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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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3D 기피는 이미 옛말

3D라고? 귀하신 몸!

환경미화원 · 건설기술공 등 몸값 상승…인력공급 부족 심각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입력2017-10-30 17: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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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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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업종 : 더럽고(dirty), 어렵고(difficult), 위험한(dangerous) 분야의 일을 통칭. 제조업 · 광업 · 건축업 등이 있음.’

    오랫동안 3D업종은 꺼리는 직업으로 여겨졌다. 일이 힘들기도 하지만 ‘하대하는’ 사회적 시선을 견디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업계에서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저성장 시대에 들어서면서 청년취업난이 심각해지고, 일이 없어 고민하는 퇴직자가 늘어나 일자리 자체가 소중해진 것.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3D업종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9월 창원시는 ‘하반기 정년퇴직으로 결원이 예상되는 인력을 충원하고자 환경미화원 18명을 신규 채용한다’는 내용의 모집공고를 냈다. 지원자 457명이 몰려 경쟁률은 25 대 1을 기록했다. 지원자 연령을 보면 40대가 188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160명, 50대 78명, 20대 31명으로 30, 40대 지원자가 76%를 차지했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이에게 10월 중순 체력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졌다. 시험 당일 현장에는 다양한 사람이 모였다. 해병대 출신인 30대 청년, 네 살배기 아이를 둔 엄마, 57세 전직 택시 운전기사 등 사연도 제각각이었다. 이들은 모두 100m 달리기, 윗몸일으키기, 10kg 모래주머니 양손에 들고 50m 달리기 등 3개 종목의 체력시험을 치렀다. 통과 기준이 정해진 것은 아니어서 당일 최고 기록을 낸 응시자의 점수를 기준으로 상대평가가 이뤄졌다. 따라서 응시자들은 사력을 다해 시험에 응했다. 일부는 “한 번만 기회를 더 달라”며 애원하기도 했다. 결국 1차 합격자는 남자 15명, 여자 6명으로 결정됐다.





    10월 17일 경남 창원시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환경미화원 공개채용 체력시험 현장에서 지원자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사진 제공·창원시청]

    10월 17일 경남 창원시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환경미화원 공개채용 체력시험 현장에서 지원자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사진 제공·창원시청]

    환경미화원 공채 경쟁률 25 대 1

    9월 23~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강시민공원 축구장
에서 열린 제10회 전국건설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한 숙련공들
이 거푸집, 건축목공, 전기, 철근, 용접 등 9개 종목에서 실력
을 겨뤘다(위). 9월 23일 10주년 기념식에서 참가자들이 파
이팅을 외치는 모습.[사진 제공·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9월 23~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강시민공원 축구장 에서 열린 제10회 전국건설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한 숙련공들 이 거푸집, 건축목공, 전기, 철근, 용접 등 9개 종목에서 실력 을 겨뤘다(위). 9월 23일 10주년 기념식에서 참가자들이 파 이팅을 외치는 모습.[사진 제공·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이처럼 환경미화원 공개 채용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는 분위기다. 조성환 창원시 환경위생과 계장은 “모집인원이 해마다 달라 경쟁률도 바뀌지만 10년 전에 비하면 상당히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모집 인원이 적었던 탓에 경쟁률이 35 대 1이었다. 환경미화원이 되려고 3수, 4수까지 불사하는 지원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미화원 공채는 서류심사보다 체력시험의 배점이 크다. 평소 체력이 좋다고 따로 준비하지 않은 채 지원했다 불합격하는 이가 많다. 특히 상대평가라 ‘이 정도면 되겠지’가 통하지 않는다. 조 계장은 “은퇴한 50대 지원자가 상당수지만 최근에는 직장을 다니다 그만둔 30, 40대나 대학원을 졸업한 20, 30대도 꽤 있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이 기록이 좋다”고 설명했다.

