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81

2005.04.19

‘앉아서 세계 여행’ … 백패커 블로그 최고 가이드

  • 최영일 / vincent2013@empal.com

    입력2005-04-15 1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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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앉아서 세계 여행’ …           백패커 블로그 최고 가이드
    가상공간의 최대 장점은 시공간을 넘나든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매체들이 이점을 사람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초기 신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글은 삽화가 들어간 기행문이었다고 한다. 보통의 샐러리맨들에게 해외여행이란 오랫동안 계획을 세우고 큰맘 먹어야 한번 해볼까 말까 한 ‘이벤트’다. 때문에 훌쩍 떠나고 싶은 기분이 들 때는 서점에 들러 외국 풍물에 관한 책을 사든지, 아니면 외국 풍경이 나오는 영상을 즐기는 것으로 대신했다.

    블로그에서 뭐니 뭐니 해도 최강의 정보 제공자는 마니아들이다. 일본식으로 ‘오타쿠’라고도 지칭되는 이들은 한 가지 관심 분야에 몰입해 인생 전체가 온통 한 가지 주제어로 표현되는 사람들이다. 어딘가로 훌쩍 떠나 일상의 노동에서 벗어난 ‘무중력의 자유’를 맛보고 싶을 때 찾아볼 만한 만만찮은 마니아 블로그를 소개한다. 지금도 세계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 것 같은 ‘백패커(blog.naver.com/ moth0000)’의 공간이다. 그의 블로그는 단 두 개의 주제어로 요약된다. 예술(art)과 여행(tour)이다.

    ‘백패커’는 캐나다·미국·유럽을 비롯하여 베트남·태국·미얀마·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일대, 그리고 중국·일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예술작품이 양과 질에서 엄청난 ‘웹 뮤지엄(web museum)’을 구성하고 있다. 그의 발이 닿은 여행 기록도 히말라야부터 동남아 곳곳까지 꼼꼼히 모여 있으며, 지구촌 소수민족에 대한 이야기까지 놓치지 않고 있다. 개인의 블로그라고 하기엔 보기 드문 이미지들을 빽빽하게 모아놓은 데이터베이스 갤러리라고 부를 만하다. 과연 이 미지의 인물 ‘백패커’는 누구일까 궁금하기만 하다.

    그는 누구나 한번쯤 꿈꾸게 되는 삶, 그러니까 배낭 짊어지고 카메라 한 대 손에 들고 세계 곳곳 도시와 오지를 누비는 삶을 살며 우리들 대신 눈과 발이 되어 가상공간 한 귀퉁이에 소중한 정보를 차곡차곡 모아놓고 있다. 지금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가? 그런데 삶의 현실이 발목을 잡고 있는가? 그렇다면 백패커의 블로그를 방문해보자. 가상여행을 통한 새로운 예술 세계에서 잠시나마 청량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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