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은 예상외로 간단했다. 좋은 마음을 가지면 스스로에게 좋은 영향이 오더라. 나쁜 마음은 당연히 나쁘게 작용하고. 너무 뻔한가? 하지만 사실인 걸 어떡하나. 그래서 다큐멘터리 ‘마음’에서는 이를 증명하는 여러 실험을 했다.” 프로그램을 편집 중인 이영돈 PD의 말이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행복은 마음으로부터 오는 것’인데, 이는 다큐멘터리 ‘마음’이 어쩌면 뻔한 다큐멘터리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말이다. ‘권선징악’은, 또 ‘착하게 살면 복이 온다’는 교훈은 굳이 다큐멘터리 같은 걸 보지 않아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명제다. 게다가 ‘마음’은 볼거리 가득한 드라마도 아닌, 다큐멘터리가 아닌가.
이 PD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마음’에는 다른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는 첨단 컴퓨터 그래픽과 다양한 실험들이 담겨져 있다. 우리는 심리학, 정신분석학, 뇌과학, 신경학 분야의 유명 학자들과 함께 플라시보(위약 효과·가짜 약을 진짜 약으로 생각하고 먹을 때의 효과)와 노시보(어떤 것이 해롭다는 암시 혹은 믿음으로 야기된 부정적 효과) 실험 등 여러 실험을 했다. 결과는 뻔할지 모르지만, 그것을 도출해가는 과정은 충분히 재미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6부작인 ‘마음’의 프롤로그 격인 1부 ‘마음, 몸을 지배하다’ 편은 마음이 뇌의 작용임을 밝히는 여러 실험 결과들을 제시한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성 간질(진성 간질은 뇌에 부적절한 전기가 흘러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시점에 뇌가 발작을 일으키는 것이다. 하지만 가성 간질은 뇌파나 MRI에 전혀 문제가 없는데도 일어난다) 환자의 병인을 파헤친 실험. ‘마음’에선 가성 간질이 아동기 성폭행 등 끔찍한 기억을 가진 이들에게서 주로 발생함을 주목했다. 그리고 이것이 “끔찍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의 영향을 받은 뇌가 스스로 발작을 일으킨 것”이라 설명했다.
그렇다면 정말 마음은 몸을, 또 뇌를 지배하는 것일까. 이 PD는 “그에 대한 답은 이후 시리즈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떻든 이 프로그램의 진짜 의미는 자신을 돌아보는 것, 마음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자체에 있다”고 했다. ‘마음’은 생각(2부), 무의식(3부), 기억(4부)과 편안한 마음(5부)을 거쳐 결론 격인 용서하는 마음(6부)으로 끝맺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