    환경미화원 공채에 지원자가 몰리는 이유는 근무환경과 연봉 때문이다. 주 5일 8시간 근무인 데다 새벽에 출근해 점심 무렵 퇴근하기에 오후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초봉은 3500만 원 수준. 근무연수가 올라가면 최고 50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조 계장은 “육체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시간적으로 여유롭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매일 야근에 시달리다 건강을 잃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지원하기도 한다. 또 웬만한 중소기업보다 연봉이 좋다 보니 고학력자도 여기로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른 지역 환경미화원 공채 경쟁률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8월 진행된 강릉시 환경미화원 공채는 16명 모집에 193명이 응시해 12 대 1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104명이 몰린 것에 비하면 2배 가까이 증가했고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이었다. 최연소 참가자는 남자 23세, 여자 28세였고 최고령자는 신청 자격 최고 기준인 50세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가 9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으로 30대 76명, 20대 21명, 50대 6명 순이었다. 20, 30대 젊은 층이 응시자의 절반을 차지한 것이 눈에 띄었다.

    그렇다면 이들의 근무 만족도는 어떨까. 조 계장은 “대부분 정년인 60세까지 채우고 나간다. 일단 합격하면 계속 일하는 분위기다. 새벽시간에 나가 더러운 거리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일이라 보람도 적잖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피 직종에 대한 인식 변화는 건설업계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최근 건설경기가 회복되고, 인테리어 산업이 호황을 이루면서 ‘인부’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서울 마포구에서 30년째 인테리어 사무실을 운영하는 박순임 사장은 “몇 년 새 공사 의뢰는 상당히 늘었는데 숙련공은 그만큼 늘지 않아 공사기간에 맞춰 인력을 구하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인건비가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 9월 대한전문건설협회가 전국 2000개 건설현장을 토대로 조사한 ‘2017 하반기 건설업 임금’ 자료에 따르면 일반공사 직종의 하루치 임금은 2015년 15만4343원에서 올해 17만5804원으로 13.9% 증가했다. 직종에 따라 비계공 18만7771원, 형틀목공 17만9290원, 철근공 17만9665원, 미장공 16만9508원, 타일공 16만4998원 등이었다(표 참조).

    해당 자료의 조사는 5월 한 달 동안 진행된 것이다. 지금은 훨씬 오른 일당에도 인부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박 사장은 “직종에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일당이 오르는 추세다. 요즘 목수는 기본 일당이 25만 원이다. 차에 본인 장비를 싣고 다니는 숙련된 목수는 30만 원까지도 부르고, 따라온 조수도 최저 20만 원을 줘야 한다. 타일공도 25만~27만 원까지 부른다. 인건비에 식사비는 따로 줘야 하니 공사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 건설인력, 몸값 높아져

    숙련공의 몸값이 오르는 또 다른 이유는 이들의 연령대가 높기 때문이다. 숙련공은 대부분 20~30년 경력의 60, 70대다. 이들은 기술은 있지만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은 탓에 한 번 움직일 때 몸값을 높게 부른다. 그래도 사람이 없어 그들을 쓸 수밖에 없다. 박 사장은 “건설업계에 젊은 인력의 유입이 적고,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1년 이상 숙련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일을 배우는 사람이 거의 없어 일손이 귀하다. 최근에는 도배, 타일 등에 인력이 몰리고 있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다 그만두고 도배사가 된 30대도 봤다”고 말했다.

    이러한 추세는 건설인력을 양성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건설기술교육원에서도 나타났다. 기술을 배우려고 문을 두드리는 이가 늘어난 것. 특히 일당이 높은 분야는 실제 사람이 몰리고 있다. 송경권 건설기술교육원 경영기획실 대리는 “요즘 타일공이 인기인데, 일당이 배관이나 목공에 비해 5만 원가량 높기 때문이다. 타일업종은 기존 타일을 떼어 철거하는 일, 새 타일을 옮겨오는 일 등 힘이 많이 들어 인건비가 비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쪽 일을 배우러 오는 분들의 연령대는 대부분 40, 50대이며 퇴직자가 많다. 20, 30대는 아직까지 적은 편이지만 공급에 비해 수요가 적어 유망 직종인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한 분야에서 꾸준히 성과를 낸 이들은 우대받기 마련이다. 건설 기술인력도 마찬가지. 이들의 자부심을 고취하는 경쟁의 장도 최근 들어 빛을 발하고 있다. 9월 말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이 주최한 제10회 전국건설기능경기대회에서는 거푸집, 건축목공, 전기, 철근, 용접 등 총 9개 종목의 숙련공들이 도면에 따라 각각 자신의 기술을 뽐냈다. 연령대는 대부분 50대 중반이었지만 용접과 배관 종목에는 20, 30대도 참가했다. 현장 경력 2년 차인 한 20대 참가자는 “땀 흘려 일하는 노동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건설현장에 청년들이 더 많이 들어오고 기능대회 또한 규모가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땀 흘린 만큼 버는 일”

