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 드럭스’는 섹시한 영화다. 특히 이 영화는 연인이나 부부가 함께 보면 좋다. 목하 열애 중인 연인이라면 그날 하루치의 엔도르핀을 충전받을 것이고, 열애의 순간을 공유한 부부라면 ‘한때’를 떠올려볼 법하다. 말하자면 ‘러브 · 드럭스’는 연인들의 소중한 순간을 장면화·이미지화하는 데 성공했다. 무릇 로맨스 영화의 힘은 매력적인 한 장면에서 나오지 않던가.
‘러브 · 드럭스’는 이종결합적 장르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시작은 로맨틱 코미디다. 자타공인 연애전문가인 제이미는 상사 애인을 농락하다 쫓겨난다.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직장을 얻는데, 바로 제약회사다. 오리엔테이션부터 상사 미팅에 이르기까지 만나는 회사 선배마다 그에게 영업 마인드를 강조한다. “몸도 마음도 돈도 체력도 아끼지 마라. 무조건 들이대고, 무조건 샘플을 놓고, 무조건 약을 팔아라”라고 말이다.
영화 초반은 초짜 영업사원이 콧대 높은 병원 문을 넘어 의사 눈에 잘 띄는 곳에 약을 놓는 순간까지 빠른 속도로 달려간다. 비트로 꽉 찬 음악과 빠른 장면 전개 때마다 침대 위 섹시한 여성도 바뀌고, 그 리듬감에 맞춰 영화의 온도도 달궈진다. 그리고 영화의 리듬에 관객이 몸을 맡길 때쯤 여주인공 매기가 등장한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매기가 파킨슨병 환자로 나온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그녀는 난치성 질병 환자라는 낙인을 찍고 나타난다. 난치병 환자라고 하지만 매기는 오히려 순간을 즐기자며 제이미에게 쿨한 섹스 파트너가 돼줄 것을 제안한다. 속물끼리, 속물처럼 만나고 즐기자고 말이다. 하지만 점점 이 쿨한 사랑이 끈적거리기 시작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러브 · 드럭스’는 전통적인 멜로드라마의 공식을 고스란히 따라간다. 지속적 관계를 거부하던 매기 곁에 제이미가 남기로 하고 마침내 두 사람은 연인이 된다.
아쉽게도 마지막 장면은 너무도 온당하고 윤리적인 대답을 찾아간다. 촌철살인의 대화, 제약회사 직원들의 살벌한 실적 경쟁, 깔끔하고 과감한 섹스신으로 이뤄진 영화 초반의 매력은 윤리적 온당함보다는 사실성을 기반으로 했다. 물론 로맨틱 코미디와 멜로드라마가 결합된 대중적 복합장르로서 선택할 수 있는 결말에 한계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한편 이 영화가 ‘가을의 전설’ ‘라스트 사무라이’를 연출한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러브 · 드럭스’의 결혼이 대략 납득할 만하다고 느껴진다. 에드워드 즈윅 감독은 통속 비극의 정서를 속도감 넘치게 편집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제이크 질렌할과 앤 해서웨이의 자연스러운 연기다. 자연스러움의 첫 번째는 무람없는 두 사람의 섹스신이다. 할리우드에서 영향력 있는 여배우 중 한 사람인 앤 해서웨이는 첫 장면부터 가슴을 노출한다. 이는 여러 가지 시사점을 준다. 세계적 스타라는 수식어가 이 여배우의 노출을 숨길 만한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앤 해서웨이가 진짜 프로페셔널한 여배우로 보였다는 뜻이다.
어떻게 보면 모든 사람의 연애는 로맨틱 코미디로 시작해 냉소적 드라마로 끝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굵어진 허리, 늘어진 뱃살을 지닌 중년 부부라 할지라도 과거엔 영화 속 제이미, 매기처럼 장난스럽게 서로의 몸을 만지지 않았을까? 어두운 뒷골목에서 몰래 키스를 나누기도 하고 상대의 전화를 기다리며 하루가 멀다 하고 데이트하던 기억…. 그런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 덕분에 우리는 이 영화의 결말을 견딜 수 있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환상적인 결말이지만 말이다.
‘러브 · 드럭스’는 이종결합적 장르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시작은 로맨틱 코미디다. 자타공인 연애전문가인 제이미는 상사 애인을 농락하다 쫓겨난다.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직장을 얻는데, 바로 제약회사다. 오리엔테이션부터 상사 미팅에 이르기까지 만나는 회사 선배마다 그에게 영업 마인드를 강조한다. “몸도 마음도 돈도 체력도 아끼지 마라. 무조건 들이대고, 무조건 샘플을 놓고, 무조건 약을 팔아라”라고 말이다.
영화 초반은 초짜 영업사원이 콧대 높은 병원 문을 넘어 의사 눈에 잘 띄는 곳에 약을 놓는 순간까지 빠른 속도로 달려간다. 비트로 꽉 찬 음악과 빠른 장면 전개 때마다 침대 위 섹시한 여성도 바뀌고, 그 리듬감에 맞춰 영화의 온도도 달궈진다. 그리고 영화의 리듬에 관객이 몸을 맡길 때쯤 여주인공 매기가 등장한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매기가 파킨슨병 환자로 나온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그녀는 난치성 질병 환자라는 낙인을 찍고 나타난다. 난치병 환자라고 하지만 매기는 오히려 순간을 즐기자며 제이미에게 쿨한 섹스 파트너가 돼줄 것을 제안한다. 속물끼리, 속물처럼 만나고 즐기자고 말이다. 하지만 점점 이 쿨한 사랑이 끈적거리기 시작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러브 · 드럭스’는 전통적인 멜로드라마의 공식을 고스란히 따라간다. 지속적 관계를 거부하던 매기 곁에 제이미가 남기로 하고 마침내 두 사람은 연인이 된다.
아쉽게도 마지막 장면은 너무도 온당하고 윤리적인 대답을 찾아간다. 촌철살인의 대화, 제약회사 직원들의 살벌한 실적 경쟁, 깔끔하고 과감한 섹스신으로 이뤄진 영화 초반의 매력은 윤리적 온당함보다는 사실성을 기반으로 했다. 물론 로맨틱 코미디와 멜로드라마가 결합된 대중적 복합장르로서 선택할 수 있는 결말에 한계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한편 이 영화가 ‘가을의 전설’ ‘라스트 사무라이’를 연출한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러브 · 드럭스’의 결혼이 대략 납득할 만하다고 느껴진다. 에드워드 즈윅 감독은 통속 비극의 정서를 속도감 넘치게 편집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제이크 질렌할과 앤 해서웨이의 자연스러운 연기다. 자연스러움의 첫 번째는 무람없는 두 사람의 섹스신이다. 할리우드에서 영향력 있는 여배우 중 한 사람인 앤 해서웨이는 첫 장면부터 가슴을 노출한다. 이는 여러 가지 시사점을 준다. 세계적 스타라는 수식어가 이 여배우의 노출을 숨길 만한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앤 해서웨이가 진짜 프로페셔널한 여배우로 보였다는 뜻이다.
어떻게 보면 모든 사람의 연애는 로맨틱 코미디로 시작해 냉소적 드라마로 끝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굵어진 허리, 늘어진 뱃살을 지닌 중년 부부라 할지라도 과거엔 영화 속 제이미, 매기처럼 장난스럽게 서로의 몸을 만지지 않았을까? 어두운 뒷골목에서 몰래 키스를 나누기도 하고 상대의 전화를 기다리며 하루가 멀다 하고 데이트하던 기억…. 그런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 덕분에 우리는 이 영화의 결말을 견딜 수 있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환상적인 결말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