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은 부담스럽지만 이자가 은행보다 2배나 많다고 해서 고민 중입니다.”
은행금리가 갈수록 떨어지다 보니 이자가 조금이라도 높다는 소리에 솔깃한 사람이 많다. 금융회사는 소비자들의 이런 심리를 파고든다. 그 가운데 특히 보험마케팅은 더욱 자극적이다. 은행금리보다 몇 배나 높다는 표현은 기본이고 복리에 비과세 보장은 물론, 연금까지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흔들리지 않을 사람은 별로 없다.
불과 몇 해 전까지는 보험상품 이름만 들어도 보장성보험과 저축(투자)성보험을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예컨대 ‘종신보험’은 사망 위험을 기본으로 각종 특약을 통해 질병과 상해 위험을 보장하는 보장성보험이고, ‘연금보험’은 은퇴 후 필요한 연금을 위한 저축성 보험이었다. 그런데 요즘 나오는 보험상품 안내책자에는 이름은 분명 ‘종신보험’인데 굵직하고 진하게 쓰인 설명을 읽어보면 저축성보험에 훨씬 가깝다. 세 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첫 번째 이유는 보장성보험이 잘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지갑이 가벼워지니 씀씀이를 줄이는 것은 당연한 현상. ‘비용’에 해당하는 보장성보험에 가입하기를 꺼린다. 그런 사람의 심리에는 ‘당장 뭐 큰일이 있겠어’라는 마음과 ‘혹시나 그런 일이 있으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이 잠재해 있다. 반면 부족한 은퇴 준비에 대한 걱정은 꽤 현실적이다. 그래서 보장성보험보다 은퇴 준비에 도움이 되는 금융상품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보험사들이 보장성보험에 연금 기능을 혼합하기 시작한 이유다.
세 번째 이유는 판매 수당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보험상품을 만들어도 팔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특히 보험상품은 ‘종이’로 약속하는 무형의 상품이라는 한계가 있다. 그러다 보니 판매자의 적극적인 가입 권유와 설득으로 계약이 이뤄진다. 따라서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판매자 처지에서는 수당이 많은 상품을 팔고 싶은 게 당연하다. 보장성보험 가운데 특히 종신보험은 저축성보험 상품에 비해 사업비, 즉 수당이 훨씬 많다. 이 세 가지가 종신보험을 연금화해 판매하는 현실적인 이유다.
그렇다면 이런 상품들이 소비자에게는 어떨까. 먼저 최저보증금리가 높다는 점은 꽤 매력적이다. 은행금리보다 2배나 높다. 그러나 장점은 큰 글씨로 길게 설명하고 단점은 작은 글씨로 짧게 설명하는 것이 마케팅의 기본이다. 분명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율 역시 납부 보험료 원금이 아니라, 거기서 사업비를 공제한 적립보험료를 기준으로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그러나 너무 작은 글씨로 쓰여 있어 쉽게 확인하기 힘들다.
두 번째로 내세우는 장점은 보장과 저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늘 빠듯한 살림살이에 보장 대신 저축(투자)을 선택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 ‘혹시 불행한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 논리적으로 따지면, 하나의 보험상품에 보장과 저축 기능을 동시에 담는 것보다 완전 소멸성 위주의 순수보장성보험과 저축(투자)을 위한 예·적금 혹은 주식형펀드로 나눠 가입하는 편이 유리하다. 하지만 적은 돈을 나누다 보니 저축(투자) 금액이 너무 줄어 목돈이 빨리 만들어지지 않고, 다급한 다른 용도로 쉽게 인출해버리는 단점이 있다. 특히 노후 자금 등 복리효과를 추구해야 하는 장기저축(투자)상품의 경우 월 납부액이 너무 작으면 심리적 만족도와 중요도가 함께 낮아지면서 쉽게 중도 해지하는 일이 잦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보장과 저축(투자)을 분리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부득이하게 보장과 저축(투자) 기능을 결합한 보험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 다음 몇 가지를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첫째, 겉보다 속을 살펴보자. 아무리 은행보다 이율이 높다 해도 그것은 총 납부 보험료가 아니라 거기에서 사업비를 공제하고 남은 보험료가 기준이다. 특히 보장 기능이 있는 위험 보험료에는 대부분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소비자가 납부하는 총 보험료에서 보험사가 제시하는 이율이 실제 적용되는 보험료는 얼마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업비는 판매와 관리 등 몇 가지 내용으로 구분돼 있고 각 사업비마다 공제되는 기간과 비율이 다르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결국 보험료 납부 이후 최소 10년 이상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보험사에서 약속한 이율이 제대로 적용되는 시점도 그때부터다. 즉 보험료 납부기간이 10년인 경우에는 가입 시점부터 최소 20년 이상, 납부기간이 20년인 경우라면 최소 30년 이상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상품의 장점은 거의 사라지고 오히려 원금을 손해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따라서 가입 시점부터 보험료 납부는 물론, 그 후 필요한 거치기간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기간 중도 해지 없이 보험상품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실제로 보험상품 가입 후 10년 이상 혹은 20년 이상 유지하는 비율은 20%가 채 안 된다.
