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제가 일주일(168시간) 중 ‘집’이라는 공간에서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세어보았습니다. 아침 7시 30분에 일어나 8시에 나가고(30분) 평균적으로 밤 11시에 들어와 새벽 1시에 자니(2시간) 하루로 따지면 2시간 30분입니다. 그렇게 사는 게 주중 5일이니 합쳐서 12시간 30분이고, 주말 이틀 ‘눈 떠 있는’ 24시간을 더한다 해도 총 36시간 30분밖에 안 되지요.
이처럼 야근이 잦고 약속이 많고 온갖 활동이 많은 현대인들, 특히 젊은 독신남녀나 신혼부부에게 집은 바쁜 일상에 ‘잠시’지만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면 충분합니다. 그러다 보니 집은 넓을 필요가 전혀 없고, 생활의 편리성이 더욱 중요하죠. 솔직히 제 경우 웬만한 일을 밖에서 다 해결하니 짐도 별로 많지 않아, 좁은 공간이지만 최대한 활용할 수 있고요(춤도 추고 위핏도 하고, 그 좁은 집에서 할 건 다 합니다^^).
지금 전세로 살지만, 요즘 ‘굳이 집을 사야 하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쉽게도 더 이상 집을 사서 시세차익을 남길 일도 없는 데다, 요즘 ‘몸’만 쏙 들어가서 살면 되는 ‘풀옵션’ 주택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으니까요. 산다(Buy)고 해도, 정말 살(Live) 집을 꼼꼼히 따져 살(Buy) 것 같아요. 지금과 같은 소형 주택의 인기는 단순한 수익형 부동산을 넘어 주거 문화를 바꾸는 초석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강지남), “불륜남녀(를 위한 은밀한 공간)!”(이지은). 아,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