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국에서 성공한 아빠는 예쁜 딸이 대학생이 되면 꼭 준비해야 하는 자동차가 있었다. 이 차를 딸에게 선물한 뒤에야 비로소 최고 아빠로 인정받았다고.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에 성공해 ‘세계 젊은 여성들의 로망’이 된 그 차는 바로 폭스바겐 ‘뉴 비틀(New Beetle)’이다. 계기판 옆 투명한 꽃병에 장미나 백합을 꽂은 뉴 비틀의 키는 2000년대 미국 여대생이 꼭 받고 싶어 하는 최고 선물이었다.
1998년 출시된 ‘뉴 비틀’이 13년 만에 모습을 완전히 바꾸고 ‘더(The) 비틀’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이전 모델이 여성 취향의 예쁜 패션카라면 더 비틀은 여기에 강인한 남성성을 가미했다. 하지만 절대적 기준으로 볼 때 더 비틀은 여전히 예쁘고 귀여운 자동차다.
# 독특한 디자인 80여 년간 2250만 대 팔려
비틀은 1938년 히틀러에게 명령을 받은 페르디난트 포르셰가 설계, 개발한 이래 80여 년간 2250만 대나 팔린 세계적인 베스트셀링 자동차 중 하나다. 특히 미국과 일본에서 인기가 높고, 국내에서도 독특한 디자인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비틀의 3세대 모델 더 비틀은 바로 이전 모델보단 1세대 디자인 감성을 따르면서도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감각을 덧입었다. 더 비틀은 1.2ℓ부터 2.5ℓ까지 다양한 엔진으로 생산되지만, 국내에는 2.0ℓ TDI 디젤엔진 모델만 들여왔다. 이전보다 폭은 90mm(1810mm) 넓어졌고 길이는 150mm(4280mm) 길어진 반면, 높이는 15mm (1485mm) 낮아져 한층 안정적이고 당당한 모습이다. 천장이 높아 운전석에 앉으면 어색하고 휑하던 이전 모델의 느낌은 싹 사라졌다.
전면은 특유의 둥근 바이제논 헤드램프에 발광다이오드(LED) 주간 주행등 15개를 둘렀고, 크롬을 입힌 낮고 넓은 검은색 공기흡입구가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측면은 급한 경사를 이루며 떨어지는 쿠페 스타일의 루프라인과 5스포크 휠, 18인치 타이어가 역동적인 이미지를 풍긴다. 후면은 툭 튀어나온 리어스포일러가 가장 눈에 띈다. 언뜻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큰 스포일러가 밋밋함을 없애고 고속주행에서 차체를 잡아줘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 지붕엔 파노라마 선루프를 설치해 개방감을 높였다.
# 현대적이고 세련된 실내 인테리어
실내는 변화가 더욱 크다. 원 1개로 돼 있던 계기판은 다기능 디스플레이가 통합된 3개 원형으로 바뀌었다. 대시보드 상단 중앙엔 오일 온도계, 스톱워치, 터보압력계로 구성된 원형 클러스터를 둬 디자인 효과는 물론 운전 재미를 더했다. 이외에 대시보드와 3스포크 스티어링휠, 내비게이션, 공조버튼, DSG(Direct Shift Gearbox) 기어봉 배치 등은 폭스바겐의 표준 인테리어를 적용한 결과다.
글로브박스는 상하 이중으로 열리는데 상단엔 화장품이나 선글라스 등 작은 소품을 넣을 수 있다. 바느질이 촘촘한 비엔나 가죽시트는 감촉이 좋다. 2명이 정원인 뒷좌석은 여전히 좁아 어린이를 태우거나 작은 짐을 실을 수 있는 정도다.
실내는 곳곳을 카본 느낌의 고광택 하이그로시와 거친 감촉의 검은색 플라스틱으로 꾸며 이전 모델보다 세련된 느낌이다. 단 앞좌석이 수동으로 움직이고 등받이를 다이얼식으로 돌려서 조절하는 것은 불편했다.
# 꾸준한 토크감과 정교한 핸들링 일품
키를 돌려 시동을 걸자 카랑카랑한 디젤엔진 특유의 엔진음이 들려왔다. 서울을 벗어나 서울춘천고속도로에 올라 서서히 속도를 올렸다. 어느새 100km/h에 이르렀어도 엔진회전수(RPM)는 아직 1800 언저리에 머물렀다. 엔진소리는 크지 않았으며 실내로 들어오는 바람이나 노면 소음도 심심하지 않고 적당했다.
