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난세이 제도 남쪽 섬들 군사기지화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군사기지화 전략 벤치마킹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입력2019-04-15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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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둘러싼 주변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자위대의 P3C 초계기가 2015년 6월 23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 상공을 최초로 비행했다. [AP=뉴시스]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둘러싼 주변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자위대의 P3C 초계기가 2015년 6월 23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 상공을 최초로 비행했다. [AP=뉴시스]

    요나구니지마(與那國島)는 일본 열도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자그마한 섬이다. 면적은 28.91km2, 인구는 1700여 명밖에 되지 않는 이 섬은 대만에서 동쪽으로 110km,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남서쪽으로 15km, 중국 본토에서 서쪽으로 350km 떨어진 곳에 있다. 과거 류큐왕국이 다스렸던 이곳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잇는 길목에 위치해 일본과 중국, 대만을 오가던 무역선들이 정박했다. 난세이(南西) 제도에 속했으나 류큐왕국이 망하면서 1872년 오키나와현으로 편입됐다. 

    이 섬에는 육상 자위대의 레이더 4기와 병력 160명으로 구성된 연안감시부대가 배치돼 있다. 육상 자위대는 이 섬의 가장 높은 곳(해발 231.4m)에 설치된 탐지거리 800km급 광역 감시용 J/FPS-5 레이더를 통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지나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모든 함정과 항공기를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이곳에 사거리 200km인 최신예 12식(式) 지대함미사일을 보유한 미사일 부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이 미사일 부대는 사정권에 든 센카쿠 열도를 방어할 수 있다.

    중국의 가상방어선 다오롄

    [동아DB]

    [동아DB]

    이는 중국의 동중국해 진출을 견제하기 위한 난세이 제도 남서쪽 섬들의 군사기지화의 일환이다. 난세이 제도는 일본 규슈 남단에서 대만 동쪽에 이르는 1200km 해상에 있는, 활처럼 호를 그리며 늘어선 2500여 개 섬을 말한다(지도 참조). 

    난세이 제도는 중국이 설정한 다오롄(島鍊· Island Chain)이라는 가상의 선 일부와 중첩된다. 다오롄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로 나뉜다. 제1 다오롄은 일본 열도-난세이 제도-대만-필리핀-인도네시아-베트남으로 이어지며, 중국 연안에서 1000km 정도 떨어져 있다. 제2 다오롄은 중국 연안에서 2000km 거리인 오가사와라 제도-이오지마 제도-마리아나 제도-괌-팔라우 제도-할마헤라 섬으로 이어진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략 목표는 제1 다오롄을 내해화(內海化)하고, 제2 다오롄의 제해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중국이 이 같은 전략에서 가장 눈엣가시로 여기는 것은 센카쿠 열도를 비롯한 난세이 제도 남서쪽에 있는 섬들이다. 중국이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면 대만에서 북동쪽으로 150km, 오키나와에서 남서쪽으로 300km 떨어진 센카쿠 열도를 비롯해 난세이 제도의 남쪽 섬들을 지나가야 한다. 



    일본 정부의 이번 전략은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들을 군사기지로 만든 것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강화하고 미국 함정과 항공기들을 견제하고자 인공섬들에 인민해방군 부대는 물론 미사일과 레이더 등을 대거 배치했다. 

    일본 정부 역시 요나구니지마 이외에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 열도 주변 섬들에 자위대 부대와 미사일, 레이더를 속속 배치하고 있다. 육상 자위대는 3월 26일 가고시마(鹿兒島)현 아마미오오지마(奄美大島)와 오키나와(沖繩)현 미야코지마(宮古島)에 군사기지를 개설했다. 육상 자위대는 아마미오오지마의 북부·남부에 경비 부대와 미사일 부대 550명을 각각 배치했다.

    일본 자위대의 ‘서남부 시프트’

    2015년 12월 22일 일본 해안경비대는 이 사진을 공개하면서 무장한 중국 해안순찰선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위에서 목격됐다고 주장했다. [AP=뉴시스]

    2015년 12월 22일 일본 해안경비대는 이 사진을 공개하면서 무장한 중국 해안순찰선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위에서 목격됐다고 주장했다. [AP=뉴시스]

    특히 육상 자위대는 미야코지마를 동중국해의 전략 요충지로 만들 계획이다. 섬 중부에 경비 부대 380명을 배치했으며, 동부에는 탄약고를 만들었다. 또 2020년까지 이 섬에 미사일 부대 400명도 배치할 예정이다. 오키나와에서 남서쪽으로 300km 떨어진 이 섬은 태평양과 동중국해 사이에 있다. 이 섬에서 센카쿠 열도까지 거리는 160km밖에 되지 않는다. 

    이 섬과 오키나와 사이에는 미야코 해협이 있다. 중국 해군 함정은 이 해협을 지나야 동중국해에서 태평양으로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통과 훈련을 계속 실시해왔다. 육상 자위대는 중국 함정을 견제하고자 12식 지대함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이 개발한 이 미사일은 길이 5m, 지름 350mm, 무게 700kg이다. 발사 차량당 발사관 6개를 탑재하고 있다. 이 섬에는 또 중국 인민해방군의 동태를 감시하는 감청기지도 있다. 이 기지는 일본 전역의 19개 감청기지 가운데 가장 최첨단 장비를 보유 중이다. 

    일본 정부는 또 2023년까지 이 섬에 사거리 300km인 최신형 지대함미사일을 실전배치할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F-15J 전투기를 이 섬의 공항에 상주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곳은 길이 3000m의 활주로를 갖추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지마(石垣島)에서도 미사일과 경비 부대가 주둔할 군사기지 조성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 섬은 오키나와에서 남서쪽으로 410km 떨어져 있지만 대만과 거리는 270km밖에 되지 않으며 센카쿠 열도와는 170km 거리다. 일본 정부는 이 섬의 공항을 유사시 항공자위대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난세이 제도의 남쪽 섬들은 앞으로 일본판 해병대인 수륙기동단의 전초기지로도 활용될 계획이다. 육상 자위대는 지난해 3월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佐世保)시에 수륙기동단을 창설했다. 수륙기동단은 도서 방위가 목적으로, 유사시 전초기지에서 수직이착륙 수송기 MV-22 오스프리 등을 이용해 적군이 점령한 섬에 상륙, 섬을 탈환하는 것이 임무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전략은 과거 냉전 시절 옛 소련의 진출을 견제하고자 북부 홋카이도(北海道)에 자위대를 중점배치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중국을 막기 위해 남서지역으로 병력을 이동시키는 것이다.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은 “일본의 최전선은 남서지역이지만 그동안 안보 공백이 상당했다”며 “남서지역 섬들에 자위대를 배치함으로써 안보 공백을 메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재해 등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일본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장군 멍군’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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