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적은 돈을 되도록 많이 불리고 싶어 한다. 특히 월급쟁이는 이런 욕망이 더 크다. 이 때문에 직장인에게 높은 투자수익은 필수 요건처럼 느껴진다. 다만 투자방법이 문제다.
모든 대중적인 금융상품은 수익성, 유동성, 안정성 등 세 가지를 토대로 그 비율을 적당히 조절해 만들어진다. 주식형상품은 수익성이 가장 강한 상품이지만 안정성은 극도로 약하다. 반면, 예·적금은 안정성이 가장 높은 상품이지만 수익성은 포기해야 한다. 즉 세 가지가 골고루 갖춰진 상품, 예컨대 연 10% 이상 수익을 추구하면서 원금도 보장되고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금융상품은 없다. 그럼에도 그런 상품이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 달려드는 이유는 더 높은 수익률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시장에서 조급한 사람은 늘 하이에나에게 더없이 좋은 먹잇감이 돼왔다. 흔히 ‘개미’라 불리는 이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정말 개미처럼 돈을 모으지만 한 방에 몽땅 털리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투자시장의 프레임(frame·미리 짠 틀)을 잘 이해해야 한다.
투자시장을 지배하는 세력은 언제나 자신들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만들어낸다. 일례로 지난해부터 구체적으로 제기된 미국 금리인상 이슈는 개미에게는 분명 ‘위험 요인’이었다. 미국 금리인상은 곧바로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질 테고, 이를 방어하려면 한국의 금리인상 역시 불가피할 것이란 논리였다. 물론 한국 금리인상은 심각한 가계부채와 가뜩이나 위축된 내수경제를 감안할 때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실제로 같은 기간 외국인은 주식을 팔았다. 덩달아 유럽발(發)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간 글로벌 투자자금의 규모도 컸다.
필자는 그런 이야기(정보)들의 정확성을 말하자는 것이 아니다.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으며, 맞는다고 해도 그 영향이 언제부터 언제까지일지도 알 수 없다. 투자는 불확실성에 베팅하는 게임이다. 확실한 것은 투자일 수 없다. 그렇다고 매일매일 과중한 업무와 출퇴근에 시달리는 월급쟁이에게 투자시장의 동향을 읽고 해석해 자신에게 적용하라며 채근하는 것 역시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래서 더욱 효율적인 방법이 프레임을 이해하는 것이다.
위 사례에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나간 것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철수한 것이 아닌, 그동안 자신들이 벌어들인 이익을 회수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개미는 항상 하이에나보다 늦게 움직인다(그래서 잡아먹힌다). 당연히 주식 가격은 떨어졌다. 그리고 올해 들어 지난 몇 달 동안 외국인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다시 사들였다. 그러면서 금리인상 위험보다 경기상승 이익을 봐야 한다며 개미들을 유혹한다. 다시 말하지만 필자는 지금 이런 정보의 정확성을 따지려는 것이 아니다. 투자시장에서는 정보의 정확성과 상관없이 움직이는 방향이 있다. 그것이 프레임이다. 사실 프레임의 변화는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필자는 이를 주로 야구장에 빗대 설명한다.
야구장 입장권은 외야석보다 내야석이 비싸다. 내야석에는 대체로 부자가 많고 외야석에는 월급쟁이가 많다. 이것이 프레임의 기본이다. 즉 같은 야구경기를 보면서도 내야와 외야에서 즐기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예컨대 내야석에 앉은 관중은 투수와 타자의 동작을 좀 더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다. 알다시피 투수와 타자는 야구경기의 핵심이다. 그 덕에 내야석 관중은 외야석 관중에 비해 한 박자 빠른 감각으로 경기흐름을 예측한다. 부자가 경제와 투자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이처럼 내야석, 외야석에 따라 야구경기를 즐기는 방식도 달라진다. 재테크 역시 마찬가지다. 부자의 프레임을 따라 하기보다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간동아’ 1027호 기사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아라’는 부자와 월급쟁이의 재테크 프레임을 이해하는 좋은 사례다.
