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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 전략폭격기 3종 아태지역 동시 전개

북한·중국 견제, 전략폭격기 편대 이동연습 목적…일본은 요격 아닌 선제공격이 답

  • 이규석 동북아국제문제연구소장 ja4514@naver.com

美 전략폭격기 3종 아태지역 동시 전개

8월 17일 미국이 태평양상의 전략요충지 괌에 처음으로 B-52, B-1B, B-2 등 전략폭격기 3종을 동시 배치했다. 그동안 미군은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직후, 중국이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권을 설정한 후, 그리고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며 인공섬을 조성할 때 이들 상공에 전략폭격기를 비행시켜 중국과 북한을 견제해왔다. 이번 활동 역시 북한의 핵실험과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 남중국해를 통한 중국의 해양 진출 등을 견제함과 동시에 미국의 핵 억지력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괌 기지에서 전략폭격기 3종을 개별적으로 전개한 적은 있었으나, 이번처럼 전 기종을 동시에 출격한 일은 없었다.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임무와 관련해 미 태평양 공군은 “세계 규모의 안전 보장과 미국의 신뢰할 수 있는 전략방위 능력을 보여줬다”고 설명하면서 아시아·태평양(아태)지역의 미 공군력을 강화했음을 거듭 강조했다.    

전략폭격기 3종은 항속거리가 길고(B-52 1만6000km/ B-1B 1만2000km/ B-2 1만2000km), 특히 공중급유가 가능해 지구를 일주할 수도 있다. 또한 핵폭탄과 순항미사일 등 무기를 대량 탑재할 수 있어 일찍부터 미 공군의 가장 유력한 전략무기로 인정받아왔다. 특히 B-2는 고성능 레이더망에도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성능을 갖춰 적진 깊숙이 침입해 작전을 수행한다.   

이번 미 공군의 수행과 관련해 우방인 일본을 지원하고 중국에 미리 경고하는 차원에서 전략폭격기를 날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일본 해상보안청과 육·해·공 자위대는 아베 신조 총리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폐막식에 참가했을 때 일본 지휘소가 이동한 틈을 타 중국 공선과 어선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접속 수역에 침입해 들어올 것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죽음의 새’ ‘침묵의 암살자’…전략폭격기 3종

또한 미국은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펼쳐지는 한미 대규모 종합전투훈련(을지프리덤가디언·UFG) 기간(8월 22일~9월 2일) 중 동북아시아 지역에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이 이 훈련에 반발하며 핵 선제공격 등을 운운할 때 전략폭격기 전 기종을 띄워 북한의 도발을 묶어두려 했다는 분석도 설득력이 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노림수였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현재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에 강경하고 저돌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를 매우 위험하게 여기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대화의 실마리조차 잡을 수 없을 만큼 꼬여 있으며, 9월 초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G20 서미트(정상회담) 전까지는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으리란 전망이다.

한편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전략폭격기의 동시 발진을 ‘이동연습’의 일환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괌과 미국 본토, 독일 미 공군기지에 모두 전략폭격기 편대가 있어 서로 돌아가면서 편대 이동을 하며 배치되고 있다. 평소 이렇게 훈련을 해둬야 비상시 전격 출격해 제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UFG에도 괌에서 출격하는 전략폭격기 편대가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전략폭격기 3종의 전개는 UFG 참가에 앞서 비행연습 차원에서 이뤄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 전략폭격기는 워낙 고가인 데다 비밀 정보가 많아 활동과 작전 상황은 거의 비공개로 이뤄진다. 특히 B-2는 같은 중량(71.7kg)의 금과 가격이 같다고 알려졌을 만큼 고가이고 현재 21기밖에 없다.    

B-52는 베트남전쟁에 처음으로 실전 참가해 북베트남에 융단폭격을 가함으로써 악명을 떨쳤다. 1972년 12월 ‘라인배커(Linebacker)Ⅱ’ 작전에서 B-52 150기가 출격해 하노이와 하이퐁을 잿더미로 만들며 북베트남을 붕괴 직전까지 몰고 간 바 있다. 그리고 1991년 걸프전쟁,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2003년 이라크전쟁 때도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 섬의 기지에서 발진, 대규모 폭격을 수행했다. 이렇듯 B-52는 냉전시대와 냉전 종결 후 수행한 전쟁에서 전략폭격기로 명성을 쌓으며 ‘스트라토포트리스(Stratofortress·성층권의 요새)’ 또는 ‘죽음의 새’로 불렸다.   

B-1B는 저공으로 초음속(초고속)비행을 해 적지에 침입하는 장거리 전략핵폭격기로, 최대속도는 마하 1.25이다. 현재는 긴급근접항공지원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보통 B-52가 고공에서 대규모 폭격을 가하면 B-1B는 덜 파괴된 곳을 조준해 초토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B-1B는 저공으로 날기 때문에 정밀타격이 가능하다. 별명은 ‘랜서(rancer·창)’ 또는 ‘본(B-One·해골 장식)’이다. 할리우드 영화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2009)에서는 B-1B가 종반 전투에서 2000파운드(약 910kg)의 제이댐(JDAM·스마트 폭탄)을 투하하며 적을 격파하는 장면이 나온다. 



日 미사일방어체계 한계, 전략폭격기로 극복? 

B-2는 기체 전부가 날개 모양의 특수한 형상을 하고 있으며 비행 소리도 작다. 적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도 갖춰 적지 깊숙이 침투해 임무를 완수하는 안성맞춤의 전략폭격기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장 21m, 폭 52m이다. 임무를 끝내고 돌아갈 때에야 비로소 적의 눈에 띄게 돼 ‘침묵의 암살자’ 또는 ‘스피릿(Spirit)’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B-2의 첫 실전은 1999년 코소보 분쟁에서 이뤄졌다. 공교롭게도 세르비아주재 중국대사관을 오폭했는데, 당시 중국이 세르비아 측을 지원하고 있어 대사관 지하에 자리한 지휘소를 고의로 폭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2014년 할리우드판 ‘고질라(Godzilla)’가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후 올해 7월 29일 공개된 29번째 시리즈인 ‘신 고질라(Godzilla Resurgence)’에도 B-2가 등장해 화제를 모은다.

최근 일본 미사일방어(MD)체계의 불안전성과 물리적 한계가 드러나 전략폭격기에 대한 인식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8월 3일 고체연료를 사용한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이동식발사차량을 이용해 황해남도 은율에서 일본을 향해 발사했다. 이동식발사차량을 이용한 발사라 징후를 포착하지 못한 일본은 미사일을 미처 요격하지 못했다.

결국 일본은 요격이 아닌 ‘선제공격’이 답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어떻게든 포착하고 탄도가 일본으로 향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직후 일본 쪽에서 선제타격을 하는 것이다. 일본은 이미 지난해 안보 관련 법안을 개정해 선제공격이 가능하도록 법체제를 정비했다. 선제타격 수단은 일본 미사일기지에서 발사하는 미사일 또는 정밀타격이 가능한 전략폭격기다. 날이 갈수록 한미일 전략폭격기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주간동아 2016.09.07 1054호 (p50~51)

이규석 동북아국제문제연구소장 ja45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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