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이면 20kg이 넘는 사진 촬영장비를 챙겨 들고 무박 2일 산행에 나서는 문한영 한양대 토목공학과 교수(63). 그가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건 대학 졸업반 때다. 친구들과 통도사에 놀러 갔다가 찍은 사진이 학교 사진전에서 입상한 것이 계기가 돼 그는 산 사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일본 유학 시절에도, 그리고 대학교수가 된 후에도 그는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래서 문교수는 한국콘크리트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명망 있는 학자이면서 사진전을 10회나 연 중견 사진작가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인 그는 2000년에는 사진을 좋아하는 학자 5명과 함께 토목공학회 사진모임인 ‘토영회’를 만들기도 했다. 2월18일부터 서울 태평로에서 열리고 있는 토영회 사진전은 이 멤버들이 수년간 찍어온 사진을 모아 연 전시회다.
“사진을 찍다보면 내 눈으로 본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돼요. 눈으로는 보이지 않던 세계가 새롭게 내 앞으로 다가오는 걸 느끼는 게 바로 사진 찍기의 매력이죠.” 위치와 각도에 따라 천태만상으로 변하는 북한산 인수봉을 가장 사랑한다는 문교수는 앞으로도 1~2년에 한 번씩 계속 전시회를 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