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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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만큼 말썽인 생제르맹 FC

시즌 우승 올 최고 성적, 선수 등 경기장 안팎서 잇단 트러블

  • 백연주 파리 통신원 byj513@naver.com

    입력2013-05-20 1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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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력만큼 말썽인 생제르맹 FC

    스타급 선수가 즐비한 파리 생제르맹 구단 포스터.

    5월 13일 새벽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기물 파손과 방화로 21명이 체포됐다. 프랑스 축구 리그1에서 올 시즌 1위 자리를 굳힌 파리 생제르맹 FC(생제르맹) 서포터스들의 난동으로 벌어진 일이었다. 1970년 파리 FC와 스타드 생제르맹의 합병으로 탄생한 생제르맹은 1986, 94년에 이어 세 번째 리그 우승을 거머쥐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세계적 스타들과 최고의 경영진을 영입하며 화제를 모았던 생제르맹. 최고 성적을 올렸지만 팀 안팎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속사정이 있는 것일까.

    2011년 6월 1일 생제르맹 구단 지분의 70%를 인수한 카타르투자청은 2012년 나머지 30%까지 매입하며 실질적인 주인이 됐다. 핸드볼팀 PSG와 카타르 테니스협회를 소유하고 알자지라 스포츠채널에서 디렉터를 맡은 나세르 알 켈라이피(39)가 생제르맹 구단주까지 겸임하게 됐다. 그는 하루아침에 프랑스 축구계의 거물로 떠올랐으며, 생제르맹은 유럽은 물론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부유한 구단 가운데 하나가 됐다.

    스타급 선수와 감독 영입

    실력만큼 말썽인 생제르맹 FC

    데이비드 베컴(오른쪽) 입단식(위)과 거리로 쏟아져 나와 우승을 축하하는 파리 생제르맹 FC 서포터스들.

    주머니가 든든한 생제르맹은 선수 영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첫 스카우트 대상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하비에르 파스토레였다. 그는 2010년 세리에 A에서 올해의 유망주상을 수상한 실력파로, 2011년 리그1 최고 이적료인 4200만 유로를 받고 생제르맹 유니폼을 입었다. 2012년 7월에는 며칠 사이로 AC 밀란 소속의 브라질 출신 수비수 치아구 실바와 스웨덴 출신 장신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두 스타를 영입했다. 이 두 선수 영입에만 6200만 유로의 거액을 썼다.

    생제르맹의 선수 영입은 이어졌다. 다음 타깃은 자타공인 영국 최고 스타 데이비드 베컴이었다. 그는 한때 이적설을 부인했으나, 2013년 2월 1일 생제르맹 구단은 베컴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베컴은 자신의 급여 전액을 어린이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베컴은 아름다운 이적이 아니었다. 5개월 단기계약의 베컴은 파리로 이주하지 않기로 했다. 구단은 베컴을 위해 초호화 호텔 브리스톨의 스위트룸을 내주기로 했는데, 1일 숙박료가 1만2000유로인 것으로 알려져 프랑스 국민으로부터 야유를 들었다.