마지막으로 ‘보험료 추가납부제도’를 꼼꼼히 살펴보자. 이 제도를 활용해 평균 사업비를 줄이면서 납부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은 매우 매력적이다. 하지만 변액유니버설보험 같은 저축성보험과 달리 보장성보험인 종신보험에 저축성 기능을 결합한 상품의 경우, 추가납부 보험료에서도 사업비가 공제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잘 확인해야 한다. 물론 추가납부 보험료까지 고려할 만큼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아예 처음부터 보장과 저축(투자)을 구분해 가입하는 편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은행금리가 갈수록 떨어지다 보니 이자가 조금이라도 높다는 소리에 솔깃한 사람이 많다. 금융회사는 소비자들의 이런 심리를 파고든다. 그 가운데 특히 보험마케팅은 더욱 자극적이다. 은행금리보다 몇 배나 높다는 표현은 기본이고 복리에 비과세 보장은 물론, 연금까지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흔들리지 않을 사람은 별로 없다.
불과 몇 해 전까지는 보험상품 이름만 들어도 보장성보험과 저축(투자)성보험을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예컨대 ‘종신보험’은 사망 위험을 기본으로 각종 특약을 통해 질병과 상해 위험을 보장하는 보장성보험이고, ‘연금보험’은 은퇴 후 필요한 연금을 위한 저축성 보험이었다. 그런데 요즘 나오는 보험상품 안내책자에는 이름은 분명 ‘종신보험’인데 굵직하고 진하게 쓰인 설명을 읽어보면 저축성보험에 훨씬 가깝다. 세 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첫 번째 이유는 보장성보험이 잘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지갑이 가벼워지니 씀씀이를 줄이는 것은 당연한 현상. ‘비용’에 해당하는 보장성보험에 가입하기를 꺼린다. 그런 사람의 심리에는 ‘당장 뭐 큰일이 있겠어’라는 마음과 ‘혹시나 그런 일이 있으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이 잠재해 있다. 반면 부족한 은퇴 준비에 대한 걱정은 꽤 현실적이다. 그래서 보장성보험보다 은퇴 준비에 도움이 되는 금융상품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보험사들이 보장성보험에 연금 기능을 혼합하기 시작한 이유다.
보장과 저축 기능은 하나로?
두 번째 이유는 보험회계 때문이다. 최근 들어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데, 2020년부터는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적용되면서 저축성보험의 회계 기준이 달라진다. 결론만 간단히 요약하면 언젠가 고객에게 되돌려줘야 하는 부채 성격의 저축성보험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보험사는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세 번째 이유는 판매 수당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보험상품을 만들어도 팔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특히 보험상품은 ‘종이’로 약속하는 무형의 상품이라는 한계가 있다. 그러다 보니 판매자의 적극적인 가입 권유와 설득으로 계약이 이뤄진다. 따라서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판매자 처지에서는 수당이 많은 상품을 팔고 싶은 게 당연하다. 보장성보험 가운데 특히 종신보험은 저축성보험 상품에 비해 사업비, 즉 수당이 훨씬 많다. 이 세 가지가 종신보험을 연금화해 판매하는 현실적인 이유다.
