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0

2004.04.15

성인병 예방은 아이 때부터

  • 성지동/ 서울 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입력2004-04-08 14: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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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병 예방은 아이 때부터

    동맥경화 등의 성인병도 어렸을 때부터 관리해야 한다.

    중·장년층이 되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다. 주변의 친구나 아는 사람들이 느닷없이 쓰러져 ‘불귀의 객’이 되는 일을 접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갑자기 쓰러져 변을 당한 사람들 대부분은 심혈관계 질환, 즉 뇌나 심장의 혈관이 동맥경화로 인해 좁아지고 막히면서 생기는 뇌졸중이나 관상동맥 질환에 걸린 경우가 많다. 실제로 뇌졸중과 관상동맥 질환을 합치면 우리나라 사망원인 중 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 관상동맥 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숫자만으로 말하자면 아직 많은 편이 아니지만 1980년대와 비교해 10배 이상 수직 상승한 것만큼은 사실이다.

    동맥경화가 일어나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혈중 콜레스테롤이 매우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식사’가 혈중 콜레스테롤 및 동맥경화의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동맥경화가 실은 아주 젊은 나이, 심지어 10대에 이미 시작되는 현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 동물성 지방 섭취가 많은 식사를 하는 경우 이르면 10대에 이미 혈관 벽에 지방질이 끼어 동맥경화의 초기 병변을 형성한다.

    따라서 근본적인 예방은 그 이전에 시작해야 한다. 미국 심장학회는 지방 섭취가 매우 높은 편인 미국인들의 식사습관을 고려해 아주 어린 나이부터 지방 섭취가 전체 칼로리의 30%를 넘지 않는 식사를 권고하고 있다. ‘아주 어린’ 나이라 함은 몇 살을 말하는가? 놀랍게도 ‘두 살’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사습관은 미국과 비교할 때 상당히 양호하여, 그들이 권고하는 ‘바람직한 식사’보다도 지방 섭취가 월등히 낮다. 전통적인 한국식은 동맥경화 예방에 매우 훌륭한 식사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 이런 건강한 식사 패턴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의 청소년과 어린이들은 전통적인 한국식에서 벗어나서 동물성 지방 섭취가 높은 식사와 패스트푸드에 맛을 들여가고 있다. 이런 점을 생각할 때 그들이 중·장년층이 되면 우리나라에서도 1960~70년대 미국처럼 관상동맥 질환이 폭발적으로 발병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은 매우 현실적인 우려가 된다.

    성인들은 정기적으로 자신의 혈중 콜레스테롤을 측정하여 문제가 있는 경우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장래를 위해서는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들도 해야 할 일이 많다. 올바른 식습관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충분히 해 장차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등이 발생할 확률을 낮추어야 한다. 바로 지금 우리나라는 동맥경화 질환의 대유행이 시작되는 폭풍 전야의 상황이다.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가 이의 예방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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