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국가 최고훈장을 받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오른쪽).
5월 7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부영타운 기공식 직후 만난 이중근(71) 부영그룹 회장은 상기된 모습이었다. 그는 또한 동남아 주택시장 진출 성공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했다. 이 회장은 “국내 건설업계가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면 해외 시장, 그중에서도 동남아 주택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영그룹이 프놈펜에 신도시급 대규모 주택사업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프놈펜 중심가 러시안로(路)에 위치한 부영타운에는 연면적 269만7196㎡(81만6000여 평)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과 지상 18~20층의 25~54평형 아파트 총 47개 동 1만7660가구가 들어선다. 이 밖에도 스포츠센터와 학교 등 각종 편의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이 회장과 임춘림(Im Chhun Lim) 캄보디아 국토부 장관 등 20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기공식에는 35도 날씨만큼이나 뜨거운 캄보디아 국민의 아파트에 대한 기대와 열기가 반영됐다.
이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쌓아온 주택건설 기술 노하우로 살기 편한 아파트를 짓겠다”며 “캄보디아 주거문화 개선과 경제, 사회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나아가 외국인 투자 사업의 본보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춘림 국토부 장관도 “캄보디아는 지난해 7.3% 성장하는 등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부영타운 건설 사업은 금융, 통신에 이어 외국인의 캄보디아 투자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30~40년 앞을 내다보고 도전
이날 기공식에는 한국의 100여 개 건설 관련 협력업체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이구동성으로 “국내 주택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기회가 된다면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영그룹은 이들 협력업체 가운데 참여업체를 선정해 사업에 동참시킬 예정이다. 국내 주택 경기침체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중견 업체들과 해외로 진출해 동반성장하겠다는 부영그룹의 의지가 담긴 셈이다.
남한 국토 넓이의 1.8배에, 인구 1400만여 명인 캄보디아는 베트남에 이어 새로운 ‘기회의 땅’이다. 경제가 발전하고 생활수준이 점차 나아지면서 집이 ‘부의 척도’로 바뀔 개연성이 매우 크다. 그만큼 주택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이다. 이 회장도 “그동안 캄보디아 사람들이 최신 아파트를 보지 못해 좋은 집에 대한 생각이 없었지만 이제부터는 달라질 것”이라며 “동남아는 누가 뭐래도 블루오션으로 최소 30~40년을 내다보고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영그룹은 아파트 완공 후 분양할지, 아니면 임대할지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 투자금액도 마찬가지. 캄보디아 시장 상황에 맞춰 주택사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이 회장은 5월 8일 캄보디아 교육여건 개선 및 양국 간 우호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캄보디아 적십자사 총재인 분라니 훈센 총리 영부인으로부터 국가 최고훈장(국가 및 사회발전 1등급 훈장)을 받았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도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외국인에게 주는 최고훈장인 ‘대십자 훈장’을 수상한 바 있다.
그동안 부영그룹은 캄보디아에 초등학교 건물 300여 개와 디지털피아노 3000대, 교육용 칠판 4만 개를 기증했으며, 지난해에는 1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태권도훈련센터를 건립해 기증했다.
캄보디아 부영타운 조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