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70

..

소형 주택은 부동산 블루칩

buying & living

  •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입력2011-01-10 11:12: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소형 주택은 부동산 블루칩
    Part 1. 2011년 돈 벌려면 소형 주택 사라!

    ▶ 소액 투자, 월세 수익 가능한 도시형 생활주택 각광 … 과당경쟁, 옥석 가리기 필수

    “같은 단지 아파트 값이나 떨어뜨릴 줄 알았지. 이렇게 뜰 줄 몰랐어요.”

    한 부동산 전문가도 소형 아파트 성공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단지의 소형 아파트(42㎡·12평)가 대박을 쳤다. 이 아파트는 2005년 분양가 1억9000만 원이던 것이 2010년 12월 31일 매매가 3억9000만 원으로 올랐다. 전세가도 약 2억 원에 달한다. 당시 부동산 관계자들은 “중대형 아파트 위주의 강남에서 소형 아파트가 설 자리는 없다”고 전망했다. 시장 반응도 차가워 미분양 사태가 발생했다. ‘미니’ 규모도 시장 수요를 고려한 게 아니라 소형 평형 의무비율을 맞추려고 억지로 만든 것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 속에서도 소형 아파트 시세가 꾸준히 오른 것은 든든한 임차 수요 덕분이다. 1인 가구와 부부 가구 등 가구 구성원이 1~2인인 소형 가구가 꾸준히 소형 주택을 찾는다. 국내 총인구는 2018년을 정점으로 감소할 전망이지만 총 가구 수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2인 이하 소형 가구는 총 743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43.3%를 차지했고 2030년에는 과반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손은경 수석연구원은 “소형 가구가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소형 주택의 수요가 크게 늘 것이다. 평균 가구원 수는 줄어들어 필요한 주택 규모는 작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형 가구 빠르게 증가, 수요도 급증

    소형 주택은 부동산 블루칩
    2011년 부동산 블루칩으로 ‘소형 주택’이 떠올랐다. 특히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소형 아파트 등 소형 주택 중에서도 도시형 생활주택은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데다 환금성도 뛰어나 투자자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심해진 전세난도 도시형 생활주택을 찾는 임차인 수를 늘렸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2009년 5월 도입된 것으로, 도심지역에 주택법에 따라 사업 승인을 얻어 짓는 전용면적 85m² 이하의 주택이다. 20채 이상 150채 미만으로 구성된다. 국토해양부(이하 국토부)는 “도심 서민, 1~2인 가구의 주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수요가 있는 곳’의 ‘필요한 사람’에게 소규모 주택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며 도시형 생활주택의 건설 기준, 공급 절차 등의 규제 완화를 추진해왔다. 건축법에 따라 쉽게 지을 수 있고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으며 전매 제한도 없다.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주차 부지도 줄었다. 임차인은 아파트의 편의성은 누리면서 관리비는 적게 낸다.

    많은 부동산 전문가가 노후를 준비하는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도시형 생활주택을 추천한다. 소형 주택 시장이 대부분 월세 중심이라 일정한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는 “도시형 생활주택이 연 5~7% 임대수익률을 낸다”고 본다. 제1호 도시형 생활주택인 서울 관악구 신림동 25㎡형(공급면적) ‘아데나534’를 만든 한원건설은 “분양가 1억4900만 원 중 7000만 원을 대출받아 사서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70만 원의 임대료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연 7%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홍보한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노후 생활에 관심이 많지만 자산이 적어 상가 등을 매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도시형 생활주택에 투자해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중대형 아파트를 보유해 갈아타기를 꿈꾸는 노년층은 소형 주택으로 옮긴 뒤 나머지 돈을 도시형 생활주택에 투자해도 된다. 게다가 2011년 상반기 중으로 주택법 시행령 및 주택건설기준이 개정 시행되면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과 50㎡를 초과하는 일반 주택 1세대를 같은 건축물에 지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하면 소유주가 일반 주택에 거주하면서 도시형 생활주택을 관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소형 주택은 부동산 블루칩

    한 오피스텔 모델하우스는 투자자들이 모델하우스 밖까지 줄을 설 정도로 붐볐다.

