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금껏 만난 사람 중 매너가 가장 훌륭한 이로 BW가스 회장인 소멘 박사(Dr. Sohmen)를 꼽더군요. 고희(古稀)가 넘었는데도 ‘나를 앞세우는 일’이 없다고 하네요. 2년 전 칠순 잔치 때 소멘 박사가 보낸 초청장에 이렇게 쓰여 있었답니다.
“생일 선물은 필요 없습니다. 선물을 꼭 하고 싶다면 산악구조대에 기부해주십시오.”
소멘 박사는 오스트리아 사람입니다. 알프스 산맥이 출렁이는 곳이죠. ‘굳이 선물하려면 소방서에 기부해달라’고 한글로 적은 초청장을 받아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멘 박사 며느리는 한국인입니다. 그는 며느리를 기쁘게 해주려고 한국말을 배웠습니다. 남상태 사장이 한국에선 며느리를 “아가야”라고 부른다고 일러줬다고 해요. 서양의 노신사가 한국인 며느리에게 아가야라고 말하는 모습을 떠올리니 가슴이 포근합니다.
![그 남자 매너의 향기](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11/07/04/201107040500037_1.jpg)
남상태 사장 말대로 나 아닌 사람을 배려하면서 살기로 했습니다. ‘내 몸 건사도 어려운데 배려는 무슨…’이란 생각을 버리려고요. 아내에게 매너남(男)이 되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무례하면서 남 배려하는 척해봐야 가식이 들통 날 겁니다. 남상태 사장 인터뷰는 32~34쪽에 실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