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규 민정수석(왼쪽)과 신현수 사정비서관.
두 사람은 ‘형식상’ 검찰에 사표를 제출하고 청와대에 들어갔지만 일정 기간 근무 후 다시 검찰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연히 과거 정권처럼 민정수석실이 대통령과 검찰의 물밑 창구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법하다. “총선 이후 대대적인 공직자 사정 사령탑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나 검찰 관계자들은 펄쩍 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검찰 독립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일상적인 첩보수집 및 조사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 관계자 역시 “신비서관 임명은 검찰 조직과 상관없는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코멘트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불필요한 해석을 극도로 경계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신비서관이 사석에서 “‘위’에서 가라고 해서 간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대(對)검찰 관계에서 전임 양비서관과는 다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법연수원 16기 출신의 신비서관은 성실성이 눈에 띄어 초임검사 시절 강력부에 발탁돼 강력 및 마약사건을 주로 담당해왔다. 유엔 근무 경험도 있어 영어도 수준급이고 검찰 내에서 알아주는 컴퓨터 전문가다. 술자리에서 흥이 오르면 기타와 피아노도 곧잘 연주할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지난해 8월 서울지검장을 역임한 유창종 변호사의 권유를 받고 사표를 제출했으나 검찰 수뇌부가 극력 만류했을 정도로 윗사람의 신임도 두텁다.
한편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으로 일하다 문재인 민정수석의 사퇴와 함께 청와대를 떠났던 윤대진 전 검사는 검찰의 2월 정기인사에서 검찰 복귀를 희망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검찰 수뇌부로서는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 대한 정치권의 시비가 일고 있는 상황에 윤 전 검사를 바로 받아들이는 것은 쓸데없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판단했을 법하다. 검찰 일각에서는 “윤 전 검사는 청와대 386 참모진과의 ‘개인적인’ 인연을 이용해 검찰에 사표를 내고 청와대에 들어갔는데, 검찰에 복귀하려면 좀더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