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력 회복 최고 잠에서 깬 곰 가장 먼저 찾아
입춘(立春)이 지난 지 오래지만 겨울 숲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흰 눈이 내리고 난 뒤 숲의 정적은 더 깊이 마음에 와 닿는다. 겨울엔 깊은 숲에서 곰이 겨울잠을 자듯 식물들도 잠을 잔다. 살아 있지만 죽은 듯 때를 기다린다. …
201402172014년 02월 17일봄 기다리며 수줍은 치마 펼쳤네
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몸도 마음도 꽁꽁 얼고 보니, 새봄이 더욱 간절히 기다려진다. 숲엔 지난번 내린 눈이 하얗게 쌓였다. 그 속에선 이미 지난가을부터 생명의 씨앗이 움틀 준비를 하고 있을 터인데, 부디 새봄에 기쁘게 만나길 기대…
201401272014년 01월 27일하나는 미약하나 모이면 특별한 자태
꽃, 풀, 나무, 열매, 나물…. 이들의 공통점은?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먼저 이들은 모두 식물이다. 그리고 서로 관계를 맺고 있다. 식물은 크게 풀과 나무로 구분되며, 꽃과 열매는 나무나 풀에 달리는 기관 가운데 하나…
201401132014년 01월 13일깊은 계곡에 흰 별들 쏟아졌네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나날이다. 꽃 가운데서도 특별한 꽃이 생각나는 때다. 모데미풀은 우리에게 다소 낯설지만 뭔가 특별함이 있는 식물이다. 그 특별함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자면, 모데미풀은 이 너른 지구상에서 오직 우리나라 땅에서만 …
201401062014년 01월 06일새 희망을 품은 진짜 ‘우리 꽃’
한 해를 마감하고 다시 한 해를 준비하는 때다. 휘몰아치듯 마음을 흔들었던, 혹은 소소하게 주변에서 일어났던 일상들은 처음 그 상황을 대면했을 때와 달리 인생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알 수 있다. 어떤 일은 기쁨이나 보람…
201312302013년 12월 30일행운 부르는 크리스마스 ‘사랑의 열매’
눈으로 봐도 아름답고, 마음으로 봐도 아름다운 꽃이 있다. 한파로 온 세상이 얼어붙고, 그래서 몸과 마음이 움츠러드는 이즈음에 더욱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그런 식물이 있다. 바로 호랑가시나무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온갖 장식으로 반…
201312232013년 12월 23일겨울 나무에 옛이야기 주렁주렁
한때 ‘인동(忍冬)’이란 꽃 이름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가졌던 시절이 있다. 인동은 여름이 시작될 무렵부터 그 아름다운 꽃들을 피워내 향기를 온 사방에 퍼뜨리는 식물인데 왜 참을 ‘인(忍)’, 겨울 ‘동(冬)’, 풀이하면 ‘겨울을 …
201312162013년 12월 16일북쪽에서 소리 없이 내려온 손님
우리 같은 산림생물 연구자는 이즈음이 아주 중요한 시기다. 한 해 동안 산과 들로 다니며 혹은 실험실에서 땀 흘리며 노력한 연구 성과를 정리하고 분석해 평가받고, 이를 기반으로 다시 내년의 연구 계획을 마련하는 일을 진행해야 하기 …
201312092013년 12월 09일따뜻한 남도 섬마을에 ‘함박웃음’
꽃치고 아름답지 않은 게 있을까. 하지만 아름다운 데다 고귀하기까지 한 꽃을 꼽으라면? 선뜻 대답하기 힘들지만, 내 나름의 기준으로 보면 일단 향기가 지나치지 않고 그윽하되 맑아야 할 것 같다. 외관상으론 풍성하기보다 단아한 기품이…
201312022013년 12월 02일숲의 초록요정 다시 살아났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희귀한 꽃은 무엇일까. 제주 한라산 서북 벽에서만 붙어사는 돌매화? 멸절 직전에 놓인 자생 풍란 혹은 나도풍란? 이에 못지않은 것이 바로 광릉요강꽃이 아닐까 싶다. 이름도 독특한 광릉요강꽃. 이 꽃은 난초과에 속하…
