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7

..

고혈압 합병증, 초기부터 조심해야

협심증·심근경색·심부전증 등 주의보

  • 글_ 김종진 경희대 의대 동서신의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입력2007-10-22 10:17: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고혈압 합병증, 초기부터 조심해야

    고혈압이 무서운 것은 뇌졸중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합병증이 무서운 질환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합병증은 무서워하면서도 그 원인질환인 고혈압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고혈압으로 인해 혈관에 오랫동안 높은 압력이 가해지면, 혈관벽 조직에 악영향을 끼쳐 혈관이 찢어지거나 동맥경화가 진행돼 생명을 위협하는 다양한 합병증을 겪게 된다.

    여러 가지 합병증

    고혈압은 심장이 펌프 작용을 하는 데 필요한 혈액을 공급해주는 혈관인 관상동맥에도 영향을 미친다. 동맥경화가 생겨 심장근육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게 되면 협심증이나 30, 40대 돌연사의 주범인 심근경색이 발병할 수 있다. 혈압이 높아지면 심장에 과부하를 줘 심장기능이 점차 떨어지고 체내에 필요한 혈액량을 공급하지 못해 심부전이 생길 수도 있다.

    고혈압은 신장(콩팥)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고혈압에 의해 신장의 모세혈관이 손상돼 만성 신부전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반대로 신장의 손상으로 고혈압이 생기기도 한다. 대한신장학회가 2005년 전국 39개 종합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18세 이상 성인 32만9581명을 분석한 결과, 만성 콩팥병 1기 환자의 22.5%가 고혈압으로 진단됐다. 2기 환자의 경우는 24.9%, 3기는 30.5%, 4기 39.8%, 5기 54.1% 순으로 고혈압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은 고혈압 합병증 중에서도 특히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뇌졸중의 위험률은 정상혈압을 가진 사람보다 2기 이상의 고혈압 환자에게서 7배나 높고, 수축기 혈압이 2~3mmHg 상승함에 따라 발생 비율도 6~12% 증가한다.

    이 밖에 실명을 초래할 수도 있는 고혈압성 망막증, 우리 몸의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이 찢어져 생기는 대동맥 박리증 등도 고혈압의 합병증이다.

    조기진단과 철저한 혈압관리만이 방책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혈압 합병증은 병세가 악화됐거나 진단받은 지 오래된 환자에게만 나타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전국 5개 도시 개인의원을 방문해 처음으로 고혈압을 진단받은 신규 환자 5543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 환자 중 11%에 해당하는 604명이 심각한 합병증을 앓고 있었다. 고혈압을 처음으로 진단받은 환자임에도 10명 중 1명은 이미 합병증이 생겼다는 이야기다.

    고혈압 합병증, 초기부터 조심해야
    이는 고혈압이 ‘침묵의 살인자’임을 방증하는 자료다. 또한 조사대상 고혈압 환자의 39%가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병력이 있어 고혈압이 다른 성인병과도 연관돼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고혈압 합병증의 발생 여부는 고혈압 발병 후 투병기간의 길고 짧음의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는 누가 얼마나 철저히 혈압을 관리했느냐가 중요하다.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을 동반한 환자들의 경우 동반 질환에 대한 관리가 병행돼야 함은 당연하다. 일반인도 건강한 생활습관을 기르고, 혈압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고혈압을 조기진단하는 것이 고혈압 합병증 공포에서 벗어나 행복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길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