    생제르맹은 2011년 12월 30일 이탈리아 출신으로 이전까지 첼시를 맡아 운영하던 카를로 안첼로티를 감독으로 영입했다. 첼시에서 그를 보좌하던 영국 출신 폴 클레멘트와 프랑스 전 국가대표 클로드 마케렐레가 코치진으로 합류했으며, 이어서 레오나르도 아라우주까지 가세했다. 아라우주는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의 감독으로 이탈리아 FC 인터 밀란에서 선수, 감독, 스카우터 구실까지 도맡았던 축구계의 핵심 인물로 알 켈라이피 구단주, 안첼로티 감독과 호흡을 유지하며 생제르맹 전문 스카우터이자 매니저가 됐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다. 스타급 선수를 줄줄이 영입한 생제르맹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특히 이브라히모비치가 말썽의 주인공으로 이적료 2000만 유로, 연봉만 1400만 유로에 달하는 높은 몸값이 문제였다. 많은 프랑스 국민은 “경제위기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시기에 그 많은 돈을 꼭 줬어야 하나”라고 비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주차 문제로 속을 썩였다. 그는 선수들에게 배당한 구역이 아닌 스태프 전용주차장에 자기 차를 주차하길 고집했다. 구단은 선수용 주차장을 사용할 것을 권유했으나 그는 이를 거부했고 차를 빼달라는 현장요원에게 짜증을 부렸다. 그리고 보란 듯이 스태프 전용주차장 입구에 차를 세워 다른 차량의 진입을 막은 채 훈련장으로 가버렸다. 구단의 설득으로 선수용 주차장을 사용하는 것에는 동의했지만, 이런 그의 행동은 많은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올해 초에는 출장정지 파문이 있었다.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발렌시아와의 맞대결에서 지나친 태클로 UEFA 측으로부터 두 경기 출장정지를 당했다. 그러나 구단은 처벌이 과하다며 반발했고 재검토를 신청했으며, 결국 UEFA는 이례적으로 출장정지를 한 경기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축구팬들은 “스타에 대한 특별혜택이다” “카타르가 협회에 뇌물을 주고 빼낸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생제르맹은 4월 28일 에비앙과의 경기에서 총 3명이 퇴장당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후반 36분 경고누적으로 마르코 베라티가 퇴장한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 2분엔 베컴이 몸싸움을 하던 중 발을 들어 내리찍는 행동으로 퇴장을 당했다. 경기 후에는 골키퍼 살바토레 시리구가 상대팀 선수와 다툼을 벌였고 집단 난투극으로 이어졌다. 주심은 레드카드를 주려고 두 선수를 불렀지만 라커룸으로 들어간 시리구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프랑스 프로축구연맹(LFP)은 “최대 8경기 출장정지까지 결정할 수 있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 난투극에 가담한 생제르맹의 마마두 사코와 블레즈 마투이디도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진짜 명문팀은 ‘절제와 배려’

    생제르맹은 선수뿐 아니라 경영진도 말썽을 부렸다. 5월 6일 생제르맹은 발랑시엔 FC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날 경기에서는 주장을 맡았던 수비수 실바가 주심을 밀었다는 이유로 퇴장과 두 경기 출장정지라는 처벌을 받았다. 현지 언론과 축구 전문가들은 “실바는 주심과 대화하려 두 손을 얹었을 뿐 밀었다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보인다. 알렉산데르 카스트로 주심이 과한 반응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심판협회는‘주심에 대한 모독’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경기가 끝난 후엔 생제르맹 매니저 아라우주가 말썽을 일으켰다. 복도에서 카스트로 주심과 마주친 그는 카스트로 주심을 어깨로 거세게 밀었다. 이 장면은 경기를 중계하던 유료 TV 채널 카날 플러스를 통해 그대로 방송됐다. 사건 다음 날인 월요일 아라우주는 “앞에 지나가던 다른 스태프에게 밀리는 바람에 일어난 해프닝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아라우주가 앞에 지나가던 다른 스태프라고 언급했던 마크 제라르 비올시니의 얘기는 달랐다. “나는 아라우주를 밀지 않았다. 화면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시 그는 많이 화가 난 상태였다. 전반전이 끝난 후에도 주심을 찾아가 따지겠다고 하는 것을 말렸다”고 말했다. LFP는 “사건 재검토가 있을 때까지 아라우주의 생제르맹 매니저직을 임시 박탈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말 프랑스 학생들이 애용하는 최대 구인구직 사이트인 레튀디앙에 게재된 생제르맹 구인광고도 파문을 일으켰다. ‘대학생 대상, 월 436유로.’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실습할 학생을 구한다는 공고가 문제였다. 많은 학생이 “선수 월급은 75만 유로, 구단 실습생 월급은 최저임금의 3분의 1이냐”며 반발했다. 여기에 미숙한 서포터스 관리도 비난을 받고 있다. 생제르맹 서포터스는 천적 마르세유나 프랑스 북부팀과의 경기에서 특히 과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북부팀 릴과의 경기에서는 경기장에 연결된 스피커를 통해 근친상간, 실업자 소굴 등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하며 상대팀 비하 노래를 틀고 합창해 많은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013년 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보란 듯 저력을 증명한 생제르맹. 영국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의 명성에 밀려 한동안 주목받지 못하던 프랑스 축구에 새로운 활기를 가져왔다. 전 세계 방송사들은 프랑스 리그 경기 중계를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베컴이나 이브라히모비치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각 지방 축구팬도 즐거워한다. 뛰어난 경영진과 세계적인 스타도 좋지만 남을 위한 배려와 절제된 행동이 더해져야만 진정한 명문팀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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