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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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癌에 좋다는 건강식품 효과 입증할 근거 없다”

日 후생노동성·국립암센터‘가이드북’ 펴내

  • 도쿄=이형삼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hans@donga.com

    입력2008-10-27 1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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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癌에 좋다는 건강식품 효과 입증할 근거 없다”

    유방암 세포의 현미경 사진.

    건강식품의 천국 일본. 이러저러한 질환에 좋다는 갖가지 건강식품이 약국과 백화점 진열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 병원 치료로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려는 심정으로 고가의 건강식품을 구해 먹는다.

    1981년 이후 일본인의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매년 30만명 이상이 암으로 사망하고, 60만명 이상의 새로운 암환자가 발생한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암환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 이런 사정 때문에 일본에서 주로 소비되는 건강식품 중에는 암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것들이 적지 않다. 아가리쿠스, 프로폴리스, AHCC, 상어연골, 상황버섯 등이 대표적인 제품들.

    아가리쿠스는 암 축소, 환자 연명 보고 없어

    그런데 일본 후생노동성과 국립암센터가 이들 암치료 대체요법 건강식품의 직접적인 치료효과를 증명하는 과학적 근거가 거의 없다는 공식 견해를 밝혀 이에 의존하는 암환자와 가족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후생노동성 암연구 조성금으로 조직된 ‘암 대체요법의 과학적 검증과 임상응용에 관한 연구반(班)’은 최근 펴낸 ‘암 보완대체의료 가이드북’(이하 ‘가이드북’) 2판에서 “암의 치료와 재발 예방을 목적으로 특정 건강식품을 이용하는 것은 현 단계에서는 대부분 확고한 과학적 검증이 없다”며 2006년 ‘가이드북’ 1판에서 공개한 연구결과를 보완, 설명했다. ‘가이드북’은 “대부분의 환자가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의사, 약사, 영양사 등과 상담도 없이 건강식품을 보완대체의료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암치료 대체요법에 쓰이는 주요 건강식품에 대한 ‘가이드북’의 조사결과 요약.

    아가리쿠스 아가리쿠스의 항암효과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작용 등이 알려졌지만, 대부분 배양세포와 실험동물 연구보고다. 그 결과가 사람에게도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다. 자궁암과 난소암에서 항암제의 부작용(식욕부진, 탈모, 전신 무력감 등) 경감에 유효하다는 보고가 있다. 그런가 하면 아가리쿠스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심각한 간기능 장애, 폐렴, 피부염 사례가 여러 건 있다. 어느 데이터에서도 암의 축소나 환자의 연명(延命)효과를 증명한 보고는 없다.



    프로폴리스 항암효과에 대한 연구 성과는 배양세포와 실험동물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다. 사람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암의 축소나 연명효과를 인정한 보고는 한 편도 없다. 프로폴리스를 경구로 섭취했다가 알레르기 반응과 구내염을 일으킨 경우가 있다. 2005년 대만에서도 프로폴리스를 섭취한 환자가 혈액투석이 필요한 신장 장애를 일으켰다는 보고가 있다. 프로폴리스는 벌의 생식기에서 분리해 얻기에 벌의 부산물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많아 건강 피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프로폴리스의 성분은 생산지에 따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여기서 소개하는 정보가 전체 상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AHCC AHCC는 표고버섯 균사체를 배양해 추출한 복합다당류인데, 간암 수술 후의 재발 예방과 생존율 연장효과를 보여주는 임상시험이 한 건 있다. 가벼운 구토 외에는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AHCC가 왜 재발률과 생존율에 영향을 줬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게 없다. 또 간암 이외의 다른 암에 대한 효과는 전혀 알 수 없으므로 향후 복수(複數)의 임상시험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

    상어연골 종양이 작아지거나 없어진 사례는 하나도 없다. 21건의 부작용이 보고됐는데 그중 14건이 오심, 구토, 변비 등 소화기 증상이다. 관련 논문 저자들은 “상어연골을 단독으로 사용한 경우 항암효과를 보이지 않았고 삶의 질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신장암 환자의 생존 예후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발견됐으나 유방암 대장암 등 진행암 환자에게선 유효성이 보이지 않았다.

    상황버섯 전립선암, 뼈로 전이된 간암, 폐로 전이된 간암에서 종양이 사라졌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그 효과에 대해서는 냉정한 해석이 필요하다. 이들 보고만으로 상황버섯이 암환자에게 어느 정도로 효과가 있는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사례 보고의 경우 우연히 일어난 현상을 과대평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간암은 6만~10만분의 1 비율로 종양이 자연 소실될 수 있다. 따라서 2, 3번째 사례는 상황버섯을 섭취하지 않아도 일어났을 현상일지 모른다.

    “癌에 좋다는 건강식품 효과 입증할 근거 없다”

    도쿄 대형 쇼핑몰의 건강식품 매장. ‘가이드북’ 1판 내용을 1면 톱기사로 보도한 ‘아사히신문’. 일본 후생노동성과 국립암센터가 펴낸 ‘암 보완대체의료 가이드북’ 2판(왼쪽부터).

    상어연골도 종양 축소나 없어진 사례 전무

    국립 시코쿠(四國) 암센터 의사인 스미요시 요시미쓰 씨는 “암 보완대체의료는 어디까지나 서양의료를 보완하는 협력자일 뿐이다. 서양의료를 중지하고 보완대체의료만으로 암 치료를 할 수는 없다”며 ‘가이드북’이 출간된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가나자와(金澤)대학에서 보완대체의료학을 가르치는 오노 사토시 교수도 “보완대체의료는 암 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경우가 많지만, 과학적 근거가 적고 유효성과 안전성에 불분명한 점이 많다”고 했다.

    일본 건강진흥영양식품협회 마루야마 다카시 간사는 “‘아사히신문’ 등 주요 언론매체들이 ‘가이드북’의 내용을 대서특필하고, 아가리쿠스 부작용 때문으로 보이는 사망사건이 보도되고, 여러 종류의 버섯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AHCC가 실제로는 한 종의 표고버섯만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지는 등 제품의 신뢰도를 무너뜨리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버섯류 건강식품의 판매량은 한창때의 4분의 1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네트워크 마케팅과 유사한 ‘센터 영업’, 노인들을 모아놓고 식료품을 제공하며 호객하는 ‘세미나 영업’ 형태 등으로 판매경로가 지하화하고 있다는 것.

    ‘가이드북’에서 언급한 암 치료 대체요법 건강식품들은 한국에서도 많이 팔리고 있는 만큼 과학적 검증 작업이 시급하다. 암 치료에 종사하는 의료인들도 건강식품이라면 무조건 백안시할 게 아니라 체계적, 효율적인 검증 시스템을 마련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옥석을 가려내 희망을 잃은 암환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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