    여유 자금이 있다면 직접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어도 된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의 A씨는 자신이 갖고 있던 304㎡ 땅에 1층에는 편의점, 2~4층에는 22세대 원룸이 들어선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어 짭짤할 수익을 거뒀다. 토지 비용이 들지 않아 실투자 비용 대비 임대수익률이 무려 30%를 넘은 것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을 때 29세대 이하면 사업 승인을 받을 필요도 없어 간편하다. 소형 주택 전문 수목건축 류현선 본부장은 “29세대가 들어설 토지를 10억 원 내외로 확보하고 건축비로 8억 내외를 투자한다면 임대 수익으로 충분히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서울은 건축비가 토지 값을 넘지 않아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면 10억 원으로도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을 수 있다. 하지만 3.3㎡당 가격이 1500만 원이 넘으면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어도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시형 생활주택이 떴다 하더라도 꼼꼼히 따져보아야 실패하지 않는다. 부동산114 김규정 리서치본부장은 “도시형 생활주택을 구입하는 첫째 이유는 임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다. 구입하는 곳에 임대 수요가 탄탄한지, 어떤 평형을 임차인들이 원하는지 따져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원룸형이 90%인 도시형 생활주택의 수요층은 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이다. 서울에서는 관악구와 송파구에 가장 많고 노원, 강남, 강서 순이다. 학생이 많은 지역에는 작은 평수가 좋고 신혼부부, 직장이 많은 지역에는 큰 평수가 인기를 끈다.

    한 지붕 두 가족 아파트는?

    시장 평가는 아직 유보 … 분양가는 높아질 것


    소형 주택은 부동산 블루칩
    ‘한 지붕 두 가족’ 아파트는 성공할 수 있을까? 동부건설은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 6구역 센트레빌Ⅱ를 지으면서 84㎡ 면적의 부분 임대형 아파트를 선보였다. 84㎡ 면적 중 64㎡는 주인이 쓰고 나머지 20㎡는 주방, 욕실 등을 갖춰 임대를 할 수 있게 짓는 것으로 두 공간은 문으로 연결되지만 벽을 설치하면 완전히 분리된다. 부분 임대형 아파트는 청약 경쟁률 3대 1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GS건설은 흑석뉴타운 3구역에 주인집을 포함해 3세대가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2세대 임대수익형 아파트를 내놓았다. 또 복층구조형 아파트는 2가구가 아래, 위층에 살도록 만들었다. GS건설 임충희 주택사업본부장은 “소유자가 입주 후에 부분 임대로 수익을 거둘 수 있고 기존 세입자도 재정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고정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에도 시장의 평가는 아직 유보적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흑석뉴타운은 분양 입지가 좋은 곳이라 부분 임대형이 눈길을 끌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 팀장도 “구획을 나눠 만들면 공사비가 늘어나 분양가가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지역은 2016년까지 거여·마천뉴타운, 북아현뉴타운 등에서 4300여 가구의 부분 임대형 아파트가 분양될 전망이다.

    한편 중대형 아파트 회복세는 여전히 더딜 것으로 보인다. 전세가가 2년 전에 비해 크게 올라 전세 대기 수요가 매매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실거주가 아닌 투자 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도시형 생활주택 임차인은 대부분 ‘뚜벅이족’이란 점도 중요하다. 지하철역 중심으로 도보로 5분 이상 떨어져 있거나 버스로 환승해야 하는 지역은 피해야 한다. 또 역세권이라 할지라도 수도권 외곽 지역은 경기 변화에 민감하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지하철역 주변 오피스텔촌 주인들은 역세권임에도 2000년대 초 역전세난 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가슴을 졸였다. 이 팀장은 “소형 주택을 찾는 젊은 층은 전세가격이 올라도 서울 도심 밀집 지역을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사후 관리도 신경 쓸 부분이다. 류현선 본부장은 “월세 임대를 주면 수익성은 높지만 입주자의 거주 기간이 짧아 시설 관리, 새로운 입주자 구하기 등 손이 가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따라서 자신에게 잘 관리할 능력이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보고, 없다면 임대 전문 업체에 맡겼을 때 발생하는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도시형 생활주택의 부가가치마저 떨어질 수 있다. 또 도시형 생활주택 사업자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검증된 업체가 시공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마감재 부분까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도시형 생활주택에 투자하려는 사람은 대부분 집 한 채를 보유한 1주택자다. 1주택자가 전용면적 21㎡ 이상의 도시형 생활주택을 구입하면 1가구 2주택자가 된다. 한 채만 분양받아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된 경우에는 새로운 주택을 취득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종전 주택을 양도해야 양도세가 비과세된다.