좀 더 속도를 높이자 엔진소리가 서서히 커지면서 속도감이 느껴졌다. 150km/h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차체가 조금씩 튀는 느낌이다. 중·저속에서 소음과 주행감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 확실히 좋아졌다. 고속주행은 아직 동급 프리미엄 세단에는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다.
더 비틀은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9.5초에 도달해 빠른 편은 아니다. 하지만 저속부터 고속까지 꾸준한 토크감과 듀얼 클러치 6단 DSG의 반 박자 빠른 변속으로 실제 주행 시 느낌은 민첩한 편이다.
커브길을 빠져나갈 때는 정교한 핸들링이 일품이다. 스티어링휠을 돌리면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만 정확하게 돌고 차체도 작아 추월과 차선 복귀 시 민첩하게 반응한다. 서스펜션은 맥퍼슨 스트럿(전)과 토션빔(후) 조합으로 단단하게 세팅됐다.
# 연비 높고 안전성 뛰어나지만 아쉬운 점도
더 비틀은 최고출력 140마력에 최대출력 32.6kg·m, 공인연비 15.4km/ℓ(신연비 기준)로 비틀 역사상 가장 역동적이면서 뛰어난 연비를 갖췄다. 약 200km를 시승한 뒤 직접 잰 연비는 12.1km/ℓ. 트렁크 크기는 이전보다 20ℓ 늘어난 310ℓ고 뒷좌석을 접으면 905ℓ까지 확장 가능하다. 트렁크가 위쪽으로 높게 열려 짐을 싣고 내리기에 편하다.
2011년 유럽 신차평가제도(Euro NCAP)에서 별 5개를 얻어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레이저 용접 기술, 열간 성형 초고강도 강판, 아연도금으로 높은 비틀림 강성과 내구성을 갖췄다. 이 밖에 전자식 주행안정화 컨트롤(ESC), 코너링라이트, 플랫타이어 경고시스템, 전자식 디퍼런셜 록 등 다양한 안전장치를 장착했다. 하지만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면서도 USB 연결단자가 없고, 장거리 주행을 위한 크루즈컨트롤이 없는 점은 아쉬웠다. 더 비틀은 선택 장치에 따른 가격 차이 없이 3630만 원 한 가지 트림만 판매한다.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에 성공해 ‘세계 젊은 여성들의 로망’이 된 그 차는 바로 폭스바겐 ‘뉴 비틀(New Beetle)’이다. 계기판 옆 투명한 꽃병에 장미나 백합을 꽂은 뉴 비틀의 키는 2000년대 미국 여대생이 꼭 받고 싶어 하는 최고 선물이었다.
1998년 출시된 ‘뉴 비틀’이 13년 만에 모습을 완전히 바꾸고 ‘더(The) 비틀’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이전 모델이 여성 취향의 예쁜 패션카라면 더 비틀은 여기에 강인한 남성성을 가미했다. 하지만 절대적 기준으로 볼 때 더 비틀은 여전히 예쁘고 귀여운 자동차다.
# 독특한 디자인 80여 년간 2250만 대 팔려
비틀은 1938년 히틀러에게 명령을 받은 페르디난트 포르셰가 설계, 개발한 이래 80여 년간 2250만 대나 팔린 세계적인 베스트셀링 자동차 중 하나다. 특히 미국과 일본에서 인기가 높고, 국내에서도 독특한 디자인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비틀의 3세대 모델 더 비틀은 바로 이전 모델보단 1세대 디자인 감성을 따르면서도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감각을 덧입었다. 더 비틀은 1.2ℓ부터 2.5ℓ까지 다양한 엔진으로 생산되지만, 국내에는 2.0ℓ TDI 디젤엔진 모델만 들여왔다. 이전보다 폭은 90mm(1810mm) 넓어졌고 길이는 150mm(4280mm) 길어진 반면, 높이는 15mm (1485mm) 낮아져 한층 안정적이고 당당한 모습이다. 천장이 높아 운전석에 앉으면 어색하고 휑하던 이전 모델의 느낌은 싹 사라졌다.
전면은 특유의 둥근 바이제논 헤드램프에 발광다이오드(LED) 주간 주행등 15개를 둘렀고, 크롬을 입힌 낮고 넓은 검은색 공기흡입구가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측면은 급한 경사를 이루며 떨어지는 쿠페 스타일의 루프라인과 5스포크 휠, 18인치 타이어가 역동적인 이미지를 풍긴다. 후면은 툭 튀어나온 리어스포일러가 가장 눈에 띈다. 언뜻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큰 스포일러가 밋밋함을 없애고 고속주행에서 차체를 잡아줘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 지붕엔 파노라마 선루프를 설치해 개방감을 높였다.
