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금융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2013년 올해의 최고경영자(CEO)’에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테슬라) 설립자 겸 CEO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전기차 회사로, 올해에만 주가가 300%나 뛰어오르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나 미국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CEO 등 쟁쟁한 상대를 모두 제치고 머스크가 올해 당당히 최고 CEO 자리에 오른 것이다.
그는 스티브 잡스에 버금가는 혁신 아이콘으로 꼽힌다. 영화 ‘아이언맨’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로도 유명하지만, 그것보다 머스크가 테슬라를 통해 이룬 혁신이 그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렸다.
이렇게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테슬라가 11월 18일 갑자기 한국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했다. 개최 전에는 이 행사가 한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면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기대와 달리 초청받은 일부 투자자만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행사로 끝났지만, 테슬라에 대한 한국 시장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한국 시장 움직이는 테슬라
테슬라는 저속주행 자동차나 보급형 자동차부터 먼저 부각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고급 세단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고급 대형 차량 가운데 ‘톱 3’에 꼽힌다. 충전 인프라 때문에 아직 전기차는 보급되기 이르다는 세간의 우려를 보기 좋게 날려버린 것이다.
지난해 말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는 올해의 자동차로 테슬라 ‘모델S’를 선정했다. “스포츠카처럼 재빠르고, 롤스로이스처럼 부드러우며,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만큼 짐을 실을 수 있고, 프리우스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극찬했다.
아직 한국에 테슬라 전기차가 출시되진 않았지만 테슬라의 인기는 한국 시장까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기차는 공해와 소음이 없는 친환경 자동차이다.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쉐보레 ‘스파크 EV’를 가정용 콘센트로 충전하면 배터리 완전 충전까지 2140원이 드는 반면, 가솔린 ‘스파크’는 같은 거리를 가는 만큼 가솔린을 구매하려면 1만7000원이 든다. 전기차 연료비는 가솔린 자동차 연료비의 8분의 1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도 시판 중인 전기차들이 있다. 시중에 나온 전기차는 르노삼성 SM3 Z.E.(4500만 원), 쉐보레 스파크 EV(3990만 원), 기아자동차(기아차) 레이 EV 전기차(3500만 원) 등 세 종류다. 가격은 같은 기종 자동차보다 2배 비싸지만, 정부 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별 보조금을 받는다면 200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SM3 Z.E.는 국내 유일의 준중형급 전기차이다. 한 번 충전으로 135km까지 달릴 수 있으며, 최고속도는 135km/h이다. 스파크 EV도 한 번 충전으로 135km를 달린다. 동급 최고 수준의 최대출력(143ps, 105kW)과 저속 구간에서부터 탁월한 최대토크(57.4kg·m)를 발휘하며 시속 100km까지 8.5초 이내에 도달할 수 있다.
레이 EV 전기차는 가격이 매력적이다. 기아차는 최근 레이 EV 전기차 가격을 4500만 원에서 3500만 원으로 1000만 원 내렸다. 전기모터 최고출력이나 1회 충전 주행거리 등은 경쟁차종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낮은 가격 등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이들 전기차를 구매하는 층은 주로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였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선택폭이 넓어지고 정부 보조금 혜택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 민간 시장에서도 확산이 기대된다.
질 노만 르노그룹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부회장은 11월 1일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열린 SM3 전기차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4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웠다”며 “한국 내 기업들이 신기술에 적극적인 경향이 있어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차는 BMW ‘i3’로, 내년 5월 한국 시장에 상륙할 예정이다. 국산 전기차가 모두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개조한 것인 반면, i3는 전기차로만 생산되는 BMW의 첫 양산형 모델이다. i3의 최대출력은 125kW로 국내에서 경쟁할 전기차 가운데 가장 앞선다. 최고속도 또한 150km/h에 달할 정도로 주행 성능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i3에는 하이브리드 동기식 전기모터가 사용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제로백 시간은 7.2초에 불과하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도 최대 160km에 달한다. 주행거리를 늘려주는 레인지 익스텐더(range extender) 엔진을 옵션으로 선택하면 최대 주행거리를 300km까지 확장할 수 있다. 레인지 익스텐더는 리튬 이온 배터리 충전 상태가 설정값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주행 중 배터리 충전 상태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주는 구실을 한다.
