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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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수 대표 “내년 상반기 반도체 소재·장비株 유망”

“삼성전자, HBM·파운드리·후공정 모두 뒤처져… 혁신 못 하면 위기 봉착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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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3-12-26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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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반도체 경기의 바로미터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내년 상반기 ‘반도체의 시간’이 본격 도래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AMD가 엔비디아의 데이터서버용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체할 GPU를 개발하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활기가 국내 기업들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2월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가진 송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반도체 경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큰 변화가 없고 하반기에나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도체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반도체의 봄’을 기대하는 투자자는 어떤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까.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는 “선행지표인 반도체주는 내년 상반기는 투자에 유리하지만 하반기에는 국내외 변수들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상반기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2월 18일 이형수 대표를 만나 내년 반도체 시장을 분석하고 투자전략을 세워봤다.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 [지호영 기자]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 [지호영 기자]

    내년 ‘온 디바이스 AI’ 확장

    내년 국내외 반도체 경기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데.

    “메모리 반도체는 내년 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메모리 반도체는 3분기에 바닥을 찍고 4분기부터 예상보다 훨씬 힘 있게 반등하고 있다. 다만 올해 이미 반도체 관련주가 세게 반등해 내년에는 조금씩 올라가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내년에도 여전히 AI가 시장을 이끌 전망이다. 올해는 ‘AI 반도체=엔비디아 GPU’라 봐도 무방했다. 엔비디아 칩을 기반으로 한 서버용 AI의 데이터 트레이닝이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AI 학습을 바탕으로 서비스하는 온 디바이스 AI가 본격적으로 구현되면서 AI 시장이 클라우드에서 디바이스로 확장될 것이다. 상반기 반도체 경기는 낙관적이지만 하반기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내년 하반기 반도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나.

    “반도체 경기는 내년 하반기뿐 아니라, 2025년에도 좋을 테지만 불확실성이 많다. 우선 미·중 패권 경쟁과 지정학적 변수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또한 내년에는 대만 총통 선거, 한국 총선, 미국 대선 등 정치 이벤트가 많다.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하반기는 지켜봐야 한다. 따라서 반도체주 투자자라면 상반기에 수익을 많이 낼 필요가 있다.”



    반도체 상승 사이클은 이제 시작인데, 반도체 주가는 이미 반등했다. 이럴 때 어떤 투자전략이 필요할까.

    “반도체주가 이미 상승했기 때문에 섣부른 투자는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반도체 섹터는 상승 사이클 초반에는 장비주가 탄력 있게 오르고 이후 소재·부품 관련주가 상승한다. 마지막에 기판업체들이 오르는데, 지금은 장비에서 소재·부품 섹터로 전환되는 흐름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까지 소재·부품주에 투자할 만하다.”

    대표적인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을 꼽는다면.

    “케미컬 분야는 동진쎄미켐과 솔브레인, 장비 소모품 분야는 하나머티리얼즈, 케이엔제이, 월덱스를 주목할 만하다.”

    AMD 데이터센터용 칩 개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파운드리. [삼성전자 제공]

    최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AMD가 선보인 데이터센터용 AI GPU인 인스팅트 MI300X가 주목받았다. 과연 AMD는 이 칩으로 엔비디아를 추격할 수 있을까.

    “12월 6일(현지 시간) 콘퍼런스 콜에서 AMD가 데이터센터용 AI 연산 GPU인 인스팅트 MI300X와 가속처리장치(APU)인 인스팅트 MI300A를 공개했다. 그동안 AMD는 엔비디아의 엔지니어 생태계인 쿠다를 넘어서지 못해 만년 2인자였다. 그런데 이번 콘퍼런스 콜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이 쿠다에 있는 소스 코드를 컴파일해 AMD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AMD에 따르면 컴파일 전환율이 95% 정도 된다고 한다. 이는 엔비디아 H100을 AMD 칩이 대신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엔지니어 세계에서는 컴파일 전환율 95%와 100%의 차이가 클 수 있어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구글은 GPT-4를 뛰어넘겠다며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공개했다.

    “구글 제미나이는 안드로이드 계열 디바이스의 온 디바이스 AI를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 시연 영상이 편집본이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이는 해프닝 정도로 보인다. GPT-4는 파라미터(매개변수)가 4000억~5000억 개 정도로 추정되는데, 제미나이는 그보다 2배 많은 1조 개가 넘어 지금까지 나온 생성형 AI 가운데 컴퓨팅 파워가 가장 월등하다. 문제는 제미나이 울트라, 프로, 나노 세 가지 버전 중 온 디바이스 AI용인 나노 버전의 성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나노 버전의 하위 버전은 파라미터 18억 개, 상위 버전은 32억5000만 개 정도로 적은 편이다. 이렇게 적은 매개변수로 유용한 온 디바이스 AI를 구현하려면 칩이 개선돼야 한다. 또한 파라미터 수를 늘리면 배터리 소모도 많아지는데 이 또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아마 이 숙제들을 푸는 기업은 주가가 엄청나게 반등할 것이다.”


    구글이 공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 [구글 제공]

    구글이 공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 [구글 제공]

    올해가 서버용 AI 해였다면, 내년에는 온 디바이스 AI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삼성전자가 내년 초 생성형 AI ‘가우스’를 적용한 갤럭시S24를 선보일 예정이다.

