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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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다 ‘억’ 관상동맥 질환 때문

  • 김영대/ 동아대 의대 교수·순환기내과 과장

    입력2004-05-06 1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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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쩡하다 ‘억’ 관상동맥 질환 때문

    심장과 심장 내부의 혈관은 돌연사를 일으키는 주범이다.

    사람에게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죽음은 그에 대한 준비나 대책을 마련할 시간이 없으므로 주변 사람들을 매우 힘들게 한다. 이렇게 급작스럽게 맞이하는 죽음을 ‘급사’라고 하는데, 사고사를 제외한 자연사는 원인을 이해하면 가능성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일생 동안 사람에게 급사가 문제가 되는 때는 생후 첫 6개월을 제외하면 30살이 지나면서부터이고, 45~75살 사이에 급사의 빈도가 최고에 달한다. 미국에서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이 시기에 인구 1000명당 1~2명이 급사로 인해 세상을 뜨고 있다. ‘한창 일할 나이’에 급사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성인 급사의 90%는 심장병 때문이며, 흔히 심장돌연사(sudden cardiac death)라고 부른다.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하는 예의 절반이 심장돌연사로 인한 것이다.

    오늘날 심장돌연사를 일으키는 주범은 바로 관상동맥 질환. 이 질환은 심근 조직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주로 동맥경화에 의해 좁아지거나 혈전이 생기면서 갑자기 막히는 것을 일컫는다. 관상동맥이 서서히 좁아지면, 급하게 걷거나 오르막을 걸을 경우 가슴이 조여오는 협심증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관상동맥이 급작스럽게 막히면 심근경색으로 이어지고 급기야는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심근경색을 앓는 사람의 대부분은 협심증 등의 증상이 전혀 없이 멀쩡하게 지내다가 심근경색을 일으킨다는 사실. 몇 년 전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의 조사결과 국내 급성 심근경색 환자 중 흉통 같은 사전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가 58%에 이르렀다.

    따라서 급사를 피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관상동맥 질환의 예방이다. 이 질환의 발생 위험은 남자 45살, 여자 55살이 넘어가면 증가하고 가족력, 고혈압, 당뇨병, 흡연, 비만, 운동부족, 고지혈증이 있으면 더욱 늘어 이 같은 위험요소의 해당 사항에 따라서 발생률이 곱절로 증가한다. 즉 50살 남자면서 고혈압이 있고 당뇨가 있는 데다 흡연을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대략 2x2x2=8배 정도로 질환(혹은 급사)에 걸릴 확률이 높다.



    최근 대중매체를 통해 위와 같은 위험요소들이 자주 소개되고 예방이 강조되고는 있지만, 실제 개개인이 그 중요성을 실감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조절하고자 하는 노력은 낮다고 본다. 바쁘게 사는 생활인이 자기 손금대로 명을 누리고자 한다면 아무리 증상이 없다 해도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자신이 위의 위험인자 중 몇 가지에 해당하는지 확인해보고 위험인자를 철저하게 조절하는 것이 필수적인 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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