기아차가 준비 중인 ‘쏘울 전기차’도 주목받는다. 기아차는 내년 상반기 중 레이 EV 전기차를 이을 4000만 원 초반대의 쏘울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회 충전 주행거리를 BMW i3와 동급인 160km 이상으로 늘리고, 최고속도 140km/h 이상의 동력 성능도 확보할 계획이다.
대기환경보전법 내년 초 공포
전기차에 대한 선택폭이 넓어진다는 점보다 소비자의 귀를 더 솔깃하게 하는 것은 바로 보조금이다. 현재 전기차 보조금은 1500만 원으로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사용하는 차량이나 추첨에 당첨된 일반인에 한해 제한적으로 지급한다. 지난해와 올해 보조금을 받은 차량은 각각 1000대 안팎에 불과하다. 현행 제도는 2015년 폐지된다.
정부는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배기량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을 내년 초 공포할 계획이다. 아직 보조금 액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대 1000만 원 내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행령이 확정되면 2015년부터는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다. 보조금 제도를 시행하는 데 필요한 재원은 일정 기준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최저 50만 원에서 최고 300만~500만 원의 부담금을 매겨 충당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광희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관은 11월 14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6차 환경·복지 전문가포럼에서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 전망치(BAU) 대비 30% 감축하기 위해 모든 전기차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는 정부나 공공기관 중심으로 보급돼 시장이 형성되다 보니 사용자의 불편함이나 서비스 개선이 저조했던 게 사실이다. 보조금과 연비로 소비자를 어느 정도 유인할 수는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되려면 소비자의 불편을 먼저 해소해야 한다.
경남 창원시는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전기차를 구매하는 시민 30명에게 보조금을 주는 방법으로 민간에 전기차를 보급하는 사업을 벌인다. 그런데 보조금 대상자로 뽑힌 30명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뒤늦게 완속 충전기를 설치할 장소를 구하지 못하거나 충전기까지 전기를 끌어오는 것이 어려워 전기차 구매를 포기한 일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창원시는 신청했던 후순위 대기자 10명가량을 다시 뽑아 보조금을 지급했다.
완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3~6시간 충전해야 한다. 주차장에서 충전하거나 집에서 밤에 충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해도 주유소처럼 시내 곳곳에서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교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보조금 지급 못지않게 공용 충전소 설치가 필수인 셈이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나 중앙정부는 전기차 보급이 미미한 상태라 선뜻 예산을 투입해 공용 충전소 설립에 나서지 못하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충전소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유지, 보수 등 서비스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티브 잡스에 버금가는 혁신 아이콘으로 꼽힌다. 영화 ‘아이언맨’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로도 유명하지만, 그것보다 머스크가 테슬라를 통해 이룬 혁신이 그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렸다.
이렇게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테슬라가 11월 18일 갑자기 한국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했다. 개최 전에는 이 행사가 한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면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기대와 달리 초청받은 일부 투자자만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행사로 끝났지만, 테슬라에 대한 한국 시장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한국 시장 움직이는 테슬라
테슬라는 저속주행 자동차나 보급형 자동차부터 먼저 부각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고급 세단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고급 대형 차량 가운데 ‘톱 3’에 꼽힌다. 충전 인프라 때문에 아직 전기차는 보급되기 이르다는 세간의 우려를 보기 좋게 날려버린 것이다.
지난해 말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는 올해의 자동차로 테슬라 ‘모델S’를 선정했다. “스포츠카처럼 재빠르고, 롤스로이스처럼 부드러우며,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만큼 짐을 실을 수 있고, 프리우스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극찬했다.