    도시형 생활주택 임대에 관심 있다면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 공시가격 3억 원 이하, 85㎡ 이하 주택 5채 이상을 10년간 임대하면 취득·등록세 비과세 등 각종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월세 수입을 거둘 경우 국민연금, 의료보험 등의 과표도 함께 올라간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오피스텔, 소형 아파트 인기도 여전

    소형 주택 시장의 한 축인 오피스텔의 인기는 여전하다. 오피스텔은 바닥 난방 설치 허용 기준이 전용면적 85㎡까지 확대되고, 주방 및 욕실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이 경쟁력이다. 또 주택이 아닌 업무시설이라 청약저축 통장을 이용할 수 있고 오피스텔에서 살던 기간을 무주택 기간으로 인정받아 청약 시 가점도 높일 수 있다. 단,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이용하거나 임대한 사실이 당국에 적발되면 주택으로 변경된다. 또 오피스텔의 취·등록세가 4.6%인 만큼 실제 수익률이 낮고, 역세권 주변에 개발돼 땅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점은 약점이다.

    오피스텔 선택 기준도 단연코 입지다. 이 팀장은 “오피스텔 임차인은 이곳에서 살다가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생각하기에 몇 층인지, 남향인지도 중요하지 않다. 역세권 주변의 대규모 오피스텔은 편의시설이 충분해야 한다”고 추천했다. 역세권에 신규 분양해 분양가가 높게 측정된 오피스텔을 구입하기보다 그 주변 5년 이내의 오피스텔을 구입하는 것도 수익을 올리는 한 방법이다.

    2010년 한 해 동안 약 2만 가구의 도시형 생활주택이 공급됐다. 국토부는 2011년 3만 가구 이상이 공급되고 이 중 1만5000가구가 서울에 들어설 것으로 본다. 특히 현행 150세대 미만인 도시형 생활주택의 사업승인 규모가 300세대 미만으로 확대되면 중소업체뿐 아니라 대형 건설사도 이 사업에 뛰어들어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부에서는 “출범한 지 얼마 안 돼 검증도 되지 않은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이상 열기다. 2~3년 뒤에는 소형 주택 공급과잉 사태가 올 것”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광수경제연구소 선대인 부소장은 “공급이 계속 늘면 수요가 충분한 소형도 힘들어진다. 일본도 집값이 무너지면서 주택 임대료가 완만히 떨어지고 있다. 노후 대비로 도시형 생활주택을 마련해 임대 수익을 얻는다 생각하기 쉽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안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옥석 가리기는 투자자의 판단에 달렸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Part 2. ‘오피스텔’에서 태어나 ‘도시형 생활주택’에서 죽다?

    ▶ 미래 주거문화 변화의 현장 … ‘다품종 소량 생산’ 맞춤화가 관건

    소형 주택은 부동산 블루칩

    ‘2009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서울 서초구 오피스텔 ‘부띠크 모나코’.

    대기업에 다니는 김현준(34) 씨는 서울 삼성역 포스코사거리 인근 약 70㎡(21평형) 오피스텔에 거주한다. 실평수 10평 남짓으로 조금 좁지만, 자녀가 없는 김씨 부부가 살기에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구조는 거실과 작은방, 부엌과 욕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방은 침실로 하기엔 좁아, 서재와 ‘옷방’으로 쓴다. 붙박이장이 있어 옷을 수납하기 편하기 때문. 그 대신 거실 한쪽에 침대를 놓아 거실 겸 침실로 사용하는데, 제법 넓어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은 없다.

    “사무실로 쓰는 사람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주거용으로 써요. 강남 테헤란로 근처에 사무실이 많다 보니 젊은 맞벌이 부부도 꽤 있고, 학군이 좋아서인지 자녀와 함께 사는 30, 40대 부부도 있어요. ‘기러기 아빠’처럼 보이는 중장년층 남성이 혼자 살기도 하죠. 교통이 편하고, 주변에 편의시설도 많아 둘이 살기에 나쁘지 않지만, 관리비가 많이 나온다는 게 단점입니다. 같은 평형 아파트에 비해 딱 2배 정도 더 나오거든요. 또 주거용으로 지어진 게 아니다 보니 환기가 잘 안 돼 실내 공기가 건조하고 나쁜 편이죠.”

    젊은 부부·노부부도 살고 있는 오피스텔

    김씨는 자녀가 생기면 20평형대 소형 아파트로 이사할 예정이다. 하나만 낳을 계획이라 굳이 30평형대에서 살 생각은 없다. 그런데 김씨는 이 오피스텔에 전세 또는 월세로 사는 게 아니다. 김씨 부모가 2003년 1억7000만 원에 구입해놨기 때문. 이 오피스텔도 처음 7년 동안은 월세를 받았으나 2009년 김씨가 결혼하면서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 큰아들인 김씨가 이사를 가면 또 월세를 받다가 둘째아들이 결혼하면 다시 아들의 신혼집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둘째아들 역시 이사를 간다면 또다시 월세를 받거나, 김씨 부모가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한 후 직접 들어와 살 생각도 있다. 부모 역시 서울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굳이 지방으로 떠나고 싶지 않기 때문. 실제로 이 오피스텔에는 노부부 둘이 사는 세대도 적지 않다.