# 현대적이고 세련된 실내 인테리어
실내는 변화가 더욱 크다. 원 1개로 돼 있던 계기판은 다기능 디스플레이가 통합된 3개 원형으로 바뀌었다. 대시보드 상단 중앙엔 오일 온도계, 스톱워치, 터보압력계로 구성된 원형 클러스터를 둬 디자인 효과는 물론 운전 재미를 더했다. 이외에 대시보드와 3스포크 스티어링휠, 내비게이션, 공조버튼, DSG(Direct Shift Gearbox) 기어봉 배치 등은 폭스바겐의 표준 인테리어를 적용한 결과다.
글로브박스는 상하 이중으로 열리는데 상단엔 화장품이나 선글라스 등 작은 소품을 넣을 수 있다. 바느질이 촘촘한 비엔나 가죽시트는 감촉이 좋다. 2명이 정원인 뒷좌석은 여전히 좁아 어린이를 태우거나 작은 짐을 실을 수 있는 정도다.
실내는 곳곳을 카본 느낌의 고광택 하이그로시와 거친 감촉의 검은색 플라스틱으로 꾸며 이전 모델보다 세련된 느낌이다. 단 앞좌석이 수동으로 움직이고 등받이를 다이얼식으로 돌려서 조절하는 것은 불편했다.
‘더 비틀’은 기존 모델에 비해 캐릭터 라인에 남성성이 더해졌다.
키를 돌려 시동을 걸자 카랑카랑한 디젤엔진 특유의 엔진음이 들려왔다. 서울을 벗어나 서울춘천고속도로에 올라 서서히 속도를 올렸다. 어느새 100km/h에 이르렀어도 엔진회전수(RPM)는 아직 1800 언저리에 머물렀다. 엔진소리는 크지 않았으며 실내로 들어오는 바람이나 노면 소음도 심심하지 않고 적당했다.
좀 더 속도를 높이자 엔진소리가 서서히 커지면서 속도감이 느껴졌다. 150km/h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차체가 조금씩 튀는 느낌이다. 중·저속에서 소음과 주행감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 확실히 좋아졌다. 고속주행은 아직 동급 프리미엄 세단에는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다.
더 비틀은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9.5초에 도달해 빠른 편은 아니다. 하지만 저속부터 고속까지 꾸준한 토크감과 듀얼 클러치 6단 DSG의 반 박자 빠른 변속으로 실제 주행 시 느낌은 민첩한 편이다.
커브길을 빠져나갈 때는 정교한 핸들링이 일품이다. 스티어링휠을 돌리면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만 정확하게 돌고 차체도 작아 추월과 차선 복귀 시 민첩하게 반응한다. 서스펜션은 맥퍼슨 스트럿(전)과 토션빔(후) 조합으로 단단하게 세팅됐다.
# 연비 높고 안전성 뛰어나지만 아쉬운 점도
더 비틀은 최고출력 140마력에 최대출력 32.6kg·m, 공인연비 15.4km/ℓ(신연비 기준)로 비틀 역사상 가장 역동적이면서 뛰어난 연비를 갖췄다. 약 200km를 시승한 뒤 직접 잰 연비는 12.1km/ℓ. 트렁크 크기는 이전보다 20ℓ 늘어난 310ℓ고 뒷좌석을 접으면 905ℓ까지 확장 가능하다. 트렁크가 위쪽으로 높게 열려 짐을 싣고 내리기에 편하다.
2011년 유럽 신차평가제도(Euro NCAP)에서 별 5개를 얻어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레이저 용접 기술, 열간 성형 초고강도 강판, 아연도금으로 높은 비틀림 강성과 내구성을 갖췄다. 이 밖에 전자식 주행안정화 컨트롤(ESC), 코너링라이트, 플랫타이어 경고시스템, 전자식 디퍼런셜 록 등 다양한 안전장치를 장착했다. 하지만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면서도 USB 연결단자가 없고, 장거리 주행을 위한 크루즈컨트롤이 없는 점은 아쉬웠다. 더 비틀은 선택 장치에 따른 가격 차이 없이 3630만 원 한 가지 트림만 판매한다.
‘더 비틀’ 실내는 폭스바겐 표준 인테리어에 따라 크게 변했다(왼쪽). 국내에는 2.0ℓTDI 디젤 모델만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