201311252013년 11월 25일찬 서리 맞고 더 빛나는 하얀 꽃
늦은 가을비가 한차례 내리더니 단풍 들었던 잎사귀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기온이 낮아져 이내 손이 곱을 정도다. 어느새 따뜻한 차 한 잔이 소중한 계절이 됐다. 오미자차, 구기자차, 커피…. 여러 차가 있지만 그냥 ‘차’ 하면 차나무…
201311182013년 11월 18일미인의 향수 냄새 천 리를 가네
이 세상에는 향기로 한몫하는 식물이 많다. 은은히 퍼지는 수선화의 향기, 발끝에 묻어 그 향이 백 리를 가는 백리향…. 그런데 백리향보다 더 진한 향기로 천리향이란 별명을 가진 꽃나무가 있다. 바로 백서향이다. 백서향은 팥꽃나뭇과에…
201311112013년 11월 11일맑고 깨끗한 곳에서만 피는 설상화
하루하루가 너무 다르다. 봄 햇살 받고 태어난 신록과 여름의 짙푸름이 사라지는 걸 안타까워했는데 이제 단풍 빛이 완연하다. 이번 가을 단풍 빛은 유독 빠르게 무르익는다. 늦더위가 오래도록 머물러 가을이 늦춰지다 한꺼번에 휘몰아치는 …
201311042013년 11월 04일가을에 만나는 꽃이라 더욱 예뻐라
가을이 깊어가면서 풍성하던 가을꽃들이 어느새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 나무의 단풍 빛은 밤의 찬 기운을 받아 더욱 붉게 물들지만 꽃들은 하나 둘씩 스러져간다. 수목원의 가을도 다르지 않다.하지만 아직도 보랏빛 꽃송이를 아름답게 피워내…
201310282013년 10월 28일누가 바람개비를 만들어놓았을까
지천에 가을꽃이다. 흐드러지게 핀 꽃의 그윽한 향이 보는 이의 마음까지 자유롭고 넉넉하게 한다. 이른 봄 언 땅을 녹이고 올라오는 오종종하고 탱글탱글한 봄꽃들하고는 모습도, 때깔도, 향기도 사뭇 다르다. 가을꽃의 빛깔은 지난 계절의…
201310212013년 10월 21일수줍은 자태에 향기도 좋아라
가을이다. 남쪽에서 전해오던 꽃 소식과는 반대로 북쪽에서 단풍 소식이 날아든다. 국립수목원에도 계수나무 잎사귀가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 이제 숲은 이 나무가 내어놓는 솜사탕처럼 달콤한 내음으로 가득하다.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행…
201310072013년 10월 07일가을의 그리움 노랗게 물들었나
대지의 기운이 이미 서늘하다. 가을은 어느새 마음속 깊은 곳까지 들어와 아릿아릿 서글픔마저 들게 한다. 세상 끝까지 갈 것 같던 뜨겁던 여름이 너무 급속히 밀려나간 허전함도 한몫하는 듯하다. 여전히 푸르지만 이미 빛이 바래기 시작한…
201309302013년 09월 30일한가위만큼 풍성한 보랏빛 자태
가을이다. 국화과 식물 일색인 가을 숲 속에서 그 특별한 자태를 뽐내며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 꽃이 있다. 이제 막 꽃피우기를 시작한 투구꽃. 신비한 보랏빛과 함께 덩굴도 아닌 것이 비스듬히 자라는 독특한 모양은 한 번 본 사람…
201309162013년 09월 16일어머니와 아내 위한 고운 꽃
이맘때 들판에 가면 익모초 꽃을 볼 수 있다. 익모초는 이름은 익히 들어 잘 알 듯한 식물이지만, 어찌 보면 쑥과 비슷하고 들판이나 시골길 가장자리 수북한 풀밭 틈새에서 자라 쉽게 알아보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눈여겨보지 않게 되고…
201309092013년 09월 09일노란 꽃 속에서 미소 짓는 부처님
조형물처럼 깔끔하게 단장해놓아 좀체 눈길이 가지 않던 아파트 단지 내 화단이 갑자기 환해졌다. 살짝 다가가 보니 금불초(金佛草)가 피었다. 더위와 일상에 찌푸렸던 얼굴이 금세 펴지며 밝아진다. 오래 못 본 옛 동무라도 만난 듯 친근…
201309022013년 09월 02일