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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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없는 핵연료 재처리 왜 할까요”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4-10-14 18: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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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성 없는 핵연료 재처리 왜 할까요”
    10월 초 30년간 핵확산 반대운동을 펼쳐온 세계적인 핵물리학자가 방한했다. 10월 초 제54차 ‘과학과 국제문제에 관한 퍼그워시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프랑크 폰 히펠(Frank N. von Hippel) 프린스턴대학 교수가 그 주인공.

    히펠 교수는 10월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녹색연합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사용후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내는 재처리기술이 갖는 비경제성과 테러 위험성에 대해 역설하면서 재처리시설을 갖춘 로카쇼무라 가동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 정부에 우려를 표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전 세계 원자력 발전량의 60%를 차지하는 국가들은 경제성이 없다는 판단에 이미 재처리 정책을 포기했다. 독일의 경우 750억 달러를 들여 지은 재처리시설을 현재 놀이동산으로 쓰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상업적 목적으로 추출된 플루토늄은 암시장에서 거래되어 테러무기 생산이나 방사성 테러에 활용될 위험성도 있다. 히펠 교수는 “플루토늄은 흡입할 경우 암으로 사망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며 “플루토늄 1kg에 1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정부는 사용후핵연료를 영구 폐기할지 재처리할지 명확하게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재처리할 의도가 아니라면 사용후핵연료를 한데 모아둘 이유가 없습니다. 미국도 사용후핵연료를 각각의 발전소 부지 안에 중간저장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2008년이면 발전소 내 저장공간이 포화상태에 이른다는 이유로 원전수거물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부안 사태’에서 보듯이 원전센터 설립 정책은 정부와 주민 간의 극한대립을 낳는다. 히펠 교수는 “현재 사용후핵연료를 물에 담가 보관하는 습식저장방식을 금속 케이스에 넣어놓는 건식저장방식으로 바꾼다면 20∼30년은 충분하게 저장공간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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