간혹 홈런볼을 기다리는 것을 탐욕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는 탐욕이 아닌 희망이다. 물론 홈런볼이 탐욕이 되는 경우도 많다. 그저 치맥만 즐기는 와중에 갑자기 날아든 홈런볼을 잡으려다 손을 다칠 수도 있고, 허둥대며 쫓아가다 먼저 잡으려는 사람들과 몸싸움에 밀려 넘어질 수도 있다. 그러니 정말 홈런볼을 원한다면 준비가 필요하다. 미리 야구글러브나 잠자리채를 가지고 외야석에 앉는 사람처럼. 외야석에서는 비록 투수와 타자를 가까이에서 볼 수 없지만 스마트폰으로 중계방송을 보며 그것을 충족할 수 있다. 또한 선수 관련 통계를 미리 확인해 홈런을 칠 만한 선수와 그가 빈번히 날리는 타구 방향으로 옮겨 앉을 수도 있다.
날마다 생겨나는 투자정보를 모두 낱낱이 들여다볼 수는 없겠지만, 잠자리채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돈을 불려나가는 단기·중기·장기 계획을 세우고, 최근 화제가 되는 소식과 관련 용어를 관심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것만으로도 투자시장의 거시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FRB, FOMC, 브렉시트(Brexit),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 MSCI 등이 무엇인지 아는가. 만약 안다면 당신은 언젠가 홈런볼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 반대라면 지금 즐기는 치맥 덕에 다음 달 카드 값이 부담으로 다가올 공산이 크다.
모든 대중적인 금융상품은 수익성, 유동성, 안정성 등 세 가지를 토대로 그 비율을 적당히 조절해 만들어진다. 주식형상품은 수익성이 가장 강한 상품이지만 안정성은 극도로 약하다. 반면, 예·적금은 안정성이 가장 높은 상품이지만 수익성은 포기해야 한다. 즉 세 가지가 골고루 갖춰진 상품, 예컨대 연 10% 이상 수익을 추구하면서 원금도 보장되고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금융상품은 없다. 그럼에도 그런 상품이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 달려드는 이유는 더 높은 수익률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시장에서 조급한 사람은 늘 하이에나에게 더없이 좋은 먹잇감이 돼왔다. 흔히 ‘개미’라 불리는 이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정말 개미처럼 돈을 모으지만 한 방에 몽땅 털리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투자시장의 프레임(frame·미리 짠 틀)을 잘 이해해야 한다.
투자시장을 지배하는 세력은 언제나 자신들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만들어낸다. 일례로 지난해부터 구체적으로 제기된 미국 금리인상 이슈는 개미에게는 분명 ‘위험 요인’이었다. 미국 금리인상은 곧바로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질 테고, 이를 방어하려면 한국의 금리인상 역시 불가피할 것이란 논리였다. 물론 한국 금리인상은 심각한 가계부채와 가뜩이나 위축된 내수경제를 감안할 때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실제로 같은 기간 외국인은 주식을 팔았다. 덩달아 유럽발(發)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간 글로벌 투자자금의 규모도 컸다.
투자는 불확실성에 베팅하는 게임
해가 바뀌어도 그 이슈는 여전히 유효했고, 급기야 5월 27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앞으로 수개월 내 금리인상을 할 것임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 매수 세력이었다는 점이다. 반대로 개미투자자는 가지고 있던 주식을 몽땅 팔아치웠다. 지난해 미국 금리인상 이슈를 이유로 국내 주식시장을 빠져나갔던 외국인들이 올해 상반기에는 전혀 다른 행동을 취한 것이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새로운 이야기를 퍼뜨린다. “미국 금리인상은 미국 경제가 그만큼 안정적이고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니 미국 금리인상에 위축될 필요가 없다.”필자는 그런 이야기(정보)들의 정확성을 말하자는 것이 아니다.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으며, 맞는다고 해도 그 영향이 언제부터 언제까지일지도 알 수 없다. 투자는 불확실성에 베팅하는 게임이다. 확실한 것은 투자일 수 없다. 그렇다고 매일매일 과중한 업무와 출퇴근에 시달리는 월급쟁이에게 투자시장의 동향을 읽고 해석해 자신에게 적용하라며 채근하는 것 역시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래서 더욱 효율적인 방법이 프레임을 이해하는 것이다.
