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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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 로드쇼에 왜 따라나서나”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입력2002-10-11 13: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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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불’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많다.” 최근 산업자원부 산하 전기위원회가 본업인 전력산업 구조개편 추진보다 한국전력을 지시 감독하던 과거 행태를 버리지 못하는 것을 보고 산자부 주변에서 나오고 있는 얘기다. 한국전력이 10월중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해외 채권자들을 상대로 개최할 예정인 로드쇼를 앞두고 전기위원회가 보인 행태 역시 그 가운데 하나다. 통상 로드쇼는 빡빡한 일정도 일정이지만 채권자들이 ‘청문회’식으로 따지는 경우가 많아 해당 부서 관계자들은 가능한 한 피하고 싶어한다. 그런 상황에 전기위원회 관계자 한 명이 로드쇼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한전측에 통보해와 한전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벌써부터 한전 주변에서는 “로드쇼 담당 부서는 로드쇼 때 ‘상전’ 모시랴 까다로운 해외 채권자들 상대하랴 바쁘게 생겼다”는 동정론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전기위원회 관계자는 “해외 채권단에게 정부의 전력산업 구조개편 의지를 확인시켜 주기 위해서도 정부 관계자가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한전의 요청을 받고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전 쪽에서는 정부 관계자의 참여를 최소화해주기를 원하고 있어 산자부와는 다소 다른 분위기였다. 전문가들도 “현재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해야 할 부분은 배전부문 분할 의지”라면서 디폴트 로드쇼에나 따라가겠다고 한 산자부 관계자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

    그러잖아도 산자부는 전력산업 구조개편 주무부서로서 여러 혜택을 받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구조개편 추진 이전에는 전력산업과 한 개 과가 한전 등을 관리 감독했다. 그러나 구조개편 추진 이후 전기위원회가 설립되면서 국장과 과장 보직이 각각 1개와 5개씩 생겨났다. 관료들의 최우선 관심사라고 할 수 있는 ‘자리’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5개 발전 자회사 중 남동발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한전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 가운데 하나가 디폴트. 그동안 해외 채권단은 한전과의 차입계약 당시 ‘한전의 정부지분이 51% 이하로 떨어지거나 주요 자산의 매각·처분시 차입금의 일시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디폴트 조항을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남동발전 매각도 채권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한전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해외 채권단의 동의가 필요한 차입금은 5조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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