    최근 건설 기능인을 찾는 곳은 많지만 공급이 없어 임금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가적 차원의 개선책이 시급히 요되구는 실정이다.[뉴시스]

    최근 건설 기능인을 찾는 곳은 많지만 공급이 없어 임금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가적 차원의 개선책이 시급히 요되구는 실정이다.[뉴시스]

    10월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에서 주최한 제25회 건설기능경기대회에는 건축목공, 미장, 철근, 배관 등 총 14개 종목에 185명이 참가했다. 이 가운데 거푸집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정대성(41) 씨는 “22년째 일하고 있는데 그동안 고생한 것을 인정받은 기분”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씨는 과거 집안 사정이 어려워 학업을 포기하고 건설 일을 시작했다. 그는 “처음 일을 배울 때는 아무도 가르쳐주려 하지 않아 어깨 너머로 배웠다. 점심시간에 홀로 연습하는 등 4~5년 동안 기술을 익히려 부단히 애썼고, 그 덕에 비교적 빨리 숙련공이 됐다. 거푸집 조수는 일당 12만 원가량이고 최상위 숙련공은 일당이 20만~22만 원 선인데, 지금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철근 종목에서 3위에 입상한 김모(37) 씨는 고교 졸업 후 동네 형과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이 일을 대학을 마치고 나서도 10년째 계속하고 있다. 그는 “일한 만큼 대우받는 곳이라 불만은 없다. 최근에는 웃돈을 주고서라도 사람을 쓰려는 곳이 많아 일하기도 좋다. 3D업종이라는 인식이 아쉽긴 하지만 앞으로 자격증도 더 따 관련 회사를 차릴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처우가 개선돼 젊은 층 유입이 활발해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답했다. 박종국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사무국장은 “아직까지 ‘노가다’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는 게 문제다. 국가적으로 대우해줘야 한다. 기능인 등급제를 도입하는 등 제도적 방안이 마련되면 젊은 층 유입도 자연히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2년 11월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건설기능인 육성 및 처우개선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5년째 계류 중이다. 박 사무국장은 “공공기관 공사현장에는 건설기능자격자를 일정 비율 의무 고용하게 하는 등 국가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 지금 공사현장에 가보면 젊은 사람은 없고 대부분 노년층이 일하고 있다. 젊다 싶으면 죄다 중국인 등 외국인이다. 노년층이 사라지면 우리나라 건물은 모두 외국인이 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현장에 대거 유입된 값싼 외국 인력도 공들여 기술을 배우고 있는 이들을 힘 빠지게 만든다. 정대성 씨는 “대형건설사 공사현장에 가보면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가 60~70%를 차지한다. 인건비가 한국인 근로자의 3분의 2가량이기 때문에 그들을 쓰는 것”이라며 “정당한 법 절차에 따라 일하는 사람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불법인력을 싸게 쓰니까 설 자리가 좁아진다. 건설노조에 들어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국가가 나서지 않는 한 방법이 없어 보인다”며 한숨을 쉬었다.