위 사례에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나간 것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철수한 것이 아닌, 그동안 자신들이 벌어들인 이익을 회수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개미는 항상 하이에나보다 늦게 움직인다(그래서 잡아먹힌다). 당연히 주식 가격은 떨어졌다. 그리고 올해 들어 지난 몇 달 동안 외국인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다시 사들였다. 그러면서 금리인상 위험보다 경기상승 이익을 봐야 한다며 개미들을 유혹한다. 다시 말하지만 필자는 지금 이런 정보의 정확성을 따지려는 것이 아니다. 투자시장에서는 정보의 정확성과 상관없이 움직이는 방향이 있다. 그것이 프레임이다. 사실 프레임의 변화는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필자는 이를 주로 야구장에 빗대 설명한다.
야구장 입장권은 외야석보다 내야석이 비싸다. 내야석에는 대체로 부자가 많고 외야석에는 월급쟁이가 많다. 이것이 프레임의 기본이다. 즉 같은 야구경기를 보면서도 내야와 외야에서 즐기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예컨대 내야석에 앉은 관중은 투수와 타자의 동작을 좀 더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다. 알다시피 투수와 타자는 야구경기의 핵심이다. 그 덕에 내야석 관중은 외야석 관중에 비해 한 박자 빠른 감각으로 경기흐름을 예측한다. 부자가 경제와 투자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외야석에서 홈런볼 잡으려면…
반면 외야석에 주로 앉는 월급쟁이는 투수와 타자를 잘 볼 수 없어 미리 준비해간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기는 데 관심이 더 많다. 그러다 ‘딱’ 소리가 나면 그제야 경기상황을 해석하려 든다. 경제와 투자시장에서 위기 사태가 벌어진 다음에야 허둥대는 월급쟁이를 연상케 한다. 그렇다면 외야석에 앉아 내야석 방식으로 경기를 즐길 수는 없을까. 그럴 수도 없거니와 그럴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외야석에는 내야석 관중이 절대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홈런볼’이다. 즉 외야석에 앉은 월급쟁이는 홈런볼을 기다리는 즐거움이 있다.이처럼 내야석, 외야석에 따라 야구경기를 즐기는 방식도 달라진다. 재테크 역시 마찬가지다. 부자의 프레임을 따라 하기보다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간동아’ 1027호 기사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아라’는 부자와 월급쟁이의 재테크 프레임을 이해하는 좋은 사례다.
간혹 홈런볼을 기다리는 것을 탐욕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는 탐욕이 아닌 희망이다. 물론 홈런볼이 탐욕이 되는 경우도 많다. 그저 치맥만 즐기는 와중에 갑자기 날아든 홈런볼을 잡으려다 손을 다칠 수도 있고, 허둥대며 쫓아가다 먼저 잡으려는 사람들과 몸싸움에 밀려 넘어질 수도 있다. 그러니 정말 홈런볼을 원한다면 준비가 필요하다. 미리 야구글러브나 잠자리채를 가지고 외야석에 앉는 사람처럼. 외야석에서는 비록 투수와 타자를 가까이에서 볼 수 없지만 스마트폰으로 중계방송을 보며 그것을 충족할 수 있다. 또한 선수 관련 통계를 미리 확인해 홈런을 칠 만한 선수와 그가 빈번히 날리는 타구 방향으로 옮겨 앉을 수도 있다.
날마다 생겨나는 투자정보를 모두 낱낱이 들여다볼 수는 없겠지만, 잠자리채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돈을 불려나가는 단기·중기·장기 계획을 세우고, 최근 화제가 되는 소식과 관련 용어를 관심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것만으로도 투자시장의 거시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FRB, FOMC, 브렉시트(Brexit),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 MSCI 등이 무엇인지 아는가. 만약 안다면 당신은 언젠가 홈런볼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 반대라면 지금 즐기는 치맥 덕에 다음 달 카드 값이 부담으로 다가올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