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89

2009.06.09

고통 즐기는 ‘마조히스트’들 은신처 ‘오크몬트 컨트리클럽’

  • 노수성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ool@golfdigest.co.kr

    입력2009-06-03 17: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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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US오픈을 앞두고 오크몬트 컨트리클럽(Oakmont Country Club)은 대대적인 개조에 나서 5000그루가 넘는 나무를 없앴다. 하지만 골프계에서 독보적이라 할 수 있는 ‘가혹한 이미지’는 여전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에 자리한 이 골프장은 ‘인근에 난이도가 충분히 높은 코스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만들어진 만큼, 코스가 어렵기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골프장의 설립자인 H. C. 파운스는 자수성가한 철강업계 거물로 40대 초반에 골프를 시작했지만 예선을 거쳐 4차례나 US오픈에 출전한 실력자.

    그는 1903년 헨리 포네스에게 코스 설계를 의뢰해 골프장 공사를 시작한 뒤 이듬해 완성했고, 1935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난이도 높은 코스를 그대로 유지하기를 원했다. 그의 아들 W. C. 파운스 또한 뛰어난 골프 선수였다. US아마추어대회에 19번이나 참가했고 1910년에는 우승도 했으며 1922년 제1회 워커컵 팀의 선수 겸 주장을 맡을 만큼 뛰어난 선수였다. 또 1926~27년에는 미국골프협회장을 맡기도 했다.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은 그 역시 높은 난이도를 갈망했고, 결국 오크몬트를 ‘고통을 즐기는 마조히스트들의 은신처’로 만들어버렸다.

    오크몬트(파71, 7255야드)는 최고 난이도의 시험장이다. 탈출하기 힘든 벙커(특히 15번 홀의 기도석 벙커)와 급한 경사, 빠른 그린, 해저드가 샷 메이킹의 최고수들에게만 낮은 스코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US오픈을 8번(1927, 35, 53, 62, 72, 83, 94, 2007년) 개최하면서 최다 기록을 갖게 됐고 3번의 PGA챔피언십(1922, 51, 78년), 1번의 US여자오픈(1992년), 5번의 US아마추어선수권 홈 코스가 됐다. 2007년 오크몬트에서 열린 US오픈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앙헬 카브레라가 우승했다.

    오크몬트는 ‘골프 다이제스트’의 ‘미국 내 100대 코스’ 순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2009~10년 순위는 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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