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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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전경련 부회장 자리에 눈독?

  •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입력2003-02-21 1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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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이 전경련 부회장 자리에 눈독?

    노무현 당선자가 2월10일 인수위에서 신임 전경련 회장으로 내정된 손길승 SK 회장(왼쪽)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손길승 신임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SK를 제외한 삼성, LG, 현대차 등에 부회장 추천을 의뢰하면서 신임 전경련 집행부 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손길승 회장측과 각 그룹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 부회장 선임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추천을 의뢰한 손길승 회장측은 차기 부회장에 대해 ‘전경련에서 근무하되 급여는 각사로부터 받는’ 상근체제를 원하고 있다. 손회장측 관계자는 “손회장의 구상은 전경련이 사실상 4대 그룹 부회장급 이상이 모인 상시협의체를 통해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을 제외한 각 그룹은 “상근 부회장이라면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LG 고위 관계자는 “전경련 회의 참석이 사실상 어려운 구본무 회장의 ‘실세 대리인’ 정도를 추천해달라는 말로 알고 있다. 만약 상근 부회장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고 말하고 있다. 현대차 실무진에서는 아직 공식 추천 의뢰가 들어왔다는 사실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유독 삼성만은 일찌감치 현명관 일본 담당 회장을 전경련 상근 부회장으로 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경련에서는 “현회장이 아직 상근 부회장에 내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삼성측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현회장 카드가 최적이 아니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현명관 회장은 삼성 내에서는 ‘할 일을 다한 사람’으로 꼽힌다. ‘일본 담당 회장’이라는 직함만 있을 뿐 실제 역할은 별로 없다는 것이 그룹 관계자들의 평가. 따라서 삼성측이 전경련 부회장 추천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손회장 체제 적극 지원 약속에 대한 신호로 현회장 카드를 들고 나온 것에 대해 ‘현명관 밀어내기’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4대 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손병두 부회장 사의 표명 직후 언론에 보도된 현명관 회장의 상근 부회장 내정설에 대해 “삼성측의 언론플레이 아니겠느냐”며 손길승 신임 회장 체제를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한 삼성측의 의중이 차기 집행부 구성에 그대로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나 현대차 등에서도 부회장급 인사를 전경련에 추천하기는 하겠지만 ‘상근’을 꺼리는 이들 그룹과 ‘상근’을 원하는 삼성 사이에서 누가 실세로 부상할지는 불을 보듯 뻔한 사실. 전경련 상임 부회장을 비롯한 부회장단은 20일 회장단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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