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8

2023.12.08

역사와 호흡하며 건강한 기운 받는 명당 여행

[책 읽기 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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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3-12-11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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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영배의 수토 기행 I
안영배 지음/ 덕주/ 347쪽/ 2만 원 [덕주 제공]

    안영배의 수토 기행 I 안영배 지음/ 덕주/ 347쪽/ 2만 원 [덕주 제공]

    ‘수토’라고 한글로 쓰인 낯선 두 글자가 시선을 끌어당긴다. 그 뒤에 ‘기행’이라는 단어가 붙었으니 물(水)과 흙(土)이라는 뜻일까. 이런 의문을 가진 이가 적잖은지 저자는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수토’의 의미부터 들려준다. 오늘날 잘 쓰이지 않다 보니 한글로만 표기하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데, 책에서는 ‘수토(搜討)’라는 한자를 사용하며 우리 민족의 숨결이 남아 있는 유적지나 명승지를 샅샅이 훑어보는 답사 행위이자 이를 연구하고 진리를 탐구하는 행위라고 설명한다. 더 나아가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을 바라보는 구도 행위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인다.

    저자가 개인적으로 ‘수토’라는 말을 처음 접한 것은 8~9년 전이다. 작가이자 화가로 활동하는 은영선 씨로부터 “군위에 살던 증조할아버지가 대일항쟁기 조선의 수토사 명맥을 잇고 있었다”는 말을 듣게 됐다. 그가 은 작가로부터 전해들은 내용은 매우 놀라웠다. 유교체제 서원과 사우 조직을 중심으로 활동한 민간 수토사들은 태고 시절부터 전해 내려온 천문 관측 및 그 연구 결과물을 계승해 태양계의 지구가 생명력이 왕성한 천체가 되도록 증진시키는 일을 주요 사명 중 하나로 삼았다고 한다. 또 한반도 곳곳에 흩어져 비밀스럽게 활동하면서 인간 수명과 관련된 중력 증진에 효과가 있는 동식물과 광물을 ‘수토’해왔다는 이야기였다.

    저자가 직접 찾아낸 전국 명당

    하지만 연구는 더는 관련 정보를 들을 수 없어 중단됐고, 몇 년 후 전혀 엉뚱한 곳에서 ‘수토’와 맞닥뜨리며 다시 시작됐다. 지리산 일대 취재를 준비하다 만난 점필재 김종직(1431~1492)이 조선 역사에서 ‘수토’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퍼뜨린 장본인이었던 것이다. 역사에서 영남 사림학파의 영수였던 김종직은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을 비판하는 ‘조의제문’을 지어 후일 무오사화의 희생자가 된 인물로 소개된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김종직을 비롯한 조선 성리학자들이 지리산을 중심으로 벌인 수토 행위를 살펴본다. 2부에서는 수토의 기원이 우리나라 선도 수련의 역사와 맞닿아 있음을 깨닫고 고대 한국에서 선도 수련을 해온 이들의 ‘신선 족보’를 추적한다. 3부는 선조가 대대로 해오던 수토 행위를 현대 시점에서 다시 밟아보는 저자의 수토 여행길이다. 저자가 오랜 시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힘들여 찾아낸 여러 명당이 등장한다.

    자신 역시 수토사의 길을 걷고자 한다는 저자는 “수토 여행은 거창한 목적을 세우지 않아도 된다”며 “역사적 스토리가 흐르는 수토지에서는 삶의 교훈을 찾고 ‘보양 명당’이라고 알려진 수토지에서는 건강한 기운을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나를 충전하는 명당을 찾아서’라는 부제처럼 말이다. 저자는 서울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동아일보 기자로 30여 년간 활동한 언론인으로, 2014년 한국 풍수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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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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