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주인공 루피. (위) 서울 용산구 팝콘D스퀘어의 ‘원피스’ 팝업스토어 포토존.
3월 말부터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테마파크 6층 팝콘D스퀘어(PopconDSquare)에서 애니메이션 ‘원피스’ 20주년 기념 팝업스토어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작품 줄거리를 훑었다. 단행본이 나올 때마다 꾸준히 챙겨 봤지만 생업 때문에 잠깐 손을 놓은 사이 이야기가 한참 흘러가버렸다. 다시 들여다보니 익숙한 얼굴보다 새로운 얼굴이 많았다. ‘원피스’ 덕후를 자처하는 후배에게 팝업스토어에서 산 랜덤 굿즈들을 보여주자 ‘삼지안’을 가진 샬롯 푸딩, ‘상디’의 형제자매인 빈스모크 레이주와 니디, 욘디라고 설명해주며 “선배, ‘원피스’ 놓은 지 꽤 오래되셨군요”라고 덧붙였다. 이게 무슨 소리요, 덕후 양반! 내가 원알못이라니!
1997년 연재를 시작한 만화 ‘원피스’는 신기록 제조기로 통한다. 2014년에는 단일 작가에 의해 제일 많이 발행된 만화책(3억2000만 부)으로 기네스 세계기록을 세웠고 일본 만화 역사상 처음으로 누계 판매 부수 4억 부를 돌파했다.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한 건 1999년이다.
20년 동안 아직도 해적왕이 못 됐어
팝콘D스퀘어의 ‘원피스’ 팝업스토어. (왼쪽) ‘홀케이크 아일랜드’ 편에 나오는 샬롯 링링.
대원미디어는 국내에서 ‘원피스’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라이선싱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원피스’ 외에도 ‘도라에몽’ ‘짱구는 못말려’ 등의 다양한 IP를 보유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 스파오와 컬래버레이션해 품귀 현상을 빚은 ‘짱구 파자마’가 대표적인 히트작이다. ‘홀케이크 아일랜드’ 편을 콘셉트로 한 ‘원피스’ 팝업스토어는 팝콘D스퀘어와 해적선 모양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서울 홍대앞 원피스 카페 ‘Cafe de ONE PIECE’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4월 2일 오후 팝콘D스퀘어에 마련된 팝업스토어를 찾았다. 입구에 루피와 나미, 조로, 상디, 우솝과 쵸파 등 익숙하고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그 뒤로 ‘빅맘 해적단’의 수장 샬롯 링링(빅맘)의 압도적인 비주얼이 눈에 들어왔다. 빅맘은 작품 세계관에서 골 D. 로저, 에드워드 뉴게이트(흰수염), 시키 같은 1세대 해적으로 분류된다. 신세계를 지배하는 ‘사황’의 일원 중에서는 유일한 여성이다. 별명이 ‘빅맘’인 이유는 아들 46명, 딸 39명으로 총 85명의 자녀를 두었기 때문. ‘식탐앓이(食いわずらい)’라는 지병을 앓고 있어 과자처럼 특정한 먹을거리가 떠오르면 제정신을 잃고 그것을 먹을 때까지 멈추지 않고 날뛰며 주변의 모든 것을 파괴한다.
대원미디어 관계자는 “‘용산 ‘팝버블’에서는 홍대앞에서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콘셉트의 디저트를 판매한다”고 말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바로 주문했다. ‘홀케이크 아일랜드’ 편을 테마로 한 팝버블은 4월 28일까지 컬래버레이션 카페로 운영된다. 한정 음료는 4종, 디저트는 6종이다.
‘빅맘’도 만족할 큼직한 디저트
팝콘D스퀘어에서 살 수 있는 MD들.
‘팝버블’에서 파는 ‘원피스’ 한정 메뉴.
MD숍에서는 ‘원피스’ 피겨와 굿즈를 판매하고 있었다. 작품이 워낙 인기다 보니 한때 ‘와피스’처럼 이 작품을 표절한 플래시 애니메이션이나 ‘짝퉁’ 피겨가 팔리곤 했는데, 이곳은 대원미디어에서 관리하고 있어 ‘짝퉁’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입구에 큼직한 루피와 조로 쿠션이 놓여 있었다. 현상금을 내건 수배 전단 같은 디자인의 LED(발광다이오드) 무드등은 4만5000원, SD(Secure Digital) 버전 무드등은 2만9000원이었다. 쵸파 모양 방향제는 5500원, 악마의 열매 모양 향초는 작은 게 8000원이었다. 해적기 키친 매트는 3만2000원으로, 이것만 있으면 부엌에서 해적 느낌을 낼 수 있을까.
랜덤 피겨 뽑는 재미 쏠쏠
기자가 ‘원피스’ 게임을 플레이하는 모습.
팝업스토어에서는 ‘원피스’를 소재로 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 ‘원피스 월드 시커’도 즐길 수 있었다. 3월 플레이스테이션(PS)4와 개인용 컴퓨터(PC) 버전으로 발매된 게임으로, 성과 농지가 펼쳐진 ‘감옥섬’을 루피가 돼 종횡무진 누비면서 모험하는 게임이다. 게임기가 있는 공간에도 고가의 피겨가 진열돼 있어 구매욕을 자극했다.
서울 홍대 앞 ‘원피스’ 카페. 고잉메리호 외관이 인상적이다.
대원미디어, ‘2019 원피스 런 인 한강’ 개최
올여름 한강에서 ‘원피스’ 오프닝처럼 뛰어볼까
‘2019 원피스 런 인 한강’이 7월 서울에서 열린다.
참가자에게만 특별히 주어지는 한정판 상품도 컬렉터라면 놓칠 수 없다. 행사 참가자를 위한 티켓 패키지별 경품과 함께 완주자에게는 기념 메달도 수여될 예정이다. 먼저 주요 프로그램인 ‘러닝 존’은 ‘원피스’의 핵심 에피소드를 달리면서 지나온 스토리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다. 첫째 날에는 4km 구간의 ‘스페셜 런’이, 둘째 날에는 ‘원피스’ 속 섬들을 테마로 한 행사장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패밀리 런’이 마련된다. 이외에도 에어바운스를 활용한 미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놀이 공간인 ‘미션 존’, 해적과 해군으로 나뉘어 물총 싸움을 즐길 수 있는 ‘테마 존’ 등 다양한 놀이 · 문화 공간으로 구성된다.
대원미디어 관계자는 “이번 ‘2019 원피스 런 인 한강’을 개최하려고 원작사 측과 오랜 기간 협의를 진행해왔으며,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국내 팬들을 위한 소통 창구와 교류의 장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해 극적으로 성사됐다. 한국 최초 ‘원피스 런’을 위한 스페셜 MD도 제작했으니 많은 참여 바란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2019 원피스 런 인 한강’ 공식 홈페이지와 카카오플러스친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