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소노그룹(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오른쪽)이 티웨이항공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 확보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제공, 대명소노그룹 제공]
대명소노는 현재 티웨이항공 2대 주주에 오른 상태다(그래프 참조). 6월 소노인터내셔널을 통해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JKL)가 보유한 지분 14.9%를 사들였고 8월에는 대명소노시즌 등을 통해 JKL의 잔여 지분 11.87%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했다. 전체 지분 26.77%를 확보하며 예림당(29.74%)과 격차를 3%p가 안 되게 줄였다. 취득 자금은 총 1897억 원에 달한다.
서준혁 회장 “해외 사업 위해 항공 필수”
대명소노 측은 지분 매입에 대해 “숙박과 항공 간 제휴·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항공 사업 직접 진출은 대명소노 오너 2세인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의 숙원으로 알려져 있다. 서 회장은 2011년 언론 인터뷰에서 “호텔·리조트 사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항공 등 교통수단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밝혔고, 실제로 같은 해 자금난을 겪다가 매물로 나온 티웨이항공을 인수하려 하기도 했다. 당시는 비용 문제로 무산됐으나 최근 유럽 노선 이관 등으로 티웨이항공 기업가치가 상승하자 다시금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올해 초 프랑스 파리 시내에 위치한 4성급 호텔과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와이키키리조트호텔 등을 인수하며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모습이다. 고려아연 사례처럼 대명소노와 예림당이 공개매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자 한때 티웨이항공에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 10월 10일 티웨이항공 주가는 장중 전일 대비 24.69% 상승한 399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다만 이후 대명소노 측이 “(티웨이항공에 대한) 공개매수나 추가 지분 매입 계획이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하면서 현재는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태다. 또 투자자들은 대명소노가 티웨이항공보다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는 예림당에 대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보고 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예림당도 대명소노시즌 지분 인수를 통해 티웨이항공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어 관련 매수세가 나타났다.
만일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하면 예림당은 실탄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예림당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79억 원에 불과하다(연결 기준). 반면 대명소노의 사실상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말 기준 약 2083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분율을 과반까지 높이려면 예림당은 1500억 원대, 대명소노는 1700억 원대 자금을 동원해야 하는데(10월 11일 티웨이항공 시가총액 7064억 원 기준), 예림당이 자금력 면에서 현저히 밀리는 것이다. 또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티웨이항공 주가가 치솟으면서 양측 필요 자금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두고 저울질
대명소노는 최근 또 다른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에서도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10월 15일 사모펀드 운용사이자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인 JC파트너스로부터 보유 지분 26.95%의 절반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나머지 지분을 내년 6월 이후 사갈 수 있는 콜옵션도 갖게 됐다. 이와 관련해 대명소노가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중 한 곳의 경영권을 확보하거나 두 곳의 경영권을 모두 확보한 뒤 두 항공사를 합병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대명소노가 티웨이항공 최대주주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 주가 상승에 따른 출혈을 고려해 공개매수보다 장내매수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아직까지 물밑 작업에 불과한 대명소노의 속내는 내년 3월로 예정된 티웨이항공 주주총회에서 명확해질 전망이다. 2대 주주가 된 대명소노가 이사회 구성 등 티웨이항공 경영과 관련해 구체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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