    외국인 건설인력이 늘어나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우려되는 사안이다. 송경권 대리는 “현재 이쪽 분야는 중국인이나 조선족이 많이 유입돼 일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이들의 입지는 커질 것이 분명하다. 물론 힘을 쓰는 일이야 누가 하든 상관없지만 숙련공이 필요한 직종에서는 자국민이 버텨줘야 한다. 기술인력 양성의 필요성은 예전부터 대두됐으니 이에 문제의식을 가진 국회의원 등이 힘을 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식의 전환도 요원하다. 아직까지도 건설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이들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이 좋지 않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블루칼라 직업군에 대한 처우가 우리나라와 사뭇 다르다. 지난해 2월 미국 CNN 방송에 소개된 뉴욕시 환경미화원은 저녁 7시부터 새벽 3시까지 하루 8시간 일하고, 연봉 11만2000달러(약 1억4000만 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0년 차 근로자였다. 미국 환경미화원 초봉은 4만 달러 수준이지만 연봉 상승률이 연간 18%에 달해 오래 일할수록 높은 연봉을 기록했다.



    국가 차원 대우, 인식 전환 요원

    미국은 배관공, 전기공 등 건설근로자의 임금이 높기로도 유명하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뉴욕시 일반 배관공 2만2000명의 평균 연봉은 7만400달러(약 8000만 원)이고 뉴욕시에 소속된 배관공은 연봉 20만 달러(약 2억2000만 원)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전 뉴욕시장이자 억만장자인 마이클 블룸버그는 2014년 미국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 연례모임 연설에서 “여러분의 자녀가 학업 면에서 특별히 똑똑하지 않다면 배관공이 훌륭한 직업이 될 수 있다”며 “로펌에서도 버튼 하나만 누르면 분석 자료를 얻을 수 있다. 이제는 배관공 같은 직업이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도 차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신문사 편집기자 출신인 중년 잡부 성리현 씨가 자신의 경험담을 묶어 발간한 책 ‘땀방울이 살아있네’ 속 등장인물 중에는 자발적으로 노동을 택한 이가 상당수다. 팔순의 한 잡부는 예순 살에 공직에서 은퇴한 뒤 집에 멍하니 있거나 경로당에서 고스톱 치며 세월을 보내기가 아까워 일을 시작했고 20년째 현장에서 땀 흘리고 있다. 주 3일 성실하게 일해온 덕에 또래 노인보다 체력도 좋다고 자부한다. 물려받은 재산에 공직생활로 모은 돈이 수십억 원이고, 경조사에 외제차를 몰고 갈 정도지만 자식에게 “힘들고 어려운 일 몸소 하며 땀에서 배우라”고 강조한다.

    이 밖에도 안정된 직장을 팽개치고 업계에 뛰어든 여성 건설 노동자도 있다. 40대로 추정되는 한 ‘타일 줄눈시공’ 인부는 과거 서울 시내 대형약국 소속의 약국코디네이터로 10년간 일한 경력이 있다. 2년 전 사업에 실패하고 잠적했던 외삼촌이 타일시공업으로 성공해 나타난 것을 보고 과감하게 타일 일을 시작했다. 여자라는 핸디캡에 저임금 외국 인력 장벽까지 있어 업계 최저가로 일을 배우지만 ‘내 손으로 멋진 예술작품 만들어간다’는 자부심으로 훗날 타일업계 여왕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

    성씨는 이들과 달리 비자발적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노동이 주는 즐거움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 아직은 일당 12만 원 잡부에 불과하나 선임에게 각종 건설 용어와 작업 노하우 등을 따로 과외받을 정도로 열의를 갖고 임하는 중이다. 자식도 공사현장에서 쓰는 마스크를 사서 건넬 정도로 응원하고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이 사람을 이기는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오늘날 화이트칼라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무시당하던 3D업종은 인력이 부족해 해당 종사자들의 몸값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거푸집 숙련공 정대성 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건설현장에 기술을 배우러 오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일한 만큼 사회적으로 대우받는 그런 나라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각광받는 3D업종 스타트업 청소·세탁·세차 등 궂은일 도우미