    ‘2011년 주거 공간 7대 트렌드’

    골드족 … 강소 주택 … 생활 한옥이 뜬다


    주택 전문 개발회사 피데스개발이 2010년 12월 7일 발표한 ‘2011년 주거 공간 7대 트렌드’는 아래와 같다.

    1. 골드족 새롭게 부상

    골드 미스, 골드 미스터, 골드 시니어, 골드 키드, 골드 포리너 등 경제적으로 부유한 층이 주택 시장의 핵심 소비자로 등장해 이들을 위한 맞춤형 주거상품이 생겨난다. 예를 들어 골드 미스를 위해 사각지대 없는 CCTV가 설치되고 밝고 화사하게 디자인된 지하공간과 주차하기 쉬운 폭넓은 주차공간이 강화되고, 골드 미스터를 위해 남자의 체격에 맞춘 주방과 세면대, 운동기구를 수납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이 설치된다.

    2. 주거 공간의 생산 요람화

    친환경 에너지 및 먹을거리에 대한 수요 증가에 맞춰 주거 공간에 친환경 에너지와 생산시설을 적용한다. 즉 농산물을 직접 생산해 먹는 GIY(Grow-It-Yourself)족이 늘어나면서 재배 시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3. 강소 주택의 탄생

    골드 싱글과 딩크(Double Income No Kids·자녀가 없는 젊은 부부)족, 통크(Tow Only No Kids·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거나 유학 보내고 부부끼리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장노년층 부부)족이 늘어나면서 소형이지만 맞춤형으로 고급스럽게 설계된 주택이 등장한다. 20평이지만 50평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설계, 즉 천장이 높아 넓은 공간감을 확보하거나, 좁은 공간에 미닫이문을 설치하는 등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디자인이 인기를 끌 것이다.

    4. 아파트 저층의 재발견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주거 공간이 아파트 저층에 적용된다.

    5. 시니어를 배려한 유니버설 디자인 유행

    ‘노인끼리 모여 살기 싫고, 살던 곳에서 늙고 싶다’는 시니어들의 요구에 따라 무장애, 안전, 고령자 대응 설계 등을 담은 디자인이 인기를 끌 것이다.

    6. 생활 한옥의 등장

    한옥의 멋과 맛을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생활 한옥이 등장한다. 현대식 건물에 전통 한옥의 사랑채를 적용하는 등 한옥의 재해석이 본격화될 것이다.

    7. 주거 소셜커머스 시대 개막

    취미, 직업, 애완동물 등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주거 공동체가 등장하면서 이들이 집을 공동구매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 개발된다. 예를 들어 애완동물을 위한 펫룸 시설을 별도로 설치하고 예술가를 위한 전용 작업실이나 전시실을 갖춘다.


    삼성동에 있는 IT 회사에 근무하는 유하진(37) 씨가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단지의 소형 아파트(42㎡·12평)에 1억7000만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전세금을 내고 거주하는 가장 큰 이유는 편리한 교통 때문이다. 역세권인 데다가 강남이나 외곽으로 가는 버스 노선도 많다. 게다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한강과 올림픽공원 등이 가까워 문화생활을 즐기거나 운동을 하기에도 좋다. 그는 주말마다 아내와 함께 한강에 자전거를 타러 나간다. 날씨가 풀리면 자전거로 출퇴근할 생각도 있다.

    집은 42㎡로 작지만 거실과 방, 부엌, 화장실, 다용도실까지 필요한 시설은 다 갖춰져 있다. 베란다를 확장한 데다 거실과 침실로 쓰는 방이 여닫이문이 아닌 미닫이문으로 연결돼 잠잘 때를 제외하곤 항상 문을 열어놓다 보니, 한결 집이 넓어 보인다. 평수가 작다 보니 청소하기도 편하고, 관리비도 적은 편이다. 유씨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이다 보니 보완이 철저하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고 강조했다. 본인뿐 아니라 아내도 야근이 잦기 때문.

