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HD현대일렉트릭 등 주요 기업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각 사 제공]](https://dimg.donga.com/a/700/0/90/5/ugc/CDB/WEEKLY/Article/67/92/f1/6c/6792f16c06a2d2738276.jpg)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HD현대일렉트릭 등 주요 기업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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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피크아웃’ 현대차, 주가는 상승
바이오 섹터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새 역사를 썼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 해당하는 매출 1조2564억 원, 영업이익 3257억 원을 기록해 연매출 4조5473억 원을 달성했다. 이로써 국내 바이오 기업 최초로 ‘연매출 4조’ 시대를 열었다. 올해 연매출 목표로는 5조5705억 원을 내걸었다. 지난해 이미 1조 원대 계약 3건을 체결해 수주 금액 5조 원을 넘어선 데다, 올해 4월 5공장 가동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능력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연초에는 2조 원대 초대형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라 보고 목표주가를 최고 135만 원까지 상향했다.
현대차도 지난해 4분기 양호한 실적을 냈다. 매출 46조6237억 원, 영업이익 2조8222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2020년 이후 4년 만에 감소했으나 매출은 증권가 전망치를 웃돌았다. 현대차 측은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한) 인센티브가 증가했고, 3분기 발생한 판매보증충당금에 연말 급등한 환율이 적용되면서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시장에는 현대차 ‘실적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에 대한 예상이 많았다. 증권사들도 일찌감치 목표주가를 내린 상태다. 그럼에도 4분기 매출이 한 차례 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배당금이 주당 6000원으로 책정되자 이날 주가는 소폭 상승했다.
HD현대일렉 “납품 이월로 어닝쇼크”
반면 HD현대일렉트릭은 1월 20일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8157억 원, 영업이익 1663억 원으로 증권가 컨센서스(영업이익 2194억 원)에 미치치 못했다. 이에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루 만에 주가가 8% 가까이 하락했다. 대장주인 HD현대일렉트릭 실적이 부진하자 다른 전력주 주가도 동반 약세를 보였고, 시장에선 ‘업황 둔화 신호’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번 어닝쇼크는 미국 고객사 요청으로 납품 이월 물량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며, 올해 1~2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는 게 HD현대일렉트릭 측 입장이다. 또 1월 20일(현지 시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0억 달러(약 719조 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22일 주가는 다시 양봉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기업 성장을 견인할 핵심 포인트로 “미국 수출 관련 독점적 지위”를 꼽았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SK하이닉스와 HD현대일렉트릭은 AI·전력,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 CDMO 분야에서 미국이 중국을 제외하고 거의 유일하게 손잡을 수 있는 파트너이기에 중장기적으로 계속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현대차는 트럼프 관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탓에 미국 수출로는 더 성장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로봇, 우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어 지금처럼 주가가 낮을 때 오히려 담기에 괜찮은 종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염 이사는 “4분기 실적 시즌을 요약하면 ‘우등생이 계속 우등생인 상황’”이라며 “단기로는 주가가 내린 곳도 있지만, (실적) 숫자상 그간 좋은 퍼포먼스를 내온 기업이 앞으로도 성장하며 증시를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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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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