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보당국 관계자들이 말하는 ‘압박카드’의 끝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합니다. ‘안보 대통령을 꿈꾸는 박 위원장이 이 문제에 무심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1월 말에는 이러한 취지를 담은 칼럼이 주요 일간지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위원장에게 묻는다’라는 도발적인 제목과 함께 말이죠.
국회 주변, 특히 박 위원장과 가까운 정치권 인사들의 반응은 유감스럽게도 불쾌함에 가깝습니다. 충분한 사전조율이나 여론수렴 과정 없이 개혁안 통과를 밀어붙이다가, 결국 좌절이 코앞에 이르자 박 위원장을 걸고넘어진다는 시각입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여성인 박 위원장의 안보 분야 전문성에 의구심이 제기된다는 여론조사 결과와 맞물려 반감이 더욱 커진 듯합니다.
사실 국방개혁안의 통과에 박 위원장이 열쇠 구실을 할 수 있다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 박 위원장이 힘을 실어 이룰 수 없는 일이 국회 안에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그러나 현 정부와의 차별성을 부각해야 하는 그로서는 쉽게 받을 수 없는 ‘독배’라는 것도 분명합니다. 집권할 경우 자신의 철학에 부합하는 새 그림을 얼마든지 그릴 수 있는데 굳이 총대를 멜 이유가 없다는 거지요. 그림을 좀 더 키워 보면 이는 야당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무현 정부의 ‘국방개혁2020’을 상당 부분 갈아엎은 지금의 국방개혁안에 손들어줄 생각이 없다는 겁니다.
![눈물겨운 설득 작전?](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12/02/10/201202100500003_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