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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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절약대책 ‘뒷북·전시행정’ 논란

  • 구미화 기자 mhkoo@donga.com

    입력2003-02-21 1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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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너지 절약대책 ‘뒷북·전시행정’ 논란

    “내복 입고 에너지 절약합시다.”에너지시민연대 소속 회원들이 서울 명동에서 내복을 입은 채 내복 착용과 에너지 절약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월10일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29달러를 넘어서는 등 고유가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산업자원부(이하 산자부)는 서둘러 에너지 절약 강화 대책 2단계를 일부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같은 에너지 절약대책이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전시행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산자부에 따르면 2단계 에너지 절약대책 시행으로 20일부터 매장면적 3000m2 이상의 대규모 점포 중 백화점 쇼핑센터 할인점 자동차판매소는 영업시간이 끝나면 외부조명을 사용할 수 없다. 에너지시민연대는 이 같은 에너지대책에 대해 “상처에 대한 근본적 치유 없이 고름만 닦아내는 근시안적 작태”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전력부족, LNG 바닥사태 그리고 유가폭등 등의 문제는 이미 수개월 전에 예고된 것이었음에도 이를 방관해온 정부가 다급해서야 에너지 절약대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산자부 내에서도 이번 대책이 사실상 에너지 절약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에너지 절약대책 시행대상 기관의 전력 사용에 대한 자료가 없어 에너지 절약 강화 대책의 효과를 계량화하기는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다. 백화점 등의 옥외조명을 끄도록 제한하면서 얼마만큼의 에너지가 절감되는지조차 알 수 없다는 것. 그는 “에너지 절약도 중요하지만 국민 생활에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알리는 홍보효과를 노려 이번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과 이라크 전쟁 여부에 따라 유흥업소 네온사인 사용 제한, 도로 과다조명 소등, 승용차 10부제 전면 강제 시행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무조건 사용량을 줄인다고 해서 에너지가 절약되는 게 아니라고 지적한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발전시설을 일단 가동하면 일정량의 에너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에너지 수요를 그 이하로 줄였을 경우에는 오히려 연료를 사용하고도 에너지가 남아도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무조건 수요를 줄인다고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사용억제에 급급하기보다는 효율적인 수급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에너지 절약대책 시행으로 에너지 절약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 증명되면 오히려 에너지 사용량에 대한 체계적인 데이터 구축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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