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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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랠리’ 비트코인, 10만 달러 돌파 눈앞에

트럼프 당선 이후 30% 폭등… 시가총액, 메타 뛰어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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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hklee9@donga.com

    입력2024-11-14 15: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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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는 가운데 11월 12일 서울 서초구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는 가운데 11월 12일 서울 서초구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영향으로 비트코인 질주가 이어지면서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 돌파가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11월 5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대선에서 ‘암호화폐 대통령’을 자처해온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한 이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온 비트코인이 11월 12일 9만 달러(약 1억2600만 원) 선을 넘어섰기 때문이다(그래프 참조).

    트럼프 당선 후 일주일 만에 9만 달러 돌파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미 동부 시간 기준 이날 오후 3시 55분 개당 9만45.35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9만 달러를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미 대선일 오전 7만 달러 선을 밑돌았던 비트코인은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뒤 역사적 고점이던 7만3000달러와 8만 달러를 연이어 돌파하고 마침내 9만 달러까지 넘어서며 일주일 만에 30%가량 폭등했다.

    비트코인은 미 대선을 치르기 전부터 트럼프가 당선하면 ‘트럼프 트레이드’ 최대 수혜 자산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과거 암호화폐 산업을 사기라고 비난했던 트럼프 당선인은 1~2년 전부터 암호화폐에 친화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7월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해 재선에 성공하면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고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 수도로 키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 암호화폐 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친(親)비트코인 대통령’ ‘암호화폐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과 함께 “취임 첫날 암호화폐 규제에 앞장섰던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대선과 함께 치른 연방 상하원 선거에서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공화당이 다수를 점한 것도 비트코인 상승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민주당 조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받아온 각종 규제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암호화폐 업체들은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정치인의 당선을 위한 슈퍼팩(정치자금 모금 단체) 페어셰이크에 1억7000만 달러(약 24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다.

    그 결과 사업가 출신 공화당 후보 버니 모레노가 민주당 3선 현역이자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인 세러드 브라운 의원을 꺾고 당선했다. 모레노 당선인은 친(親)암호화폐 성향을 보인 반면, 브라운 의원은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주장해왔다. AP통신 집계에 따르면 암호화폐에 친화적인 슈퍼팩이 지지한 후보 58명 가운데 최소 54명이 당선했다.

    이에 따라 공화당 의원들이 주도하는 가상자산 관련 법안의 의회 통과 가능성도 커진 상태다. 5월 미 하원을 통과한 ‘21세기를 위한 금융혁신 및 기술법안(FIT21)’은 가상자산 규제 권한을 SEC가 아니라 시장 친화적인 상품거래위원회(CFTC)에 맡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비트코인을 5년간 최대 100만 개 사들이는 일명 ‘루미스 법안’ 역시 발의된 상태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친비트코인 대통령’을 공언한 만큼 비트코인이 10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의 제프 켄드릭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말 12만5000달러(약 1억7500만 원)까지 치솟고, 2025년 말에는 20만 달러(약 2억8000만 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에서도 낙관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유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정권에 대한 기대감에 공급 충격과 수요 확대가 합쳐졌다. 비트코인이 새로운 강세장에 진입했고 내년에도 상승 여력이 충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경태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2기 정부의 우호적 정책 지원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러한 정책적 수혜와 행정부의 각종 세금 인하,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유동성 증가 가능성이 커진 만큼 시장은 비트코인의 랠리 가능성을 낙관 중”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신중론도 존재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디지털 자산분석업체 BRN의 발렌틴 푸르니에 애널리스트는 상대강도지수(RSI: 기술적 분석에서 가격 변동 규모와 속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70 이상은 과매수, 30 이하는 과매도)를 근거로 “비트코인이 과매수 국면에 진입했다”면서 “고점에서 진입한 신규 투자자들 때문에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말 12만5000달러 간다” vs “과매수 국면 진입”

    또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공포 및 탐욕 지수’가 ‘극도의 탐욕’ 구간에 진입해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핀볼드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쓴 로버트 기요사키가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넘어가면 추가 매수에 거리를 둘 것”을 조언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인 9만 달러를 찍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전체 자산 가운데 8위로 올라섰다는 보도도 잇달았다. 11월 12일 시가총액 순위 집계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총은 약 1조7380억 달러(약 2445조 원)로 메타플랫폼(1조4720억 달러)과 은(1조7090억 달러)에 앞섰다. 비트코인 시총은 1위 금(17조4620억 달러)의 10분의 1 수준으로 늘어났으며, 7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1조8010억 달러)도 바짝 뒤쫓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암호화폐 시총도 3조 달러(약 4220조7000억 원)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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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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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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