극적으로 남대문시장과 일본 대형 재래시장과의 연대가 이 사이트의 사업 아이템이라고 한다. 이 회사 윤치훈 기획팀장은 “사이트를 직접적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으면 일본 소-도매상들과 안정적으로 인터넷거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이버마켓아시아(www.cyber marketasia.com), 씨티액서서리(www.accmall.co.kr)도 남대문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에스텔레콤이 운영하는 보따리21(www.botari21.co.kr)은 이태원, 경동시장, 동대문, 남대문, 평화시장의 상가정보를 제공하면서 수출상품 600여 가지를 인터넷으로 판매하고 있다. 영어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사이트는 시장별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선별해 제시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동대문시장의 경우 원단과 침구, 남대문시장은 액세서리와 잡화, 경동시장은 한약재와 건강보조식품, 이태원은 가죽제품으로 특화한 것. 경동시장의 약초동이(www.yarkcho.co.kr)는 세대별, 계절별, 체질별로 상품을 구분해 약초가공식품, 민간약초차, 보양차, 보양요리, 분말차를 인터넷뱅킹이나 신용카드결제로 판매한다. 중부시장(www. chungbumarket.com)은 건어물을 주로 취급하며 광장시장(www.kwang jangmarket.co.kr)은 섬유제품에서 농수산물에 이르기까지 다품종으로 승부한다. 노량진수산시장(www. susansijang.co.kr)의 경우 이메일을 활용해 특별한 상품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재래시장이 인터넷사업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넷동대문 김정현 사장은 “인터넷거래엔 재래시장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해주는 몇 가지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가장 큰 매력은 번잡한 동대문 시장을 돌아다니지 않고도 동대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상품들을 안방에서 접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김사장은 자체 품질검증으로 재래시장의 고질인 불량품 문제가 많이 개선되는 점, 상인들이 AS나 반품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 부분도 해소되는 점을 장점으로 들었다. 상인들로서도 인터넷을 이용하면 단기간에 국내외에 대규모 도매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래시장의 정보화수준은 다른 유통업계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 대체적 평이다. 재래시장에서 인터넷은 결국 뿌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현 사장은 “상인들에게 ‘신상품을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전송해달라’고 부탁하면 대부분은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다”고 말했다. 재래시장의 전근대적 운영방식이 인터넷과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다음은 동대문 시장 한 상인의 말. “물품의 상당수는 탈세를 위해 무자료 거래되고 있다. 팔리는 옷의 절반쯤은 남의 상품을 그대로 베낀 ‘카피제품’이다. 상인들은 재래시장의 투명하지 못한 거래에 익숙해져 있어 인터넷 상거래를 두려워하고 있다.”
재래시장에선 새로운 상품이 한나절 단위로 쏟아져 나와 즉각적으로 소비자들의 평가를 받지만 현재의 인터넷 업체들은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업체들은 이런 기술적 어려움보다 상인들의 의식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김정현 사장은 “상인들이 완강하게 과거의 거래방식을 고집하는 한 인터넷상거래는 없다. 시장 역시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