    3D업종 스타트업은 이용자 중심의 애플리케이션, 합
리적 가격, 높은 서비스 품질 등을 무기로 현대인의 생
활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3D업종 스타트업은 이용자 중심의 애플리케이션, 합 리적 가격, 높은 서비스 품질 등을 무기로 현대인의 생 활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스타트업은 흔히 첨단기술 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최근 생활 속 3D업종인 청소·세탁·세차 스타트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부분 궂은일을 대신하거나 관련 업체를 연계해주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제공한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직접 움직여야 했던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해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소업계 스타트업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미소’ ‘당신의 집사’ ‘와홈’ ‘대리주부’ ‘홈마스터’ ‘청소연구소’ 등은 모두 청소를 대신하거나 가사도우미를 연계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대체로 거실, 주방, 화장실, 베란다 등 구역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며 가사청소 외 침대 · 가전청소, 이사청소도 한다. 가격은 4시간 기준으로 4만5000원 선이며 청소도우미 사진과 경력, 이용자 평가를 보고 선택할 수 있다.

    ‘와홈’은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인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홍콩지사에서 근무한 이웅희 대표가 2년 전 설립했다. 스타트업 관련 웹진 ‘비즈업’ 인터뷰에 따르면 이 대표는 서울 강남구 일대 부동산을 발로 뛰면서 임금을 절반만 받고 청소일을 하며 청소업의 속성을 파악했다. 이후 이용자 중심의 가사청소 스타트업을 세웠고 지난해에는 월매출 2억 원을 달성했다.
    바쁜 직장인 · 맞벌이 부부에게 호평
    세탁업계 스타트업도 주목받고 있다. ‘리화이트’ ‘워시온’ ‘크린바스켓’ ‘우리동네세탁소’ ‘세탁특공대’ 등이 성업 중이다. 이들 업체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세탁 주문을 받으면 직원이 약속된 시간에 의류를 수거해 제휴 세탁소에 맡기고 세탁이 완료되면 배달까지 해준다. 블라우스·스웨터·카디건 4000원, 롱코트 1만 원, 트렌치코트 1만2000원 선이다. 이용자는 대부분 혼자 사는 직장인, 맞벌이 부부 등 시간상 세탁소에 가지 못하는 이들이다.

    ‘세탁특공대’는 2년 전 동갑내기 커플 예상욱, 남궁진아 공동대표가 의기투합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직업 정보 제공 웹진 ‘JOB&’ 인터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세탁 배달에 어려움을 겪는 업소, 세탁물을 맡길 시간적 여유가 없는 젊은 층을 연계해주는 서비스가 없다는 데 주목해 창업했다. ‘돈을 더 들여도 옷이 상하지 않는 게 좋다’는 시장조사 결과에 따라 품질을 차별 포인트로 잡았다. 지난해에는 월매출 1억 원을 기록했다.

    세차업계 스타트업도 경쟁이 치열하다. ‘세차왕’ ‘조이앤워시’ ‘인스타워시’ ‘스팀닥터’ ‘와이퍼’ 등이 있다. ‘와이퍼’는 이용자 대신 인근 세차장으로 차량을 가져가 세차한 뒤 다시 제자리에 주차까지 해준다. 나머지 4개 업체는 이용자가 신청하면 주차된 곳으로 직원이 가서 손세차를 해주는 출장세차 방식이다. 가격은 차종에 따라 다른데 보통 3만5000~6만 원(스팀세차) 선이다. 세차 전후 사진을 찍어 보내 이용자가 앱에서 세차 상황을 알 수 있도록 하는 업체도 있다.

    ‘인스타워시’는 글로벌 기업 우버를 롤모델 삼아 탄생한 스타트업이다. 기본적으로 출장 손세차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실내 탈취, 외부코팅, 발수코팅, 실내 자외선 살균 등 고급 옵션도 추가할 수 있다. 세차인력을 테크니션이라 부르며, 입사 후 4주간 교육받은 뒤 활동을 시작한다. 자신의 프로필을 앱에 게재해 이용자와 직접 소통하고 평가도 받는다. ‘인스타워시’는 지난해 대비 30배 성장했으며, 매출도 평균 30%씩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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