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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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놀다 보니 자연스레 배워요”

에버랜드, 테마파크 등 이용한 체험학습 프로그램 22개 선보여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17-07-03 16: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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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진짜 똑똑하네.”

    안내견이 장애물을 피해 걸을 때마다 탄성이 쏟아졌다. 6월 27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인근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안내견학교)로 체험학습을 온 경기 파주시 대원초교 학생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 학생들은  에버랜드가 테마파크의 이점을 살려 4월부터 시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 기존 체험학습이 단순 견학에 그쳤다면, 에버랜드가 새롭게 내놓은 체험학습 프로그램은 동·식물원과 테마파크를 이용해 실제 체험하는 형식이다.  



    백문불여일견, 코앞에서 보여준다

    이날 안내견학교를 찾은 학생들은 먼저 간단한 강의를 통해 안내견 훈련 과정과 안내견을 대할 때 주의점 등을 배웠다. 강사는 안내견학교에서 일하는 시각장애인 직원으로, 안내견과 함께 강단에 올랐다. 안내견은 강단을 조금 지나 멈춰 서 강사가 강단 바로 앞에 설 수 있도록 한 뒤 강사 옆에 앉았다.

    강의는 안내견에 관한 영상을 틀어주고 그 내레이션에 따라 강사가 설명을 덧붙이는 식으로 진행됐다. 강의 내내 안내견은 강사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안내가 필요하면 금세 일어나 강사 옆에 섰다. 안내견이 어떤 식으로 시각장애인을 안내하는지를 학생들은 코앞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안내 중인 안내견을 만지거나 시선을 끌면 안 된다는 강사의 당부에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홍문영(12) 양은 “안내견을 처음 봤는데 신기하다. 나중에 길에서 안내견을 만나면 오늘 배운 대로 눈으로만 예뻐해주겠다”고 말했다.  



    강의가 끝난 뒤 학생들은 안내견 견사로 향했다. 은퇴한 안내견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방금 들은 강의 덕분인지, 학생들은 섣불리 안내견을 만지려 하기보다 거리를 두고 바라봤다. 만져도 된다는 허락이 떨어지자 그제야 안내견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머리를 쓰다듬었다.

    체험학습 프로그램의 마지막 코스는 눈을 가린 채 안내견의 안내에 따라 걸어보는 시각장애인 체험이었다. 강주은(12) 양이 대표로 안대를 한 뒤 안내견 등에 매달린 유도 고리를 잡았다. 강양은 처음에는 불안한지 어깨를 구부정하게 숙인 채 걸었다. 안내견은 계단이 나오자 멈춰 서 강양이 계단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뒤 천천히 오를 수 있게 이끌었다. 또 1m 높이 허들이 나오자 안내견은 밑으로 지나갈 수 있는데도 강양이 부딪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옆길로 돌아갔다. 강양도 안내견에게 믿음이 생기자 허리를 세우고 걸었다. 강양은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에게 안내견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내견학교 체험은 에버랜드의 감성체험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에버랜드는 4월부터 감성체험 10개, 직업체험 9개, 안전체험 3개 등 22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용인자연농원 시절부터 40여 년간 쌓아온 동·식물원과 테마파크, 안전관리, 서비스 등 운영 노하우를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녹여낸 것.

    에버랜드는 내부 전문가를 비롯해 대학교수와 각 급 학교 교사진 등 교육 관계자,  한국자연환경연구소, 경기도재난안전본부, 대한적십자사, 세계자연기금 등 대외 전문기관과 1년 동안 준비 과정을 거쳐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였다. 초등생부터 고교생까지 참여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교육 내용을 차별화했다. 

    감성체험 프로그램은 문화, 환경,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와 공감능력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에버랜드가 보유한 희귀동식물을 만나는 동물·식물·환경 아카데미 프로그램과 삼성화재 교통박물관, 호암미술관 등 에버랜드 단지 내 전시관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안내견학교 체험은 에버랜드에만 있는 프로그램이라 인기가 높다”고 밝혔다.


    사육사 등 특별한 직업체험

    안내견학교 체험을 마치고 학생들은 에버랜드 동물공연장으로 이동했다. 사육사 직업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에버랜드에서 새를 담당하고 있는 사육사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사육사가 하는 일과 사육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사항 등을 설명했다. 판다 등 해외 서식 동물을 다루려면 해당 국가에 가서 공부해야 하니 어학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라는 조언도 했다. 이어 사육사는 홍금강앵무와 함께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앵무새는 사육사의 손짓에 따라 학생들의 팔로 날아가 앉거나 날개를 펴 보이며 살아 있는 교재 구실을 톡톡히 했다. 조상현(12) 군은 “앵무새가 사육사의 말을 알아듣고 움직이는 것이 신기했다. 말만 따라 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똑똑한 새”라며 즐거워했다.

    모든 직업체험은 에버랜드 임직원의 재능 기부로 이뤄진다. 사육사, 수의사, 식물학자, 어트랙션(놀이기구) 엔지니어 등 에버랜드의 특화된 직업체험 활동이 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안전체험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500㎡ 규모의 안전체험관에서 지진 및 화재 대피, 응급구조, 탈출 시뮬레이션 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캐리비안 베이를 활용한 수상안전체험과 삼성화재 교통박물관에서 진행하는 교통안전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에버랜드는 체험학습 프로그램 시행에 앞서 시범운영을 했다. 여기에 참여한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100점 만점에 97.1점을 기록했다.

    에버랜드 체험학습은 프로그램별로 30~100명씩 참여할 수 있으며, 소요시간은 30~60분이다. 재료비가 별도로 필요한 체험학습 외에는 추가 비용을 받지 않는다. 현재는 초중고교의 단체 신청만 받는다. 신청은 에버랜드 홈페이지 상단 학생단체를 위한 맞춤형 체험학습 프로그램 탭에서 할 수 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앞으로 개인 신청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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