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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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스며든 AI… 집주인 외출 때 반려동물이 화분 깨면 사진 찍어 보내

가사 돕는 LG ‘AI 로봇’… 식재료 자동 리스트업 삼성 ‘AI 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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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4-01-29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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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장고에 설치된 카메라가 식료품을 감지해 리스트를 작성한다.
    #집을 비운 사이 반려견이 화분을 깨뜨리자 로봇 집사가 바로 알려준다.
    #인덕션에 냄비를 올리면 냄비 성분을 분석해 알맞은 방식으로 가열한다.
    #내 입술 상태에 맞춰 입술을 케어하고 메이크업한다.
    #여행사진 수백 장을 1분 만에 앨범으로 만든다.


    지금 우리 일상에서 사용하고 있거나 출시 예정인 AI(인공지능) 제품으로 구성해본 편리한 생활 모습이다. 세계적으로 엄청난 충격파를 몰고 온 AI가 산업은 물론, 일상생활 곳곳에 이미 스며들어 우리 삶을 크게 바꿔나가고 있다.

    세탁물 재질·오염도 인식하는 AI 세탁기

    삼성전자가 출시 예정인 ‘2024년형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 [뉴시스]

    삼성전자가 출시 예정인 ‘2024년형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 [뉴시스]

    AI 생활가전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끌고 있다. 세계 최초 AI폰인 갤럭시 S24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탑재한 TV,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인덕션 등을 이미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올해 야심 차게 준비 중인 AI 가전은 AI 스크린을 적용한 TV ‘2024년형 Neo QLED 8K’와 보관 식료품 리스트를 알아서 작성하는 ‘2024년형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다.

    ‘2024년형 Neo QLED 8K’는 저화질 콘텐츠를 8K 화질로 선명하게 바꿔줄 뿐 아니라, 스포츠 종목을 자동으로 감지해 공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보정하는 등 최상 화질을 구현하는 TV다. ‘2024년형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는 내부 카메라가 식료품이 드나드는 순간을 촬영해 리스트를 자동으로 작성한다. 식료품을 보관한 날짜도 자동 기록되며, 이를 기준으로 보관 기한을 설정하면 상하기 전 미리 알려준다. 삼성 푸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식료품 리스트로 만들 만한 요리를 추천받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4’를 통해 두 제품을 미리 선보여 화제가 됐다. 삼성전자는 AI 기술을 적용한 세탁기 ‘비스포크 AI 콤보’와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도 선보일 예정이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1대로 합쳐진 제품으로, 세탁물 무게·재질·오염도를 인식해 최적의 세탁 모드를 설정해준다.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는 진공 청소와 물걸레 청소 겸용 제품으로 약 1㎝ 높이의 작은 장애물을 인식해 피할 수 있으며, 마룻바닥·카펫 등 바닥 종류를 감지해 최적의 청소 모드로 가동한다.

    AI 로봇 개발 박차

    LG전자가 선보인 비서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선보인 비서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LG전자 제공]

    LG전자 역시 AI를 탑재한 ‘똑똑한’ 가전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1월 18일 출시한 ‘2024년형 LG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 에어컨’은 바람 세기나 방향을 직접 설정하지 않아도 AI가 사용자 위치를 중심으로 바람을 내보낸다. LG전자는 2022년 이미 AI 기능을 탑재한 물걸레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M9 오브제컬렉션’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이 제품은 자동 물 공급 시스템과 얼룩 제거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LG씽큐 앱과 LG청소기에 연동돼 진공청소기가 청소를 끝내면 알아서 물걸레 청소를 한다.



    최근 로봇청소기 시장은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처럼 진공 청소와 물걸레 청소가 모두 가능한 올인원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로봇청소기 업체 에브리봇은 2019년 물걸레 청소와 진공 청소를 함께 지원하는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선보인 바 있으며, 이후 여러 업체가 올인원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사를 돌보는 AI 로봇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 처음 공개한 AI 비서 ‘볼리’를 업그레이드해 ‘CES 2024’에서 공개했으며,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도 ‘CES 2024’에서 비서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이 로봇들은 각각 자사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LG씽큐와 연동된 기기를 자동 인식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LG전자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집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카메라·스피커·센서 등으로 집 안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사를 돕는다. 예를 들어 집주인이 외출 시 반려동물이 화분을 파손하면 사진을 보내 알리는 식이다. 양사 모두 궁극적으로 AI 로봇을 활용해 스마트홈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AI 로봇이 사용자 니즈와 건강 등을 파악해 필요한 것을 알아서 공급하는 미래형 스마트홈이 목표다. 이 밖에 인덕션 전문 업체 아미크론은 냄비를 올리면 냄비 성분을 분석해 알맞은 방식으로 가열하는 인덕션을 선보였고, 가전 제조 기업 엘이디세이버는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작이 가능한 ‘루나스퀘어 스마트 가습기2’를 출시했다.

