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65

..

소동파가 만든 동파육

[All about FOOD]

  • 글·요리 남희철 푸드스타일리스트

    입력2024-11-16 09:00:0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가을이 오면 맛과 향이 풍부한 음식들이 그리워진다. 그중 동파육은 서늘한 가을바람과 잘 어울리는 요리다. 최근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도 주목받으며 많은 사람이 도전하고 싶어 하는 요리가 됐다. 동파육은 오랜 시간 천천히 조리하기 때문에 입안에서 녹을 듯 부드러운 식감과 짭조름하면서도 달콤한 풍미가 특징이다. 삼겹살로 만들면 육질이 단단하고 깊은 맛을 내어 더욱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천천히 고기를 익히는 과정에서 영양성분이 살아나고, 풍미도 진해져 웰빙 식탁에도 잘 어울린다.

    요리 이름인 ‘동파육’은 중국 송나라 문인 소동파(蘇東坡)에서 유래했다. 소동파는 유배 생활을 할 때 삼겹살 요리를 연구하다가 특별한 조리법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하인에게 돼지고기를 천천히 조리하라고 부탁한 후 잠든 사이 고기가 약불에서 충분히 익어 깊고 진한 맛을 내게 된 것이다. 이 요리 맛에 감탄한 소동파가 이후에도 이웃과 종종 고기를 나눠 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음식은 그의 이름을 따 ‘동파육’으로 불리게 됐다.

    동파육은 삼겹살의 풍부한 지방과 양념이 만나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약한 불에서 오랜 시간 조리한 동파육은 양념이 고기 속까지 깊게 배어 있다. 달콤하고 짭짤한 양념은 밥 한 술 한 술에 풍미를 더해 가을철 든든한 식사를 즐기기에 좋다. 함께 들어가는 생강, 대파, 팔각 등 향신료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소화 기능을 돕는다. 환절기 건강을 지키는 데도 유익한 동파육,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남희철 제공]

    [남희철 제공]

    ‘동파육’ 만들기

    재료 
    ‌삼겹살 300g, 간장 2큰술, 흑설탕 2큰술, 흑설주 2큰술, 생강 3조각, 대파 1대, 팔각 2개, 물 500㎖

    만드는 방법
    1 삼겹살은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한 번 데쳐 내 잡내를 없앤다.
    2 팬에 껍질이 아래로 가게 삼겹살을 구워 껍질을 바삭하게 만든다.
    3 냄비에 삼겹살, 간장, 흑설탕, 흑설주, 물을 넣고 강불에서 한 번 끓인다.
    4 생강, 대파, 팔각을 넣고 약불로 줄여 1시간 30분~2시간 동안 천천히 조린다.
    5 완성한 동파육을 접시에 담고 남은 소스를 부어 윤기를 더한다.

    더 맛있게 즐기는 Tip
    찐빵과 함께 먹거나 고수를 올려 향을 더해도 좋다. 가을철 깊은 맛을 지닌 동파육으로 가족과 함께 풍성한 식사시간을 가져보자.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