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4

..

골프장 문화공간 변신은 무죄

  • 이종현/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입력2004-05-07 11:1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골프장 문화공간 변신은 무죄

    5월15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골프장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참가하는 유익종 쥬얼리 박학기(왼쪽부터).

    ‘골프 이야기가 있는 그린 콘서트’가 5월15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골프장에서 골퍼 가족을 대상으로 펼쳐진다. 그동안 골프라고 하면 일부 특권층의 운동으로 치부돼왔다. 그러다 보니 골프장 인근 주민들은 물론 비(非)골퍼의 상당수가 골프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봐왔다. 심지어 정치적, 사회적으로 골프 망국론을 제기하는 이들까지 있었던 게 현실이다.

    그러나 골프는 외환위기로 인해 국민들이 깊은 시름에 빠져 있을 때 등장한 박세리의 활약으로 희망을 주는 대중 스포츠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후 박지은 김미현 박희정 한희원 등의 스타들이 줄줄이 탄생했고, 최경주 허석호 등 남자선수들까지 세계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로 인해 골프를 보는 국민들의 시선도 자연스레 바뀌어갔다. 골프장과 프로골퍼들도 다양한 기부행사와 봉사활동을 통해 국민과 가까워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골프장은 인근 지역에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의 모태가 되고 있다. 골프장 한 곳이 내는 세금이 연 30억원이 넘는다. 지자체 세수 확대에 골프가 더없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들어 각 골프장들이 지역 문화행사를 개최하면서 지역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2000년부터 열린 서원밸리골프장 그린 콘서트는 지역주민과 30대 이상의 중년층을 위한 문화행사로 시작됐다. 싱그러운 골프장 잔디밭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대한 참가자들의 반응은 매우 좋다. 각 골프장 관계자들은 잔디가 망가진다는 이유로 이 같은 행사를 거부해왔으나 서원밸리 최등규 회장이 선뜻 골프장을 빌려주고 행사비를 내놓아 지역주민과 일반인 골퍼를 위해 무료공연이 열리게 된 것이다. 올 행사엔 골프를 좋아하는 포크 가수 강은철 유익종 박학기와 댄스그룹 코요태 쥬얼리가 이색 대형콘서트를 연다. 이외에도 송추골프장은 클럽하우스에서 실내악 공연을 열고 있으며 캐슬파인골프장도 3개월째 그림 전시회를 열고 있다. 캐슬파인 측은 그린에서 펼쳐지는 누드크로키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LG강촌골프장은 앙드레김 패션쇼를, 동래베네스트골프장 춘천골프장은 지역주민 축제를 열고 있다. 곧 개장할 크리스탈골프장도 지역주민과 골퍼를 대상으로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 80~90년대 망국론으로 지탄받던 골프가 최근 대중 스포츠로 거듭나면서 지방의 경제, 문화를 살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골프가 단순히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계층이 즐기는 스포츠가 아니라, 앞으로 국가와 지역에 다양한 순기능 역할을 하는 산소 같은 스포츠로 뿌리내리기를 기대해본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