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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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재테크 <마지막 회>

소득보다 중요한 지출 관리, 노후 자금 마련이 먼저

재테크 1원칙, 기본에 충실하라!

  • 김광주 돈파는가게 대표 www.moneymart.co.kr

    입력2017-07-03 16: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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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행 직원이 10년 이상 납부하면 현 금리기준으로 2.9% 복리에 비과세가 되는 적금상품을 소개해줘 가입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저축성보험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사람을 만났다. 그런데 그가 내놓은 ‘상품설명서’에는 은행 대신 보험사 이름만 새겨져 있었다.

    #2. 증권사 직원에게 투자금을 맡겼는데 반 토막이 났다는 사람도 있다. “원금을 손해 보면 안 된다”고 단단히 일렀는데도 그 지경이 됐다며 다른 대책이 없겠느냐고 하소연했다.

    #3. 월소득 420만 원인 어느 부부는 매달 얼마를 지출(저축 및 투자 포함)하는지 알지 못했다. 어렵게 정리한 월 현금흐름표를 보니 총수입과 총지출의 차이가 50만 원이나 됐다. 통장에 남아 있지 않으니 분명 어딘가에 썼겠지만, 그 부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4. 소득보다 지출이 많아 고민인 가정이 있다. 적자 원인은 과다한 사교육비였다. 하지만 부부는 아이 미래를 생각해 사교육비를 줄일 계획이 없다. 이 부부의 노후 준비는 거의 ‘제로(0)’ 수준이었다.

    #5. 다시는 펀드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사람도 있다. 3년 전 가입한 ‘적립식 펀드’가 아직도 마이너스라며 고개를 흔드는 것. 그러나 그가 납부한 기간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나머지 2년 동안은 사실상 방치 상태였다.



    오랫동안 다양한 계층의 고객과 재무상담을 하면서 주로 겪은 일들이다. 독자 가운데도 위 사례와 비슷한 경험을 한 이가 많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자본주의’ 대한민국에는 체계적인 경제교육이 없다. 학교는 물론 가정에서도 관심사가 성적과 등수, 진학과 취업에 매몰돼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에 대한 이해 없이 ‘자본(월급)’을 이용해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은 정말 아이러니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재정적 여유는커녕 더 많은 부채에 시달리게 된다. 하지만 뭐든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실천하고자 노력하면 최소한 손해는 면할 수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꼭 잊지 말아야 할 여섯 가지 재무 덕목을 짚어보고자 한다.



    물가상승률을 지표로 삼아야

    첫째, ‘이익’ 개념부터 분명하게 이해해야 한다. 이익을 단지 원금이 증가한 것으로만 생각하면 틀리다. 예컨대 10년 만기 상품에 매달 100만 원씩, 총 1억2000만 원(원금)을 납부한 후 만기에 1억3000만 원을 받았다면 이익일까, 손해일까. 물론 손해다. 10년 동안 물가인상률을 감안하면 실질수익은 오히려 마이너스인 셈이다. 자본주의에서 이익이란 최소한 돈의 가치(구매력)를 떨어뜨리는 물가인상률 이상의 수익(또는 이자)을 전제로 한다. 또한 이때 물가인상률은 모든 상품 가격의 평균인상률이 아닌, 식음료와 소비재 등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인상률, 소위 ‘장바구니 물가’를 기준으로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달걀 값은 127% 올랐고 삼겹살도 20% 이상 상승했다. 따라서 ‘사례1’처럼 체감 물가인상률보다 못할 수도 있는 보험사의 10년 이상 장기 저축상품은 손해가 확정된 것일 수도 있다.

    둘째, ‘투자’는 안전(원금 보존)을 포기하는 대신 실질이익, 즉 체감 물가인상률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례2’처럼 ‘원금을 손해 보면 안 되는’ 조건을 충족할 만한 투자상품은 없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셋째, 지출 관리는 소득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그 이상을 소비하면 매달 적자일 수밖에 없다. 반면 아무리 적은 돈을 벌더라도 그 이상을 소비하지 않는다면 적자도 없다. 그러나 ‘사례3’처럼 한 달에 얼마를 소비하는지 잘 모르는 가정이 많다. 이런 현상은 신용카드로 할부 구매를 많이 하거나 월급통장과 지출통장이 분리돼 있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점이다. 신용카드 할부를 정확히 표현하면 외상거래, 부채 증가에 해당된다.

    또한 실제 소비한 달과 돈이 빠져나가는 달이 달라지면서 지출 관리가 어려워진다. 특히 별도의 지출통장 없이 월급통장을 신용카드 결제 계좌로 사용하는 경우 이달에 입금된 월급 전체를 소비 가능한 여윳돈으로 착각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무의식중에 생활상 과소비가 습관으로 굳어진다. 이런 현상은 신용카드 할부 건수가 많아질수록 더욱 복잡해져 마침내 ‘기억나지 않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빚을 내서라도 신용카드 할부금 먼저 갚아야

    따라서 먼저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써야 한다. 그리고 월급통장과 지출통장을 구분한 다음 저축과 투자를 위해 납부해야 하는 돈, 아파트 관리비나 월세 등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 기타 예비비를 제외하고 남는 돈의 범위에서 매달 지출 계획에 따라 정해진 금액을 지출통장으로 이체해 사용한다. 이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만약 이때 신용카드 할부 잔금이 있다면 신용대출을 받아서라도 미리 상환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기본으로 돌아가는 지출 관리가 늦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과다한 사교육비가 상황을 악화하고 있다면 재정 우선순위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한정된 소득으로 노후 준비 자금과 자녀의 교육비를 모두 만족할 수 없다면, 재정 지출의 우선순위는 노후 준비 자금에 둬야 한다. ‘사례4’처럼 특히 ‘아이를 생각한다’면 더욱 그래야 한다. 잔뜩 길어진 노후생활에서 ‘가난한 부모’의 재정적 부담을 자녀가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앞으로 자녀의 직업 또는 직장 안정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녀가 살아갈 시대는 곧 실패가 많아지는 시대이기도 하다. 따라서 부모의 노후 안정성은 매우 중요하다. 실패한 자녀가 잠시 쉬어가는 베이스캠프가 돼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저축이든 투자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따라서 가입하려는 상품에 대한 이해는 기본 중 기본이다. ‘사례1’의 경우 ‘상품설명서’만 제대로 살펴봤다면 그것이 저축성 보험상품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복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필요하다. 복리는 ‘이자가 낳는 이자’다. 수익률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복리를 느끼려면 최소한 10년 이상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저축이 아닌, 시중금리 이상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를 선택할 때 더 큰 이익을 바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적립식 투자는 분산투자의 결정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매달 100만 원씩 10년 동안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기간의 분산(매달마다), 금액의 분산(100만 원씩)을 통해 결과적으로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 ‘사례5’처럼 처음 1년은 적립식으로 납부했지만 도중에 어떤 사정(실질소득 감소, 소비 증가 등으로 여윳돈이 없거나 수익률 하락에 따른 불안심리 등)이 생겨 납부를 중단했다면 그때부터 분산 효과는 사라지고 위험이 큰 거치식 일시금 투자와 동일해진다.

    적립식 펀드를 시작한 경우 최소 3년에서 5년 이상 꾸준히 해야 하고, 도중에 납부하기 힘든 사정이 생긴다면 그때까지 적립한 돈을 환매하거나 안전한 채권형 펀드로 옮겨놓는 것이 좋다. 만약 그렇게 방치한 펀드가 있다면 해당 펀드를 분석한 다음 적절한 방법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 같은 ‘내 돈’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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