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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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추위 녹이는 삼치 파피요트

[All About Food]

  • 글·남희철 푸드스타일리스트

    입력2024-12-19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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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나이프 크리스텔 제공]

    [글로벌나이프 크리스텔 제공]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찬바람이 불면 삼치가 떠오른다. 첫눈이 내릴 때쯤 시장에 가면 싱싱한 삼치가 올라온다. 은빛 껍질에 살짝 묻어 있는 겨울바다 내음은 겨울이 주는 귀한 선물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 손끝에서 삼치는 늘 특별한 요리로 바뀌었다. 소금에 절인 뒤 쫀득하게 구워 낸 삼치는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게 했다. 평범한 생선 삼치도 어머니 손만 거치면 생선 이상의 맛이 났다. 시간이 흘러 내 손으로 요리하게 된 지금, 나는 가장 좋아하는 방식으로 삼치를 즐긴다. 바로 파피요트다.

    파피요트는 삼치의 맛과 향을 온전히 품은 조리법이다. 종이나 알루미늄 포일에 삼치와 제철 채소를 담은 뒤 감싸 조리하면 재료의 풍미가 스며든다. 양파, 버섯, 파프리카는 물론, 겨울 제철 채소인 무를 곁들이기에도 좋다. 삼치가 가진 고소한 맛과 겨울 채소의 은은한 단맛이 어우러지면 식탁에는 작은 겨울 풍경이 펼쳐진다.

    신선한 삼치를 손질한 뒤 소금과 후추로 가볍게 간하고 올리브오일과 허브 한두 가지를 더하면 더 깊은 풍미가 난다. 준비한 재료를 한데 감싸고 팬에 올려 뚜껑을 덮으면 모든 게 천천히 익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일정 시간이 지나 뚜껑을 열고 파피요트를 펼치는 순간 고소한 냄새가 식탁에 퍼진다. 추운 겨울마저 잊게 만드는 향이다.

    삼치 파피요트는 오븐 없이도 쉽게 조리가 가능해 누구나 시도해볼 수 있다. 화려한 기교 없이도 고급스럽고, 삼치와 제철 채소가 만들어내는 조화로움을 느끼기에도 더없이 좋다. 눈 내린 날, 차가운 겨울바람을 잊게 하는 따뜻한 삼치 파피요트 한 접시가 소중한 겨울의 추억을 만들어줄 것이다.



    재료(2인분)
    삼치 필렛 2조각, 무(얇게 슬라이스) 100g, 양파 반 개, 파프리카 소량, 버섯 4~5개, 올리브오일 2큰술, 소금·후추 약간, 허브(타임 또는 로즈메리) 약간, 종이 포일 또는 알루미늄 포일

    만드는 법
    1. 삼치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뒤 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채소는 한입 크기로 썰어 준비한다.
    2. 포일을 깔고, 삼치와 채소를 올린다.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허브도 얹는다.
    3. 공기가 새지 않도록 포일을 단단히 감싼 뒤 양 끝을 잘 만다.
    4. 중불로 달군 팬에 3번을 올리고 뚜껑을 덮어 10~15분간 익혀 완성한다.


    연출 Tip
    1. 삼치 파피요트의 자연스러운 느낌을 강조하려면 화이트나 크림색의 깊은 그릇을 선택하는 게 좋다.
    2. 모던한 느낌을 원하면 매트한 검은색이나 짙은 회색의 그릇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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