    “가우스는 텍스트, 이미지, 코드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통화 시 실시간으로 통역해주는 서비스다. 내년 초 삼성전자 주가는 이 서비스를 얼마나 완성도 높게 구현하는지에 따라 결정될 전망아다. 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준비 기간과 데이터 트레이닝이 부족해 서비스 완성도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삼성전자 주가에 악재가 되는 건 아닐까.

    “애플이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대를 열자 삼성전자는 ‘옴니아’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고, 시장은 어설픈 옴니아 서비스에 실망했다. 하지만 갤럭시 시리즈부터는 그럴싸하게 스마트폰을 만들어 주가가 한 단계 점프했다. 가우스도 스마트폰처럼 처음에는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 있지만 곧 괜찮은 서비스를 구현할 것이다. 가우스 출시 후 시장이 실망해 주가가 떨어질 때가 오히려 매수 타이밍이 될 수 있다.”

    1분기에 D램 감산 끝날 전망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언제쯤 반도체 감산을 끝낼까.

    “외환위기 이후 반도체 하락 사이클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감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하락 사이클에서도 생산은 100% 하면서 가격 하락을 몸으로 견뎠다. 하지만 이번에는 하락이 가팔라 공급업체들이 감산했고, 감산 덕분에 가격이 빨리 반등했다. 이를 계기로 지난 20년간 매출 대비 40%였던 설비투자도 30%로 줄었다. 감산은 1분기에 D램이 먼저 끝나고, 낸드플래시는 내년 6월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감산이 마무리되면 주식은 오히려 재료 소멸로 하락할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감산이 끝나면 설비투자를 다시 늘릴까.

    “설비투자를 다시 늘릴 것 같지 않다. 왜냐하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범용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주문형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설비투자를 줄인 마진으로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배당 등 주주친화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레벨 업 할 수 있다. 최근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반도체 기업을 공격적으로 매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는 주문형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계속 앞설까.

    “범용에서 주문형으로 바뀌는 메모리 반도체 흐름을 삼성전자가 아니라 SK하이닉스가 주도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범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한 지위를 가지는 것도 아니다. 올해 초 두 회사의 HBM을 제외한 D램 시장점유율 격차는 18%p였는데 3분기에는 4.4%p까지 좁혀졌다. 냉정하게 보면 삼성이 예전 같은 삼성이 아닌 것이다. HBM3를 독점하는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3E까지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HBM4로 승부수를 둘 텐데, 이때 중요한 공정이 하이브리드 본딩이다.”

    하이브리드 본딩이란.

    “HBM3 공정에서 중요한 기술은 구멍을 뚫은 웨이퍼 1024개를 솔더볼을 사용해 잘 붙이는 것이다. 이때 TC본딩 방식으로 붙이는데, HBM4부터는 웨이퍼가 2배로 늘어나 솔더볼을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솔더볼을 사용하지 않고 구리와 구리를 바로 붙이게 된다. 이것이 하이브리드 본딩이다. 이때 화학적으로 잘 붙여야 되는데 이 공정이 굉장히 어렵고 장비도 비싸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향후 원가경쟁력이 중요해지면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만든 HBM4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도 고전해 TSMC와 시장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사업하기 좋은 환경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지정학적 위치가 불안한 대만 TSMC를 대신할 수 있는 파운드리를 키우는 것이 중요한데, 인텔은 역량이 안 된다. 결국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를 키울 수밖에 없다. 또한 TSMC의 후공정인 CoWoS(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의 캐파(생산능력)가 부족해 AI용 GPU 쇼티지(부족)도 지속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만약 후공정 i-Cube(아이큐브)를 잘할 수 있다면 이 쇼티지 물량을 받을 수 있을 텐데, 이 또한 못 하고 있다. 게다가 HBM3는 SK하이닉스가 독점 중이다. 모든 반도체 분야에서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금 제대로 혁신하지 않으면 위기에 봉착할 수 있어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이 중요해졌다.”

    삼성, TSMC 후공정 추격 만만치 않아

    삼성전자가 TSMC의 후공정을 따라잡을 가능성은 있나.

    “삼성전자의 반도체 후공정 시설은 천안과 온양 캠퍼스에 있었는데, 사실 거기는 우수한 인력이 들어가는 데가 아니었다. 얼마 전까지 메모리 반도체에서 후공정이 별로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TSMC는 20년 전부터 후공정에 계속 투자하며 생태계를 키웠다. 최근 생성형 AI가 나오면서 후공정이 중요해졌지만 삼성전자는 후공정 전문 인력도, 기술도, 생태계도 구축하지 못해 후폭풍을 맞은 것이다. 당분간 삼성전자가 TSMC 후공정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마 예전 삼성전자라면 이런 시장 변화를 빠르게 포착해 대응했을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범용에서 주문형으로 바뀌는 것 또한 SK하이닉스보다 삼성이 제일 먼저 알아챘을 테다. 여러모로 삼성전자에 문제가 있는 건 확실하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선단공정은 어떤가.

    “현재 파운드리는 최첨단기술인 3㎚가 제일 중요한데, TSMC는 이미 3㎚를 양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GAA(게이트 올 라운드)를 적용한 3㎚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다만 예전과 달리 현재 파운드리는 선단공정보다 후공정이 더 중요해 만약 삼성전자가 후공정 아이큐브를 제대로 잘하지 못한다면 AI용 칩을 수주받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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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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