    잠실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해온 ‘박준공인’의 박준 대표는 “잠실의 소형 아파트에는 신혼부부뿐 아니라 소득이 높은 골드 미스도 꽤 산다. ‘새 집’이라 깨끗하고 보완시설이 잘돼 있고 편의시설도 좋기 때문이다. 특히 공항버스 리무진 정거장이 근처에 있어 여승무원이 많이 거주한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 소형 아파트(12평형, 25평형)의 경우 집주인 직접 거주와 전세, 반전세, 월세의 형태가 섞여 있다. 하지만 확실한 건 거주자들은 편리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싼 비용을 치렀다는 사실이다.

    최근 소형 주택의 인기는 부동산을 투자가치뿐 아니라 직장과의 근접성, 삶의 편리성 등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젊은 1~2인 가구들이 이를 거주지로 선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가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에 거주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 사실 소형 주택이 그간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소형 아파트와 오피스텔뿐 아니라 ‘원룸’이라 통칭하던 다가구, 다세대 등이 모두 소형 주택에 속한다. 하지만 최근 핫이슈로 떠오르는 소형 주택은 작으면서도 공간 활용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구조, 세련된 인테리어, 럭셔리한 자재 등으로 탈바꿈해 과거 퀴퀴한 원룸 이미지를 벗어던졌다는 게 특색이다.

    주택 전문 개발회사 피데스개발이 2010년 12월 7일 한국갤럽 등과 공동 조사한 ‘2010 주거공간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와 세계 주택 전문가들과 미래 주택 트렌드를 논의한 내용 등을 토대로 ‘2011년 주거 공간 7대 트렌드’를 발표했는데, 여기서도 이른바 ‘강소(强小) 주택’이 인기를 끌 것으로 봤다. 피데스개발 김희정 R·D센터 소장은 “2011년은 주택시장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는 변곡점”이라며 “특히 2010년 소형 주택 붐이 생겨났다면, 2011년엔 소형 주택 고급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상자기사 참고).

    수익형 부동산으로 각광받는 도시형 생활주택 역시 수요자 맞춤형과 고급화가 관건이다. 수목건축 서용식 대표는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아파트’로 대표되는 대량·단순화 상품에서 소량·다양화 상품으로 주택이 연구되고 개발돼야 한다. 즉 주택의 규모를 줄이는 대신 종류를 대폭 늘리는 건 물론, 기존 원룸과 달리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수요자가 찾기 때문에 투자자도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형 주택은 부동산 블루칩

    ‘롯데캐슬 루미니’ 조감도.

    올해는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는 변곡점

    수목건축이 서울 휘경동, 목동, 제기동 등에 건설한 도시형 생활주택 ‘마이바움’은 냉장고, 시스템 에어컨, 붙박이장 등 생활가전과 가구를 모두 갖추었을 뿐 아니라 세련된 외형과 인테리어도 강조했다. 주차장과 엘리베이터 앞에 보안시스템을 갖춘 CC(폐쇄회로)TV 등을 설치해 소형 주택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보안을 강화했다. 이제는 대형 건설사까지 뛰어들어 차별화, 고급화 경쟁을 벌이면서 소형 아파트와 ‘서비스드 레지던스’의 강점을 두루 갖춘 도시형 생활주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롯데건설은 빌트인 시스템과 갤러리, 스파, 스포츠 시설 등 커뮤니티 공간을 특화한 소형 주거상품 브랜드 ‘캐슬 루미니’를 선보였고 GS건설도 독신남녀, 신혼부부, 노부부 등 수요층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내부 구조를 달리하는 디자인 콘셉트를 발표하고 이를 오피스텔과 도심형 생활주택, 대형 아파트 단지 내 소형 아파트 등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주택 시장도 ‘다품종 소량 생산’ 시대를 맞으면서 젊은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잠자는 공간 외에 주방과 식당, 거실, 세탁실 등 모든 생활공간을 공용으로 이용하는 ‘셰어 하우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테마 하우스’ 등이 떠오를 전망이다. 다음은 서용식 대표의 설명이다.

    “1인 가구는 공용과 개인 생활공간이 결합된 주거 환경을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수목건축에선 조만간 연희동에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한 ‘셰어 하우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 도심 속 테마 하우스도 분명히 많아질 것으로 보는데요. 예를 들어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은 ‘자전거 주차’가 가장 큰 관심사인데, 이들을 대상으로 자전거 파킹 시설을 마련한 주택을 선보이는 거죠. 과거엔 큰 주택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한 부분만 특화하기엔 소형 주택이 더 유리합니다. 밴드 연습실을 마련한 주택, 집 안에 애완동물 전용 공간을 마련한 주택 등 맞춤형 주택이 앞으로 많아질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소형 주택은 미래 주거문화 변화의 초석이라 할 수 있죠.”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