아직 한국에 테슬라 전기차가 출시되진 않았지만 테슬라의 인기는 한국 시장까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기차는 공해와 소음이 없는 친환경 자동차이다.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쉐보레 ‘스파크 EV’를 가정용 콘센트로 충전하면 배터리 완전 충전까지 2140원이 드는 반면, 가솔린 ‘스파크’는 같은 거리를 가는 만큼 가솔린을 구매하려면 1만7000원이 든다. 전기차 연료비는 가솔린 자동차 연료비의 8분의 1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도 시판 중인 전기차들이 있다. 시중에 나온 전기차는 르노삼성 SM3 Z.E.(4500만 원), 쉐보레 스파크 EV(3990만 원), 기아자동차(기아차) 레이 EV 전기차(3500만 원) 등 세 종류다. 가격은 같은 기종 자동차보다 2배 비싸지만, 정부 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별 보조금을 받는다면 200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SM3 Z.E.는 국내 유일의 준중형급 전기차이다. 한 번 충전으로 135km까지 달릴 수 있으며, 최고속도는 135km/h이다. 스파크 EV도 한 번 충전으로 135km를 달린다. 동급 최고 수준의 최대출력(143ps, 105kW)과 저속 구간에서부터 탁월한 최대토크(57.4kg·m)를 발휘하며 시속 100km까지 8.5초 이내에 도달할 수 있다.
레이 EV 전기차는 가격이 매력적이다. 기아차는 최근 레이 EV 전기차 가격을 4500만 원에서 3500만 원으로 1000만 원 내렸다. 전기모터 최고출력이나 1회 충전 주행거리 등은 경쟁차종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낮은 가격 등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이들 전기차를 구매하는 층은 주로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였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선택폭이 넓어지고 정부 보조금 혜택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 민간 시장에서도 확산이 기대된다.
질 노만 르노그룹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부회장은 11월 1일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열린 SM3 전기차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4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웠다”며 “한국 내 기업들이 신기술에 적극적인 경향이 있어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에 시판 중인 기아자동차의 ‘레이 EV 전기차’(왼쪽)와 르노삼성의 ‘SM3 Z.E.’.
기아차가 준비 중인 ‘쏘울 전기차’도 주목받는다. 기아차는 내년 상반기 중 레이 EV 전기차를 이을 4000만 원 초반대의 쏘울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회 충전 주행거리를 BMW i3와 동급인 160km 이상으로 늘리고, 최고속도 140km/h 이상의 동력 성능도 확보할 계획이다.
대기환경보전법 내년 초 공포
전기차에 대한 선택폭이 넓어진다는 점보다 소비자의 귀를 더 솔깃하게 하는 것은 바로 보조금이다. 현재 전기차 보조금은 1500만 원으로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사용하는 차량이나 추첨에 당첨된 일반인에 한해 제한적으로 지급한다. 지난해와 올해 보조금을 받은 차량은 각각 1000대 안팎에 불과하다. 현행 제도는 2015년 폐지된다.
정부는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배기량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을 내년 초 공포할 계획이다. 아직 보조금 액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대 1000만 원 내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행령이 확정되면 2015년부터는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다. 보조금 제도를 시행하는 데 필요한 재원은 일정 기준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최저 50만 원에서 최고 300만~500만 원의 부담금을 매겨 충당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광희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관은 11월 14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6차 환경·복지 전문가포럼에서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 전망치(BAU) 대비 30% 감축하기 위해 모든 전기차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는 정부나 공공기관 중심으로 보급돼 시장이 형성되다 보니 사용자의 불편함이나 서비스 개선이 저조했던 게 사실이다. 보조금과 연비로 소비자를 어느 정도 유인할 수는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되려면 소비자의 불편을 먼저 해소해야 한다.
경남 창원시는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전기차를 구매하는 시민 30명에게 보조금을 주는 방법으로 민간에 전기차를 보급하는 사업을 벌인다. 그런데 보조금 대상자로 뽑힌 30명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뒤늦게 완속 충전기를 설치할 장소를 구하지 못하거나 충전기까지 전기를 끌어오는 것이 어려워 전기차 구매를 포기한 일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창원시는 신청했던 후순위 대기자 10명가량을 다시 뽑아 보조금을 지급했다.
완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3~6시간 충전해야 한다. 주차장에서 충전하거나 집에서 밤에 충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해도 주유소처럼 시내 곳곳에서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교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보조금 지급 못지않게 공용 충전소 설치가 필수인 셈이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나 중앙정부는 전기차 보급이 미미한 상태라 선뜻 예산을 투입해 공용 충전소 설립에 나서지 못하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충전소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유지, 보수 등 서비스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