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합니다. 첫눈 소식이 전해진 지 이미 여러 날이 지났고 겨울 한가운데로 성큼 들어섰지만, 아직도 지난가을에 미련이 남았나 봅니다. 늦가을까지 있던 꽃소식에 ‘혹시나’ 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게 되네요. 겨울 끝에 다다르면 빨리 봄이 오길 기다리겠지요. 그때까지는 이 늦은 꽃들에 대한 미련이 계속될 듯합니다.
용담은 가장 나중에 만난 올해 꽃이었습니다. 국화가 지천이던 지난가을, 용담은 자신만의 특별한 아름다움을 가진 꽃이었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키와 꽃을 가지고서도 결코 기죽지 않은 채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모습, 어느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고 신비로운 보랏빛 꽃, 아랫부분은 봉곳하게 부풀고 윗부분은 나리꽃처럼 벌어진 고운 꽃 모양새….
용담 종류를 통틀어 부르는 학명 중 속명은 겐티아나(Gentiana)입니다. 학교 다닐 때 익숙하지 않은 학명을 외우느라 골치 아팠는데, 용담을 두고서는 ‘괜찮아’라는 말에서 겐티아나라는 발음을 쉽게 떠올리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용담 꽃은 정말정말 ‘괜찮답니다’.
그런데 왜 용담은 꽃을 보고서는 도저히 떠올리기 어려운 이름을 가졌을까요. 용담은 한자로 ‘龍膽’이라고 합니다. 뿌리를 약으로 쓰는데 쓴맛이 워낙 강해 웅담(熊膽)보다 더하다고 해서 용담이 됐다고 하네요. 겐티아나라는 학명은 일리리언(Illyrian) 지방의 왕 겐티우스(Gentius)가 이 식물이 가진 강장제(强壯劑) 효과를 처음 발견한 것을 기념해 붙인 것이라고 합니다. 이래저래 좋은 약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경상도 지방에 용담과 관련한 이야기 하나가 전해옵니다. 눈이 많이 내린 어느 겨울, 한 나무꾼이 사냥꾼에게 쫓기는 토끼를 구해줬습니다. 다음 날 다시 나타난 토끼는 눈 속을 파헤쳐 풀뿌리 하나를 꺼내줬는데, 그 풀뿌리를 먹은 나무꾼은 너무 쓴맛에 토끼가 자신을 놀리는 줄 알고 토끼를 잡아 화를 냈다지요. 그러자 토끼는 어느새 산신령으로 변했고, 목숨을 구해준 은혜를 갚기 위해 귀한 약초를 알려주노라 하는 말을 남긴 채 사라졌답니다. 그 풀뿌리가 바로 용담 뿌리이며, 나무꾼은 이를 팔아서 큰 부자가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한방에서 약으로 쓰는 부분은 다발로 된 굵고 허연 수염뿌리로 간기능 보호, 담즙 분비 촉진, 이뇨작용, 혈압강화, 진정 작용, 항염증 작용이 있어 소화불량, 간경변, 담낭염, 황달, 두통 등 많은 증상에 쓰인다고 합니다. 어린 싹이나 부드러운 잎을 먹기도 하는데 생뿌리나 잎을 술에 담가 몇 개월간 우린 뒤 먹으면 고혈압 같은 성인병에 좋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용담 꽃이 무척 아름다워 관상용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마디마다 송이송이 달리는 모습이 보기 좋고, 보라색도 매우 아름다우며, 무엇보다 개화기가 아주 길어 늦은 여름부터 꽃피는 식물이 별로 없는 초겨울까지 즐길 수 있어 더욱 좋지요.
용담은 용담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제주를 포함해 남쪽에서 북쪽까지, 높은 산에서 낮은 언덕이나 들녘까지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자라는 진짜 우리 꽃이지요. 이즈음 간혹 남은 용담 잎은 초록빛에서 자줏빛으로 살포시 물들어 있습니다. 지금 산야와 참 잘 어울립니다.
용담은 가장 나중에 만난 올해 꽃이었습니다. 국화가 지천이던 지난가을, 용담은 자신만의 특별한 아름다움을 가진 꽃이었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키와 꽃을 가지고서도 결코 기죽지 않은 채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모습, 어느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고 신비로운 보랏빛 꽃, 아랫부분은 봉곳하게 부풀고 윗부분은 나리꽃처럼 벌어진 고운 꽃 모양새….
용담 종류를 통틀어 부르는 학명 중 속명은 겐티아나(Gentiana)입니다. 학교 다닐 때 익숙하지 않은 학명을 외우느라 골치 아팠는데, 용담을 두고서는 ‘괜찮아’라는 말에서 겐티아나라는 발음을 쉽게 떠올리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용담 꽃은 정말정말 ‘괜찮답니다’.
그런데 왜 용담은 꽃을 보고서는 도저히 떠올리기 어려운 이름을 가졌을까요. 용담은 한자로 ‘龍膽’이라고 합니다. 뿌리를 약으로 쓰는데 쓴맛이 워낙 강해 웅담(熊膽)보다 더하다고 해서 용담이 됐다고 하네요. 겐티아나라는 학명은 일리리언(Illyrian) 지방의 왕 겐티우스(Gentius)가 이 식물이 가진 강장제(强壯劑) 효과를 처음 발견한 것을 기념해 붙인 것이라고 합니다. 이래저래 좋은 약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경상도 지방에 용담과 관련한 이야기 하나가 전해옵니다. 눈이 많이 내린 어느 겨울, 한 나무꾼이 사냥꾼에게 쫓기는 토끼를 구해줬습니다. 다음 날 다시 나타난 토끼는 눈 속을 파헤쳐 풀뿌리 하나를 꺼내줬는데, 그 풀뿌리를 먹은 나무꾼은 너무 쓴맛에 토끼가 자신을 놀리는 줄 알고 토끼를 잡아 화를 냈다지요. 그러자 토끼는 어느새 산신령으로 변했고, 목숨을 구해준 은혜를 갚기 위해 귀한 약초를 알려주노라 하는 말을 남긴 채 사라졌답니다. 그 풀뿌리가 바로 용담 뿌리이며, 나무꾼은 이를 팔아서 큰 부자가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한방에서 약으로 쓰는 부분은 다발로 된 굵고 허연 수염뿌리로 간기능 보호, 담즙 분비 촉진, 이뇨작용, 혈압강화, 진정 작용, 항염증 작용이 있어 소화불량, 간경변, 담낭염, 황달, 두통 등 많은 증상에 쓰인다고 합니다. 어린 싹이나 부드러운 잎을 먹기도 하는데 생뿌리나 잎을 술에 담가 몇 개월간 우린 뒤 먹으면 고혈압 같은 성인병에 좋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용담 꽃이 무척 아름다워 관상용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마디마다 송이송이 달리는 모습이 보기 좋고, 보라색도 매우 아름다우며, 무엇보다 개화기가 아주 길어 늦은 여름부터 꽃피는 식물이 별로 없는 초겨울까지 즐길 수 있어 더욱 좋지요.
용담은 용담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제주를 포함해 남쪽에서 북쪽까지, 높은 산에서 낮은 언덕이나 들녘까지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자라는 진짜 우리 꽃이지요. 이즈음 간혹 남은 용담 잎은 초록빛에서 자줏빛으로 살포시 물들어 있습니다. 지금 산야와 참 잘 어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