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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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 쥐락펴락 투신업계의 큰손

  • < 성기영 기자 > sky3203@donga.com

    입력2004-11-01 1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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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체 쥐락펴락 투신업계의 큰손
    현대투자신탁운용에 근무하는 이행숙 대리(30)의 직함은 ‘크레딧 애널리스트’(Credit Analyst)다.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이대리의 직함이 처음 생겨난 것은 지난 98년. 현대투신운용이 업계 최초로 채권관리팀을 만들면서부터다. 이대리는 투신업계에서 최초의 여성 채권심사역으로 꼽힌다.

    ‘갓 서른’인 동안(童顔)의 이행숙씨가 ‘손아귀에 쥐고 있는’ 기업은 모두 20개. 식음료, 화학, 제약업체 등이 대부분이지만 남성들에게나 어울릴 법한 건설업체도 여럿 있다. 현재 투신사들이 대부분 신용평가 업체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그대로 받아 쓰는 데 비해 이 신용등급을 자체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좀더 고급스런 투자정보를 내놓는 것이 이대리의 임무다.

    게다가 이대리가 운용하는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금액만 해도 5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이 금액이 1조원까지 치솟은 적도 있다고.

    이렇게 ‘큰손’으로 떠오르다 보니 채권 신용등급 심사를 위해 기업체를 방문할 때면 처음에는 ‘외판원’ 수준으로 낮춰 보던 기업측의 시각도 이제는 조금이라도 더 좋은 평가를 얻기 위해 극진한 ‘접대(?)’로 바뀌었다고. “여성 심사역이라고 가볍게 생각했다가 결국 투자자들의 쓴맛을 본 게 원인이 아니겠느냐”는 게 이대리의 분석.

    채권심사 부문에서 이미 ‘탄탄대로’를 닦아놓은 이대리는 “앞으로 기업분석 능력을 가진 채권 펀드매니저가 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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