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둥빈둥 하루 때우고 2만6000원](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10/12/13/201012130500019_1.jpg)
2년 연속 16대 1의 경쟁률
이번 겨울방학에도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는 대학생 2367명을 모집, 2011년 1월 6일부터 5주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한다. 이들은 서울시청과 산하 사업소 등에서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하루 6시간씩 주 5일 근무하며 행정업무 보조를 비롯해 민원안내, 모니터링 등의 업무를 지원할 예정. 일급은 중식비를 포함해 2만6000원이다.
공공기관 아르바이트에 지원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원자 및 경험자들은 △시간당 최저임금(4110원)보다 시급(4300원)이 높고 △방학 동안에만 해 학기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으며 △패스트푸드점, 주유소 등과 달리 사무실에서 앉아서 업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시청, 구청의 공공기관 ‘알바’(아르바이트)가 ‘꿀바’(꿀처럼 달콤한 알바)로 등극한 이유는 바로 “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털어놓는 이도 적지 않았다.
여름방학에 K구청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A씨는 “한 달 넘게 구청에서 한 일이라곤 신문 읽고 컴퓨터 하고 영어단어 조금 외우며 빈둥거린 것뿐이다. 아쉽게도 구청 업무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때때로 기사 스크랩, 서류 정리, 서류 번호 확인 등 단순업무를 하기도 했지만 이마저 거의 일감이 없어 사무실에서 개인 일을 보았다. 그는 “시청 알바와 구청 알바의 차이점이라면 구청 알바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영어공부를 하고 시청 알바는 좀 더 먼 곳에서 영어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청에서 근무한 B씨 역시 “시원한 에어컨 바람 맞으며 하루 종일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따금 화분에 물이나 주고 민원인이 버리고 간 쓰레기 주운 게 전부”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인력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는 서울시 등 공공기관도 할 말은 있다. K구청에서 근무하며 4년 넘게 아르바이트생을 겪어본 공무원 C씨는 “5주 동안 일을 가르쳐서 써먹을 수도 없고 대학생들은 전문지식도 없어 이용할 방법이 없다. 오히려 그들이 오면 일을 찾아서 줘야 하고 모멸감을 느끼지 않게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토로했다.
![빈둥빈둥 하루 때우고 2만6000원](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10/12/13/201012130500019_2.jpg)
취업박람회 입장을 기다리는 청년들. 공공기관 ‘알바’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얼마나 도움을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