그렇다면 이런 상품들이 소비자에게는 어떨까. 먼저 최저보증금리가 높다는 점은 꽤 매력적이다. 은행금리보다 2배나 높다. 그러나 장점은 큰 글씨로 길게 설명하고 단점은 작은 글씨로 짧게 설명하는 것이 마케팅의 기본이다. 분명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율 역시 납부 보험료 원금이 아니라, 거기서 사업비를 공제한 적립보험료를 기준으로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그러나 너무 작은 글씨로 쓰여 있어 쉽게 확인하기 힘들다.
두 번째로 내세우는 장점은 보장과 저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늘 빠듯한 살림살이에 보장 대신 저축(투자)을 선택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 ‘혹시 불행한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 논리적으로 따지면, 하나의 보험상품에 보장과 저축 기능을 동시에 담는 것보다 완전 소멸성 위주의 순수보장성보험과 저축(투자)을 위한 예·적금 혹은 주식형펀드로 나눠 가입하는 편이 유리하다. 하지만 적은 돈을 나누다 보니 저축(투자) 금액이 너무 줄어 목돈이 빨리 만들어지지 않고, 다급한 다른 용도로 쉽게 인출해버리는 단점이 있다. 특히 노후 자금 등 복리효과를 추구해야 하는 장기저축(투자)상품의 경우 월 납부액이 너무 작으면 심리적 만족도와 중요도가 함께 낮아지면서 쉽게 중도 해지하는 일이 잦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보장과 저축(투자)을 분리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부득이하게 보장과 저축(투자) 기능을 결합한 보험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 다음 몇 가지를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첫째, 겉보다 속을 살펴보자. 아무리 은행보다 이율이 높다 해도 그것은 총 납부 보험료가 아니라 거기에서 사업비를 공제하고 남은 보험료가 기준이다. 특히 보장 기능이 있는 위험 보험료에는 대부분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소비자가 납부하는 총 보험료에서 보험사가 제시하는 이율이 실제 적용되는 보험료는 얼마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업비는 판매와 관리 등 몇 가지 내용으로 구분돼 있고 각 사업비마다 공제되는 기간과 비율이 다르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보험료 납부 후 최소 10년 기다려야
둘째, 경과기간에 따른 적립 비율을 확인하자. 보험상품은 보험료를 납부하는 기간과 납부가 끝나고 적립금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즉 거치기간으로 나눌 수 있다. 사업비가 많은 종신보험형 저축(투자)상품의 경우 납부기간이 끝날 때까지 총 납부 보험료 대비 불어난 돈을 따져보면 은행 이율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보험료 납부기간에 공제되는 사업비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보험료 납부가 끝난 이후부터는 공제되는 사업비가 크게 줄어든다. 따라서 보험료 납부가 끝난 시점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연금으로 찾아 쓰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결국 보험료 납부 이후 최소 10년 이상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보험사에서 약속한 이율이 제대로 적용되는 시점도 그때부터다. 즉 보험료 납부기간이 10년인 경우에는 가입 시점부터 최소 20년 이상, 납부기간이 20년인 경우라면 최소 30년 이상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상품의 장점은 거의 사라지고 오히려 원금을 손해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따라서 가입 시점부터 보험료 납부는 물론, 그 후 필요한 거치기간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기간 중도 해지 없이 보험상품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실제로 보험상품 가입 후 10년 이상 혹은 20년 이상 유지하는 비율은 20%가 채 안 된다.
마지막으로 ‘보험료 추가납부제도’를 꼼꼼히 살펴보자. 이 제도를 활용해 평균 사업비를 줄이면서 납부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은 매우 매력적이다. 하지만 변액유니버설보험 같은 저축성보험과 달리 보장성보험인 종신보험에 저축성 기능을 결합한 상품의 경우, 추가납부 보험료에서도 사업비가 공제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잘 확인해야 한다. 물론 추가납부 보험료까지 고려할 만큼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아예 처음부터 보장과 저축(투자)을 구분해 가입하는 편이 더 유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