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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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패밀리의 LA행 ‘특혜설 솔솔’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입력2004-05-06 13: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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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열 패밀리의 LA행 ‘특혜설 솔솔’

    우리은행 본사 사옥 전경.

    우리은행(행장 황영기) 부산경남기업본부 권기문 RM(Relationship maneger) 지점장은 이른바 ‘로열 패밀리’다. 1남3녀 가운데 둘째 누나가 바로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2002년 대선 때 “외척에서 문제를 일으킨다면 바로 이 사람”이라고 지적받던 주인공이 바로 권씨다. 노대통령의 부산상고 후배로 노대통령의 선거 때마다 앞장서 활동한 그는 부산 금융권에서는 꽤나 알려진 유명인사.

    그런 권씨가 우리은행 LA지점 조사역(Research Officer)으로 발령받아 조만간 미국으로 간다. 정대식 우리은행 인사부장에 따르면 ‘조사역’은 지점장에서 4급직원까지 누구나 발령 낼 수 있다. 조사역은 현지 경제 연구 등 특수목적을 수행하는 경우와 연수 개념으로 나뉜다. “1973년 우리은행 입사 이후 지금까지 30년 동안 한눈팔지 않고 달려온 권씨의 경우 연수 개념의 조사역으로 발령을 받았다”는 게 정부장의 설명. 권씨의 연수기간은 2년.

    전력에 비춰본다면 그의 LA행은 하등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로열 패밀리라는 특수 신분은 경우에 따라 받지 않아도 될 의혹을 자초할 때가 많다. 권씨의 이번 LA행이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권씨의 LA행과 관련해 나도는 첫 번째 의혹은 특혜설이다. 국제화 시대, 해외근무 선호도가 높은 것은 비단 금융기관에 국한된 사정은 아니다. 더구나 근무지역이 미국 등 선진국일 경우 경쟁률은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고 그런 가운데 권씨가 발탁된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것. 국회 재정경제위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 내부 관계자한테서 이번 인사 얘기를 들었다”며 “이번 인사에 권씨가 적격인지에 대해 은행 내부에서 설왕설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 파견 인사의 경우 현지 언어 및 적응 능력 등을 감안, 엄선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우리은행 측이 이 부분에 대해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은행 측은 특혜설을 부인한다. 정부장은 “70여명의 우리은행 직원들이 세계 각국에 조사역으로 파견돼 있다”며 “권씨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5월 출국을 준비하고 있는 권씨는 현재 부산영업본부 출근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권씨와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를 대신해 청와대 제2부속실 한 관계자는 “확인 결과 권씨의 인사는 특혜와 거리가 먼 지극히 정상적인 인사”라며 “인사와 관련해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권씨가 선거 때마다 노대통령을 도운 전력을 들어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와 결부해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반대로 참여정부 출범 이후 쏟아지는 각종 민원과 청탁 등에 대해 부담을 느낀 권씨가 해외근무를 자원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권씨의 LA행과 관련해 현재 확인된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 은행 측과 권씨 어느 한쪽이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해야 로열 패밀리의 LA행에 대한 의문이 풀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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