    스마트홈 시장은 향후 급속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2022년 1176억 달러(약 156조 원)에서 매년 12.47%씩 성장해 2027년 2229억 달러(액 297조6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스마트홈을 이용하는 사람은 6억7260만 명일 것으로 예측됐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스마트홈 플랫폼의 경제적 가치가 2025년 3500억 달러(약 467조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뷰티 시장에도 AI 붐

    입술 진단과 케어가 가능한 ‘립큐어빔’(왼쪽). 휴대용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 [아모레퍼시픽 제공, LG생활건강 제공]

    입술 진단과 케어가 가능한 ‘립큐어빔’(왼쪽). 휴대용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 [아모레퍼시픽 제공, LG생활건강 제공]

    뷰티 시장에도 AI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여성의 로망인 ‘메이크업 해주는 기계’뿐 아니라, 매니큐어 칠해주는 로봇도 조만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뷰티테크는 프랑스 뷰티 기업 로레알이 선도하고 있다. ‘CES 2024’ 기조연설에 나선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로레알 최고경영자(CEO)는 생성형 AI 챗봇 ‘뷰티 지니어스’를 공개해 시선을 모았다. 뷰티 지니어스는 사용자 피부와 상황에 맞는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뷰티 컨설팅 앱이다. 지난해 CES에서 로레알은 신체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소비자도 자유롭게 메이크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자동 메이크업 로봇 ‘합타(HAPTA)’를 선보인 바 있다. 국내 뷰티 업계도 뷰티테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5월 맞춤형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톤워크’를 론칭했다. 톤워크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각자 피부 색상에 최적화된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을 제조해주는 브랜드다. 아모레퍼시픽은 ‘CES 2024’에서 입술 진단과 케어가 모두 가능한 ‘립큐어빔’을 선보여 뷰티 관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립큐어빔은 센서를 통해 사용자 입술 상태를 진단한 후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가시광선을 이용해 입술을 케어하는 뷰티테크 제품이다. LG생활건강은 휴대용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를 출시할 계획이다. AI 서비스를 통해 약 3억5000만 장의 도안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도안을 선택하면 피부나 의류에 그려 넣을 수 있다. 미국 스타트업 님블뷰티는 ‘CES 2024’를 통해 세계 최초 가정용 스마트 네일 기기 ‘님블 스마트 네일 살롱’을 공개했다. 작은 상자 모양의 ‘님블 스마트 네일 살롱’에 손을 넣으면 손톱 모양을 스캔한 후 로봇이 매니큐어를 칠해준다. 관련 업계는 이런 뷰티테크 시장 규모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브릿지는 글로벌 미용기기 시장이 2022년 425억5000만 달러(약 56조8000억 원)에서 2030년 1769억3000만 달러(약 236조1500억 원)에 이르러 연평균 19.5%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도 AI 기능을 접목한 제품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국내 침대 매트리스 제조사 럭스나인의 의료기기 브랜드인 ‘바디로그’는 건강 상태를 체크해주는 AI 가슴패치를 선보일 예정이다. 패치를 흉부에 붙이면 심전도, 생체신호, 수면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또한 낙상이나 사고 후 상태까지 보고하는 기능이 내장돼 있다. 국내 스타트업 텐마인즈의 AI 기술을 적용한 배게 ‘모션슬립’도 흥미롭다. AI 기술을 통해 코골이를 하는 사람의 고개를 움직이게 해 코골이 완화에 도움을 주는 모션필로로, 수면 건강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온 디바이스 AI 시대 시작

    인공지능(AI) 기능으로 사진 앨범을 뚝딱 만들어주는 애플리케이션 스냅스. [스냅스 제공]

    인공지능(AI) 기능으로 사진 앨범을 뚝딱 만들어주는 애플리케이션 스냅스. [스냅스 제공]

    AI를 활용한 다양한 사진 서비스도 출시돼 있다. 사진 편집 때 부족한 배경을 알아서 채워주는 AI 편집 기능을 탑재한 ‘구글 스냅시드’, 사진 수백 장을 앨범으로 뚝딱 만들어주는 포토 굿즈 제작 앱 ‘스냅스’, 고인이 된 가족이나 지인을 그대로 구현하는 딥브레인AI의 ‘리메모리2’가 그것이다. 주차면에 부착된 IoT 센서를 바탕으로 실시간 주차 정보를 제공하는 주차 서비스는 물론, 긴급 상황에서는 ‘안전 지킴이’로도 활약하는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 등도 AI를 기반으로 한다.

    조현지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생성형 AI 챗GPT가 촉발한 AI 불씨가 지난해 AI 반도체 등 AI 서버를 위한 하드웨어로 번졌다”며 “올해는 다양한 산업과 기업에서 AI를 접목한 제품 및 서비스를 내놓으려는 움직임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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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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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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